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H 치료제시장 개화…국내사 개발 전략은?

권미란 2024. 7. 1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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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염·섬유증에 혈당조절·체중감소 효과도
최초 신약 단점 극복한 후속약물 개발 기대

세계 최초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가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MASH 치료제 개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후속 MASH 신약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최초 MASH 치료제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11일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에서는 'MASH에서의 혁신과 투자 기회: 다면적 접근'을 주제로 국내 전문가들의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당뇨·비만 등에도 효과적이어야"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MASH 환자 중 다수는 다양한 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고 각 질환 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동반 대사질환에 대한 치료가 함께 고려되는 다차원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시도의 일환으로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을 기반으로 글루카곤 수용체(GCG), 위 억제 펩타이드(GIP) 등을 동시에 타깃하는 이중, 삼중작용제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가 11일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 2024'에서 MASH 치료제 개발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권미란 기자 rani19@

MASH는 과체중, 비만, 당뇨병, 고콜레스테롤 환자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전 세계 유병률이 2~4%에 달하며 미국은 성인의 약 1.5~6.5%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많은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MASH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줄줄이 실패했다. MASH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발병 요인이 워낙 다양해 환자들의 약물 반응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미국 제약사인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레즈디프라(Rezdiffra)'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문턱을 넘는데 성공했다. 레즈디프라는 간 섬유화증이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 대한 적응증으로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다.

이 대표는 "MASH 환자는 당뇨, 비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간 지방 감소 유도만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다"면서 "단순히 간 섬유화 개선만 목표를 해서는 안되고 실질적으로 혈당, 체중 조절 효과를 같이 낼 수 있는 복합기전의 약이 필요하다"고 했다.

디앤디파마텍이 개발 중인 'DD01'은 GLP-1과 GCG 이중작용제로, 비임상과 임상1상에서 지방간 억제뿐 아니라 혈당 개선,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지난달 FDA로부터 글로벌 임상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MASH 발병 유전자 타깃도

올릭스는 MASH 발병 유전자를 타깃으로 한 신약 후보물질 'OLX702A(물질명 OLX75016)'를 개발 중이다. OLX702A는 siRNA(짧은 이중 가닥 RNA 유전물질)와 같은 핵산치료제를 간 세포로 전달할 수 있는 약물전달기술인 'N-아세틸갈락토사민(GalNAc)'을 적용한 차세대 약물이다.

올릭스는 OLX702A 비임상에서 MASH 발병에 관련된 유전자인 MARC1 발현을 억제해 지방간과 간 섬유증 개선,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하고 현재 호주에서 임상1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특히 올릭스는 OLX702A가 에너지 대사량 증가를 통해 체중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하고 비만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또 식욕 억제를 통한 체중 감소를 일으키는 GLP-1와 기전이 다른 점에 착안해 OLX702A와 GLP-1 병용투여 시 체중감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현재 비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박준현 올릭스 기업부설연구소 이사는 "MASH는 간 섬유화가 진행된 후기 질환 단계에서 치료가 쉽지 않아 의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질환"이라며 "차세대 의약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siRNA와 플랫폼기술을 적용해 차별화된 MASH 치료제를 개발하고 향후 GLP-1 제제와 시너지 효과도 확인할 계획"이라고 했다.

MASH 시장성 '주목'

투자업계도 향후 MASH 시장의 발전 가능성과 함께 국내 기업들의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레즈디프라의 연간 투약비용은 4만7000달러(약 6500만원)에 달한다. 현재 유일한 MASH 치료제인 만큼 오는 2031년 마드리갈의 연 매출액을 46억400만달러(약 6조4000억원)까지 끌어올릴 대형 품목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드리갈의 주요 제품은 레즈디프라가 사실상 유일하다.

키움증권 허혜민 애널리스트는 11일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 2024'에서 MASH 치료제 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권미란 기자 rani19@

국내에서 MASH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인 곳은 한미약품,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등이 있다. 한미약품은 GLP-1 계열인 '에피노페그듀타이드'와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를 MASH 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경우 지난 2020년 미국 MSD에 기술이전해 글로벌 2b상이 진행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 뉴로보파마슈티컬스와 혈당 강하 및 지질대사를 개선(GPR119 작용제 기전)하는 MASH 신약 'DA-1241'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또 유한양행은 GLP-1과 섬유아세포성장인자21(FGF21)의 활성을 하나의 물질에 결합한 ‘YH25724'의 임상 1b상을 진행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레즈디프라가 MASH 해소와 간 섬유증 감소 효과를 입증하면서 MASH 치료제 시장이 본격 열렸다"며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위약 대비 효과는 드라마틱하다고 보기는 어려워 회사 전망치는 제품 출시 이후 오히려 하향됐다"고 전했다.

그는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등 내년에 국내 제약기업들의 데이터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동안 투자업계에서 MASH는 신약 개발의 무덤이라 주목하지 않는 분야였는데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에는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미란 (rani19@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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