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데요?"…길가에 주르르 방치된 전동킥보드가 불안한 이유

김미루 기자 2024. 7. 1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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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최고기온이 31도까지 오른 11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일대.

길가에 주차된 공유형 전동킥보드 옆으로 시민들이 저마다 양산을 쓰거나 손바닥으로 그늘을 만들며 걷고 있었다.

앞서 지난 4일에도 서울 강남소방서에는 강남구 역삼동 길가에 있던 공유형 전동킥보드에서 불이 난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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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거리. 뙤약볕 아래 전동킥보드 여러대가 주차됐다. /사진=김미루 기자


한낮 최고기온이 31도까지 오른 11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일대. 길가에 주차된 공유형 전동킥보드 옆으로 시민들이 저마다 양산을 쓰거나 손바닥으로 그늘을 만들며 걷고 있었다. 전동킥보드는 가로수나 그늘막이 없는 뙤약볕 아래 5~6대씩 방치된 듯 놓여 있었다.

직사광선을 받는 전동킥보드의 손잡이를 만져보니 뜨겁다고 느낄 수준이었다. 발판 부분은 지면 열로 손잡이보다 더 뜨거웠다. 발판 아래에는 리튬 배터리가 내장돼 있다. 오후 2시를 넘기면서 강한 복사열이 손잡이와 발판 부분 온도를 더 올렸다.

인도 위 변압기 옆에도 전동킥보드가 세워져 있었다. 변압기에는 '전기 위험' '인근 흡연 금지' 등 경고문이 붙었다.

누전 위험이 있어 플라스틱 소재 덮개를 씌워둔 인도 위 시설물 사이에 전동킥보드가 주차됐다. /사진=김미루 기자

무더위·장대비에도…길가 주차된 킥보드 '불안'
화재가 발생한 전동 킥보드에 물을 뿌려 불을 끄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강남소방서

지난달 화성 리튬전지 제조공장 화재로 31명의 사상자가 나온 가운데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동킥보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다. 본격적인 무더위와 장대비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열이나 습기에 취약한 리튬 배터리에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PM(개인형이동장치)산업협회 회장을 맡은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공유 킥보드는 길거리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폭염, 폭우에 의해 온도나 습기 변화 폭이 상당히 크다"며 "여러 문제에 노출된다는 점을 고려해서 전동킥보드를 최악의 조건에서 테스트하기는 하지만 같은 리튬 배터리를 오래 사용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동킥보드 화재는 여름철에 집중되고 있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6월부터 8월에 발생한 전동킥보드 화재는 △2019년 13건 △2020년 29건 △2021년 34건 △2022년 58건 △2023년 41건 등 총 175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12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발생한 겨울철 전동킥보드 화재는 총 84건에 머물렀다.

앞서 지난 4일에도 서울 강남소방서에는 강남구 역삼동 길가에 있던 공유형 전동킥보드에서 불이 난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지만 불은 킥보드의 리튬이온 배터리셀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전동킥보드 화재는 총 467건이다. 지난해에는 114건으로 2019년(46건)보다 약 2.5배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2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쳤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리튬 배터리에 누전이 일어나면 순간적으로 고열이 발생하고 폭발로 이어져 불이 난다"며 "도로 위에 전류가 흐르는 물체 인근에 주차하거나 여러 대를 같이 세워뒀을 때 열이 전달되면서 화재 발생 위험이 커질 수도 있다"고 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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