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다큐 ‘샤먼:귀신전’, 야밤 혼방 금지[봤다 OTT]
‘무속’ ‘무속인’은 최근 여러 대중문화의 콘텐츠를 통해 부쩍 가까워져 있다. 배우 김고은과 이도현이 무당으로 등장하는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는 올해 천만영화가 됐다. 무속인이 등장하는 연애 리얼리티도 등장해 SBS에서 ‘신들린 연애’가 방송 중이고, 이러한 콘셉트를 예능적으로 푼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은 5년째 장수 중이다.
우리가 볼 수 없는 어떠한 ‘신’의 힘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체에 가까운 무당. 이 존재와 이 존재가 하는 일은 여전히 대중에게는 잘 모르기 때문에 신비하고 때로운 두려운 대상이다. 여러 변주가 있겠지만 티빙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샤먼:귀신전’은 이 무당의 원형질이 가장 많이 드러난 작품 중 하나다.
11일 정오 첫 회가 공개된 다큐멘터리는 ‘귀신’이라는 불가사의의 존재를 통해 그의 영향을 받는 많은 현실의 사람들을 다룬다. 배우 유지태와 옥자연이 ‘프리젠터(Presenter)’ 즉 진행자로 참여한 작품은 살을 맞아 귀신을 보는 사례자, 한곳에 머무르는 지박령이 씌어 폭력적으로 변하는 사례자 그리고 어머니에 대를 이어 무당의 삶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사례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신의 관계를 조명한다.
일단 여름이고 납량 콘텐츠로 기획된 기운이 강하다. 서늘함이 작품의 전체를 휘감고 있다. 구체적으로 형상화된 귀신의 모습,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들의 CG(컴퓨터그래픽)은 MBC ‘심야괴담회’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오싹하다. 여기에 민속학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무속학의 지식을 보강했고, 무당의 무구나 주술, 점사, 굿 등 무속의 요소들을 설명을 통해 풀어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작품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이러한 무서운 효과도 있겠지만 귀신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모습이다. 물론 출연한 무당들은 귀신의 모습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사례자들 역시 믿기지 않지만, 자신에게 일어난 일로 그러한 존재를 믿게 되지만 프리젠터들의 표정과 생각은 반신반의에 묶여있다.
이러한 점이 조금은 비이성적으로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이성의 영역에 잡아둔다. 그리고 귀신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또 다른 신의 사람들이 구제하고 구호하면서 ‘신’을 통해 ‘사람’의 평화와 안녕을 이야기하려는 메시지도 숨겨놨다.
여기에 매회 구성을 통해 그럴듯한 반전을 숨겨놔 시리즈 특유의 묘미도 살렸다. 한 회가 끝나면서 갑자기 드러나는 의외의 진실에 구독자들은 그 다음 회를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프리젠터들의 역할, 특히 유지태와 옥자연의 입장이 도드라지지 않으며 굳이 두 명을 써야 했나 싶을 정도로 미미한 것은 옥의 티다. 특히 두 사람이 어떤 아지트에 모여 지금까지 발견한 사실을 추스르는 장면은 ‘사족(蛇足)’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여름이면 누구나 생각날 법한, 누군가에게는 ‘전설의 고향’이, 누군가에게는 ‘심야괴담회’였을 납량 콘텐츠가 다시 제대로 부활한 것은 한국 고유 콘텐츠의 영역확장에 있어서는 반가운 일이다. 특히 그 세기가 밤에 혼자 보기에는 버거울 정도로 무서운 것은 더더욱 반갑다.
‘샤먼:귀신전’은 ‘파묘’에서 시작된 오컬트 장르의 기운이 올해 계속 살아나게 할지 지켜보는 흥미로운 가늠자다. 일단 보기 전에는 어느 정도의 각오를 하는 게 좋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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