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구의 아동성범죄를 다룬 두 가지 방법, '스포트라이트'와 '신의 은총으로'
영화 '스포트라이트'│2015
감독 : 토마스 맥카시 │ 주연 : 마이클 키튼, 마크 러팔로, 레이첼 맥아담스
영화 '신의 은총으로'│2019
감독 : 프랑수아 오종│주연 : 멜빌 푸포
'스포트라이트'(토마스 맥카시, 2015)는 미국 보스턴 글로브사가 게재한 충격적인 기사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2002년, 보스턴 글로브사의 '스포트라이트'팀은 새로 부임한 편집장의 지시에 따라 30년간 수십 명의 아동을 성추행 한 혐의로 기소된 가톨릭 신부를 심층취재 한다. 교계의 거센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이들은 그동안 은폐되어 있던 교회의 관행과 구조적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오랜 시간 땀을 흘린다. 사건의 파급력과 무게감이 큰 만큼 기자들은 피해자 및 가해자는 물론 변호사, 추기경 등 스캔들에 연루된 사람들을 꼼꼼히 접촉하면서 진상을 규명하려 하지만 사건의 실체를 드러내는 과정은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이들을 어렵게 만든 것은 예상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팀은 궁지에 몰릴수록 기지를 발휘하며 진실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마침내 보스턴 지역에서만 약 90명의 사제들이 아동성추행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게 된다.
'스포트라이트'(토마스 맥카시, 2015)는 미국 보스턴 글로브사가 게재한 충격적인 기사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2002년, 보스턴 글로브사의 '스포트라이트'팀은 새로 부임한 편집장의 지시에 따라 30년간 수십 명의 아동을 성추행 한 혐의로 기소된 가톨릭 신부를 심층취재 한다. 교계의 거센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이들은 그동안 은폐되어 있던 교회의 관행과 구조적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오랜 시간 땀을 흘린다. 사건의 파급력과 무게감이 큰 만큼 기자들은 피해자 및 가해자는 물론 변호사, 추기경 등 스캔들에 연루된 사람들을 꼼꼼히 접촉하면서 진상을 규명하려 하지만 사건의 실체를 드러내는 과정은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이들을 어렵게 만든 것은 예상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팀은 궁지에 몰릴수록 기지를 발휘하며 진실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마침내 보스턴 지역에서만 약 90명의 사제들이 아동성추행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게 된다.
'스포트라이트'는 네 명의 기자들을 주인공으로 앞세운 만큼 기본적으로 저널리스트들의 의무와 자세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정 종교에 맞선다는 부담감 속에서도 주저 없이 취재를 감행하는 스포트라이트팀의 기자들은 자신들의 직업적 사명을 완수해가는 일상의 영웅들로 묘사된다. 이들은 어느 순간, 신부라는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어려운 환경의 아동들에게 쉽게 접근하고 그들의 영혼을 유린해 온 범죄자들과는 극단적으로 대비된다. 굳이 직업윤리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인간이라면 마땅히 추구해야 할 정의에 대해 성찰하게 만드는 인물들이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신의 은총으로'(프랑수아 오종, 2019)는 프랑스 가톨릭 커뮤니티 내의 아동성범죄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다섯 아이를 둔 '알렉산드르'(멜빌 푸포)는 어릴 적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한 프레나 신부가 아직도 아이들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한다. 바르바랭 추기경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수십 년 만에 프레나와 재회하게 된 그는 또다시 악몽에 시달린다. 프레나는 성범죄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정식으로 사과하지 않고 어린 아이들에게 끌리는 것은 병적인 것이라며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한다. 이제 알렉산드르는 바르바랭 추기경이 언제 프레나의 범죄사실을 알게 되었는지가 궁금하다. 교회가 신부의 범죄를 묵인하고 덮어준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 것이다. 알렉산드르가 언론사를 통해 이를 공론화시키자 그 동안 수면 밑에 있었던 피해자들이 하나, 둘씩 고개를 내민다.
피해자들은 '라 파롤 리베레'('해방된 목소리'라는 의미)라는 단체를 결성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 단체는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내며 그들의 활동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고 소송에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려 노력하지만 수백 년 동안 공고하게 유지되어 온 교권에 대항하기는 쉽지 않다. 스포트라이트팀이 수많은 난관에 부딪혔던 것과 흡사하다. 무엇보다 공소시효가 걸림돌이다. 답답한 외부 상황과 별개로 '라 파롤 리베레' 내부에서도 갈등이 생긴다. 목표는 같지만 각기 다른 방법론을 제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기는 마찰, 신앙에 대한 회의론, 할 만큼 했으니 한 발짝 물러서겠다는 선언들로 '라 파롤 리베레'는 위기를 맞는다.
토마스 맥카시 감독은 격앙될 수 있는 영화의 분위기를 특유의 냉철함으로 적절히 제어하면서 온도조절에 성공했고, 프랑수아 오종 감독 역시 피해자들에 대한 동정적 시선으로 감정을 자극하는 대신 이들의 일상과 단체 활동을 부각시킴으로써 차분하고 세련된 영화를 만들어냈다. 뿐만 아니라 오종은 살짝 선을 넘어 신학적 차원으로 나아간다. 그는 영화 마지막에 아직 신앙을 유지하고 있는 알렉산드르의 가정으로 돌아오는데, 아들이 아버지에게 묻는다. "아직도 신을 믿으세요?"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질문과 같다. 교계의 타락, 성직자들의 범죄를 신앙의 문제와 연결시킬 것인가, 분리할 것인가. 판단은 오로지 관객들의 몫이다.
YTN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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