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종친으로 '친일' 앞장선 이기용의 후손, 정부와 토지 소송서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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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선대원군의 종손(從孫·형제의 손자)이자 조선 26대 왕 고종의 종질(從姪 ·오촌조카)인 이기용(1889~1961). 한일병합조약(경술국치) 후 일본으로부터 자작(子爵)의 작위를 받고 다이쇼 일왕 즉위식에까지 참석한 친일반민족행위자다.
토지가 친일의 대가가 아니라는 반박에는 "이기용이 적극적으로 친일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 사건 토지가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 관한 피고들의 주장이나 증명이 없으므로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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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근거로 받은 보상금 반납해야
흥선대원군의 종손(從孫·형제의 손자)이자 조선 26대 왕 고종의 종질(從姪 ·오촌조카)인 이기용(1889~1961). 한일병합조약(경술국치) 후 일본으로부터 자작(子爵)의 작위를 받고 다이쇼 일왕 즉위식에까지 참석한 친일반민족행위자다.
이 이기용의 후손들이 상속 토지의 보상금 문제로 정부와 벌인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8-3부(부장 최승원)는 국가가 이기용 자녀 A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11일 A씨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1심은 일부 법정이자를 뺀 정부 측의 청구 비용 2억900여만 원을 전액 인용하면서, 사실상 원고 승소 판결했다.
앞서 법무부는 2019년 10월 "공원 조성 사업부지 중에 친일 재산으로 의심되는 토지가 있는데, 이에 대한 국가 귀속 대상 여부를 검토해달라"는 서대문구의 요청을 받고, 전국 66필지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 독립운동가 후손 단체인 광복회도 2020년 8월 정부에 친일 재산의 국고 환수를 요구했다.
검토 결과, 정부는 이기용∙이규원∙홍승목∙이해승의 후손이 소유한 11필지가 귀속 대상에 부합한다고 판단하고 2021년 관할 법원에 소장을 냈다. 친일재산귀속법은 러∙일전쟁이 발발한 1904년 2월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한 재산을 국가에 귀속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에서 정부는 "이 사건 토지를 근거로 A씨가 남양주시로부터 지급받은 보상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A씨 측은 "고조부인 남연군(흥선대원군 부친)이 1815년 사패지(공을 세운 신하에게 왕이 특별히 내린 토지)로 하사받은 땅"이라고 맞섰다. 친일재산귀속법의 대상 시기보다 먼저 취득했고, 이기용 역시 이 땅을 상속받았을 뿐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1심 법원은 A씨 측 주장을 모두 물리쳤다. 당시 재판부는 "설령 남연군이 땅을 하사받았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토지가 사패지에 포함돼 있었는지 확인할 수 없으므로 러∙일전쟁 전에 물려받은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토지가 친일의 대가가 아니라는 반박에는 "이기용이 적극적으로 친일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 사건 토지가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 관한 피고들의 주장이나 증명이 없으므로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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