[마니아 토막 리뷰] 생각보다 재미있다, 엔씨소프트 억울할 수도

이동근 2024. 7. 1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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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베틀크러쉬'
'배틀크러쉬' 인게임 화면. 실제 게임은 여러가지 게임들의 특징을 묶어놓은 듯이 보이는데,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이터널리턴, 브롤스타즈 등 나열할 수 있는 게임들이 많다. 그만큼 많은 연구 뒤 만든 게임으로 보인다.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

게임 유저라고 하면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이 바로 과연 이 게임이 재미있는 것일까 일 것입니다. 물론 이것저것 다 깔아놓고 소위 '찍먹' 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러기엔 시간도 아깝고, 부담도 큽니다. 이에 마니아타임즈에서 대신 게임을 깔아보고, 실제로 어떤지 간접 체험해 드립니다. 이번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배틀크러쉬' 입니다.

엔씨소프트라고 하면 대부분 떠올리는 것은 '리니지', 조금 더 많이 안다면 '브레이드 앤 소울'이나 '프로야구 H2' 정도일 것이다. 최근 게임으로 '쓰론 앤 리버티'가 있지만, 이 게임 역시 리니지의 한 분류로 생각하는 유저들이 적지 않다. 사실 그만큼 엔씨소프트의 게임들이 리니지 시리즈 일변도인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일단 리니지 시리즈에 대해 언급하자면,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게임이다. PC 게임 주력 시절에도 상당기간 높은 매출을 이어갔고, 또 2017년 이후 모바일 게임 순위 1, 2위를 지키며 어떤 게임이 리니지 보다 높은 매출 순위를 기록했다고 하면 화재가 될 수준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소위 '현질', 그것도 상당한 수준의 현질 없이는 어렵다는 인상이 강하기 때문에 부정적 인식도 매우 강하다.

그런 엔씨소프트가 부정적 인식을 벗어나려는 몸부림의 일환으로 최근 여러가지 게임들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시작이 바로 이번에 리뷰하는 게임인 '배틀크러쉬'다.

일단 배틀크러쉬에 접속해 보면 딱 떠오르는 생각은 '엔씨소프트에서 만든 게임 같지 않다'라는 것이다. 실사체 일변도인 리니지 시리즈와 달리 애니메이션 풍의 깔끔하고 귀여운 그래픽, 거기에 한 판 당 10분 남짓한 가벼운 게임성으로 한번 잡으면 제법 놓지 않고 수차례 '다시 한 번'을 외치게 만든다.

그런데 정작 평가는 그리 좋지 않다. 공개된 평가 중에서 신뢰도가 높은 편인 스팀에서 보면 복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11일 오후 4시 경 기준으로 1432개 중 대부분의 내용은 게임 자체에 대한 평가 보다는 엔씨소프트에 대한 평가 투성이다.

중국인들의 리뷰 테러도 짐작된다. 게임 시작시 한국 유저를 제외하면 본인의 접속 국가를 고르게 돼 있는데, 중국은 없고 홍콩과 대만만 있어 이에 대한 불만을 가진 중국인들이 불만을 쏟아 놓은 것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보면 게임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이들의 부정적 평가가 많은데, 개발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이 없지 않을 것이다. 원래 스팀 평가는 어느 정도 구매액이 있어야 평가가 가능한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데, 무료 게임이다 보니 거의 게임을 즐기지 않아도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초기에 비해 시간이 지날수록 부정적 평가 보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 개발사 입장에서는 다행일 것이다.

일단 선입견을 지우고 게임 자체에 진입해 보면 튜토리얼부터 시작하는데, 제법 할 만하다는 느낌이 온다. 다소 느리다는 느낌이 들긴 하는데, 이는 한국인의 특성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조작은 비교적 간단한데, 약공격, 강공격을 기본으로 특수기, 궁극기, 회피기가 있고, 숫자키로 아이템을 사용한다. 이것이 전부다. 체력이 다 떨어진다고 해서 바로 죽지는 않고, 지면 밖으로 밀려나면 떨어져 사망한다. 닌텐도의 대난투 시리즈를 떠올리면 되는 게임 규칙이다.

조작이 비교적 단순하게 한 이유는 PC에서만 즐기기 위한 게임이 아니라 스마트폰, 스위치에서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최소한 조작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한국 보다는 가벼운 게임을 선호하는 서양 쪽 게이머들을 타게팅 했다는 느낌도 드는데, 그래픽도 동·서양 양쪽에서 모두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 풍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개발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을 노렸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같은 배틀로얄 장르인 배틀그라운드(배그)와 비교하자면 배그가 상황 파악하기도 전에 총을 맞고 어이없이 사망하는 경우가 적다는 점이 상당히 호감을 주었다. 멀리서 보이지도 않는 적에게 당하는 일은 없었고, 공격당하는 중에도 회피 등 행동이 가능해 억울한 사망 사례는 거의 없었다.

'배틀크러쉬' 인게임 화면. 게임성 자체는 초기 진입시 라이트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꽤 깊이 있는 부분이 있다. 저연령층을 대상으로만 했다면 높은 진입장벽을 지적할 수 있겠지만, 넓게 보면 할수록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앞서 게임성이 라이트하다고 했지만, 오래 즐길수록 게임을 익혀 가는 재미도 있다. 특히 컨트롤 면에서 회피에 캐릭터에 따라 순간가드, 패링 등이 기술까지 있으며, 이를 스테미나 양에 맞춰 기술을 사용해야 하니 격투게임 이상의 컨트롤 능력이 필요하다.

장르 특성이나 그래픽을 보면 저 연령층을 타깃으로 할 것 같은데, 생각보다는 고인물을 양성하기 쉬운 조작 난이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오래 즐길수록 게임이 더 재미있어 진다는 점에서 부정적이지는 않다.

과금은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 장르 특성상 다양한 과금을 유도하기 어렵기도 하겠지만, 적어도 리니지 급은 아니다. AAA급 게임 하나를 구매할 수 있는 금액보다 살짝 저렴한 금액으로 모든 캐릭터 해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초기부터 지적된 인터페이스의 불편함, 초기 배치 지역의 문제 등 게임에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막 출시된 게임이고, 앞으로 개선될 부분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더 많다.

결론적으로 엔씨소프트라고 하는 타이틀이 없었다면 분명 더 기대를 사고, 인기를 끌었으리라는 답이 나온다.

차라리 넥슨의 민트로켓이나 크래프톤의 렐루게임즈처럼 독립성을 어느정도 보장하는 스튜디오를 만들고, 이 스튜디오에서 나오는 게임들은 엔씨소프트와는 다른 게임성을 보장한다고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이전까지는 없었던 게임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높이 평가해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edgeblu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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