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 “故 이선균, 맞는 말만 하는 선배였죠”[인터뷰]
배우 주지훈이 고 이선균을 떠올렸다.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 이하 ‘탈출’)에서 함께 호흡한 이후 이제는 곁에 없는 그를 담담하게 기억하며 입을 뗐다.
“선균 선배가 좋은 동료였고, 선배였고, 배우라서 늘 즐거웠던 기억이 있어요. 저와 성향, 취향이 비슷해서 만나면 계속 대화하고 그랬죠. 결이 잘 맞았어요. 현장에선 깐깐하다는 얘기도 있지만, 사실 깐깐한 게 아니라 맞는 말만 한 거예요. 선배가 경력도 오래됐고 작품 수도 많으니 경험치가 있을 거잖아요. 들어보면 대부분 맞는 말만 하더라고요. 그리고 유쾌해요. 스트레스를 대할 때에도 유쾌하고 밝게 다가가려고 하는 방법이 저와 비슷했죠. 스몰토크도 좋아했고. 웃고 떠들면서 스트레스를 날리려고 했죠.”
주지훈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탈출’ 촬영기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 등을 들려줬다.
■“불 뿜는 신 직접 재연, 침샘 염증까지 생겼죠”
‘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 불능의 군사용 실험 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주지훈은 렉카 기사 ‘조박’으로 분해 재난물 속 유일하게 숨 쉴 구멍을 제공한다.
“전 기획의도와 일치하는 글을 좋아하는데 처음 제압 받았을 때 읽어보니 누가 봐도 ‘팝콘무비’ 그 자체였어요. 글에 녹은 것과 기획 의도가 같아서 좋았죠. 게다가 덱스터스튜디오와 함께한다고 하니 신뢰만으로 해보자 싶었죠. 그리고 캐릭터가 신선했어요. 재난 상황에서 다들 진지한데 ‘조박’은 그걸 비트는인물이니까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롭게 변신했을 뿐만 아니라 위스키를 머금다가 불을 뿜어대는 장면까지 직접 소화해내며 작품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사실 엄청 무서웠어요. 제작진도 처음엔 하지 말라고 했는데, 배우로선 그런데도 실제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거든요. 그래야만 더 실감 나보일 것 같아서요. 저도 20년간 연기를 해왔고 현장에 응급팀도 대기하고 있으니 직접 시도해본 거죠. 그래서 몸에 물도 잔뜩 묻히고 불으 뿜었는데, 그 장면 찍은 다음 날부터 아귀가 너무 아픈 거예요. 병원에 갔더니 제가 너무 세게 입바람을 불어서 위스키가 침샘으로 역류해 염증이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나름 겁을 먹었던 모양이죠? 항생제 일주일 먹고 낫긴 했는데, 정말 그 장면은 제 침샘과 맞바꿔 완성된 거라니까요.”
■“풍자와 해학 넘치는 이야기 좋아해”
그는 한때 히트작 MBC ‘궁’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3년 전만 해도 못 봤어요. 못 보겠더라고요. 연기도 되게 못 했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첫 작품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 연차도 차고 실제로 나이도 좀 들면서 나라는 존재가 ‘궁’의 이신과 완전히 분리가 됐어요. 어쨌든 외관이 좀 달라지니까, ‘궁’을 보면 제 젊은 시절이라고 인식하기보다는 제 아들 같다는 생각이 들던데요. 저도 아버지와 22세 차이가 나는데, ‘이신’과 지금 딱 20살 차이 나거든요. 그래서 그 파릇파릇한 모습을 볼 때 아들처럼 느껴지나 봐요.”
이후 18년 만에 다시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다. tvN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다.
“장르 자체가 로코물인 건 처음이에요. 돈 많은 집안의 이사장 역인데 학교에 발령이 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거든요. 일상 로코를 연기하는 게 처음인데, 굉장히 편하게 하고 있어요. 왜 그러나 생각해봤더니 주고받는 대사나 상황, 갈등이 일상적이라서 마음이 편한가봐요. 전문 용어 쓸 것도 없고, 피땀 눈물 흘릴 일도 없으니까요. 재치 있는 작품이라 깨 발랄하게 찍고 있습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에 대해선 ‘시트콤’ 류의 이야기들을 꼽았다.
“재밌는 대본이라면 다 좋아요. 전 풍자와 해학 넘치는 것들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작품을 해보고 싶단 생각은 있어요. 코믹하지만 고민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갈등을 부드럽게 풀어내는 이야기요. 시트콤이나 코미디를 정말 사랑하거든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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