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의혹 사실이면 사퇴" 한동훈 "오물 구태정치"(종합)

원·한, 후보직 사퇴까지 거론하며 정면충돌
원 "사천·여론 팀·추천 의혹, 사실이면 사퇴"
원 측 "김건희 문자 무시 논란, 총선 백서 넣어야"
한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거짓 마타도어"
한 측 "'총선 고의 패배' 발언, 당 망치는 자해극"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원희룡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와 한동훈(오른쪽)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4.07.05.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우 하지현 기자 =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후보와 원희룡 후보 사이의 공방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원 후보는 4·10 총선 사천 의혹과 법무부 장관 시절 여론 조성팀 운영 의혹, 친한(친한동훈)계 김경율 회계사 금융감독원장 추천 의혹 등을 거론하며 한 후보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한 후보는 즉각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며 "노상 방뇨 하듯이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거짓 마타도어 구태정치"라고 반발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원 후보 측이 흑색선전을 펼치고 있다며 신고를 접수한 상황이다.

원 후보는 1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보에 대한 검증은 유권자인 당원의 올바른 선택을 위한 출마자 모두의 의무"라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공천을 좌지우지하고 총선을 총괄한 한 후보는 '네거티브'라며 검증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천 의혹, 사설 여론 조성팀 의혹, 김경율 금감위원장 추천 의혹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사실이면 사퇴하시겠나"라며 "비선 측근들을 챙기며 거짓말로 정치하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된다면, 이재명 민주당에 대항은커녕 분열로 망할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앞서 원 후보는 '전당대회 이후를 생각하라'는 선관위의 자제 권고를 따르겠다며 정책 기조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한 후보의 비판에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하루 만에 다시금 공세에 나섰다.

원희룡 캠프 이준우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에게 "원 후보만 정책 모드로 가니 계속 얻어맞는 느낌이 드는데, 계속 맞고 있을 수는 없다"며 "(사천 의혹에 대해서는) 때가 되면 밝히지 말라 해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공천 문제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친윤(친윤석열)계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마타도어를 하지 않는다. 복수의 여론 조성팀 관계자들에게 받은 텔레그램을 공개한다"며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여론 조성팀을 운영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지난 9일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에서 "공천관리위원이 아닌 한동훈 후보의 일부 측근들이 비례대표 후보 검증이나 선정 작업에 관여했다. 한 후보와 현재도 연결돼 있다"며 "한 후보야말로 법무부 장관 할 때부터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팀이 별도로 밖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 총선 백서특별위원회 위원장이자 친윤계인 조정훈 의원은 총선 백서 발간 시기가 전당대회 이후로 미뤄질 경우, 최근 논란이 된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의혹 관련 내용을 반드시 넣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조 의원은 이날 '전격 시사' 라디오에서 "한 후보의 여러 가지 해석, 입장, 변명들이 나오고 있는데 굉장히 아쉽다"며 "제가 그 자리에 앉아 있었으면 여사의 (사과) 의지가 있는데 누가 반대하냐, 한 명씩 찾아가서 설득할 거다. (김 여사 사과만) 이뤄냈다면 총선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지난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원희룡 당 대표 후보가 무대에 올라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2024.07.10. yulnetphoto@newsis.com

한 후보는 원 후보의 의혹 제기와 총선 책임 공세에 즉각 반발했다. 그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원 후보의 계속된 거짓 마타도어들에 답한다.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원 후보는 제 가족이 공천에 개입했다는 거짓 마타도어를 해놓고, 지난 TV조선 토론에서 선관위 핑계를 대며 앞으로 더 안 하겠다고 그러면서 반성도 사과도 거부했다"며 "다시 말 바꿔서 하루도 안 지나 거짓 마타도어들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원 후보의 구태정치 때문에 국민의힘이 싸잡아 비난받는 것이 안타깝고 이를 보시는 당원들과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마치 노상 방뇨하듯이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거짓 마타도어 구태정치를 제가 당원동지들과 함께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친한계 의원들도 원 후보의 비판에 가세했다. 배현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저분한 마타도어의 수준을 훌쩍 넘었다"며 "전당대회가 새 길을 터 나가는 미래의 마중물이어야지, 당의 운명을 끝장내보자는 절명이 돼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장동혁 의원은 "사천이든 댓글이든 근거가 있으면 근거를 대고 얘기를 좀 하라. 영부인의 사적 문자까지 공개하는 무도함을 보인 마당에 무슨 건더기라도 던지면서 공격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원 후보가 전날 한 후보의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과 관련 '총선을 고의로 지게 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도 지적이 이어졌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박정훈 의원은 "지금도 총선 패배 책임을 다 뒤집어씌우려는 판인데, 한 전 위원장이 본인 죽으려고 자해극이라도 벌였다는 말인가"라고 비꼬았다.

이어 "혹시라도 전당대회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계산으로 지금 이런 황당한 자해극을 벌이시는 거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며 "원 후보가 황당한 막가파식 마타도어를 하는 사이, 당원들의 마음은 철저하게 찢기고 갈라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동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번 발언은 원 후보를 지지했던 지역 유권자를 포함해 모든 국민의힘 후보자와 우리를 지지해 준 44.39%의 전국 유권자 노력을 폄훼하는 모욕적인 언사"라고 비난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지난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한동훈 당 대표 후보가 무대에 올라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2024.07.10. yulnetphot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judyh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