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소생]난리 난 '최화정 비빔면'…"이보다 매운 라면은 없다"

김아름 2024. 7. 1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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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산업 '더미식비빔면 맵싹한 맛'
방송인 최화정이 유튜브에서 소개
'오싹'한 매운 맛…호불호 갈릴 듯
하림산업 더미식비빔면 맵싹한 맛/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소비의 시대. 뭐부터 만나볼지 고민되시죠. [슬기로운 소비생활]이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들을 직접 만나보고 가감없는 평가로 소비생활 가이드를 자처합니다. 아직 제품을 만나보기 전이시라면 [슬소생] '추천'을 참고 삼아 '슬기로운 소비생활' 하세요. [편집자]

*본 리뷰는 기자가 각 제품을 직접 구매해 시식한 후 작성했습니다. 기자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최화정의 파워 타임

유튜브의 뒷광고 논란은 많은 인기 유튜버들을 추락시켰다. 그들을 믿고 그들이 추천하는 제품을 구매했는데, 알고보니 돈을 받고 광고를 해 줬다는 사실에 소비자들의 실망은 컸다. 유튜브에 광고 표시가 생기고, 뒷광고 논란에 휩싸였던 유튜버들이 다시 돌아왔지만 이미 금이 간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이제 고작 두 달 남짓 된 방송인 최화정의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 최화정이에요'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새롭다. 지난 5월 5일 오픈해 16개의 영상이 올라왔을 뿐인데 그녀의 손이 닿은 제품들은 줄줄이 완판 행진을 벌이고 있다. '거북이 주스', '고넛츠 땅콩버터'는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 됐고 다른 '추천템'들도 판매량이 급증했다.

최화정의 유튜브 채널에 소개된 더미식비빔면 맵싹한 맛/사진=최화정 유튜브 캡처

최화정의 추천이 특별한 데는 이유가 있다. 홈쇼핑업계에서 최화정은 제품이 마음에 들어야만 방송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무 제품에나 자신의 이름을 얹도록 허락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렇다 해도 본인의 안목이 부족하면 결과는 마찬가지다. 간장 하나, 스푼 하나를 고를 때도 허투루 하지 않는 감식안(鑑識眼)이 함께해야 '추천'이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그런 최화정이 본인 채널의 첫 PPL 제품으로 선택한 게 바로 하림산업의 신제품인 '더미식비빔면 맵싹한 맛'이다. 하림산업에 따르면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최화정 비빔면'으로 알려지며 판매량이 치솟고 있다고 한다. 그녀가 업계 1위 팔도도, 맹추격 중인 농심도 아닌 신생 브랜드인 더미식비빔면을 고른 데는 이유가 있을 것. 이번 [슬기로운 소비 생활]에서는 이 더미식 비빔면 맵싹한 맛을 맛보기로 했다.

하나만 걸려라

하림산업은 지난 2021년 '더미식 장인라면'으로 라면 시장에 진출했다. 광고 모델로 배우 이정재를 기용했고 출시 기자간담회엔 김홍국 회장이 직접 나타나 손수 라면을 끓이는 등 수십년간 식품사업을 해 온 하림의 노하우가 총동원된 제품이었다. 

하지만 투입된 노력 대비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맛이나 판매량이 아닌 '2200원'이라는 가격이 더 큰 이슈가 됐다. 김홍국 회장이 간담회에서 강조한 'MSG 라면' 워딩도 기존 라면 제조사들을 발끈하게 했다. 제품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이를 둘러싼 논란들이 더 많이 회자됐다. 웬만하면 기가 죽을 법한 상황이다. 

푸디버디 출시 행사에서 직접 라면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김홍국 하림 회장/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하지만 김 회장은 생각보다 더 라면에 진심이었다. 이듬해엔 '유니자장면'을 내놓으며 짜장라면 시장에도 발을 디뎠고 2023년에는 '더미식비빔면'과 어린이용 라면 브랜드 '푸디버디'를 내놓으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올 초엔 매운라면 열풍을 따라 '장인라면 맵싸한 맛'과 '사천자장면'을 내놨다. 부지런한 행보다. 

눈에 띄는 건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조금씩 평가가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다. 첫 제품인 장인라면 얼큰한 맛과 담백한 맛은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맛보다 어떤 재료를 썼냐에 집중한 아마추어의 제품이라는 평가였다. 지난해 나온 비빔면은 특색은 없지만 '맛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올 초 나온 장인라면 맵싸한 맛은 훌륭했다. 괄목상대라 할 만했다. 이번 더미식 비빔면 맵싹한 맛에 거는 기대가 컸던 이유다. 

매운데 오싹하니, 맵싹 맞네

더미식비빔면 맵싹한맛의 양념장은 기존 비빔면 양념장에 장인라면 맵싸한맛의 포인트였던 부트졸로키아·하바네로·청양고추·베트남고추 등 4가지 고추의 매운맛을 더했다. 장인라면 맵싸한 맛은 스코빌 지수가 8000에 달했다. 불닭볶음면의 2배였다. 이번 맵싹한 맛은 스코빌 지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존 비빔면들과 차원이 다를 것이라는 건 예상할 수 있다.

더미식비빔면 맵싹한 맛의 제품 구성/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더미식비빔면 맵싹한 맛은 멀티팩이 아닌 2개입 지함으로 출시됐다. 한정판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2개입 지함이 4000원대로 기존 비빔면보다 배 가까이 비싼 것도 이유로 보인다. 4개입 멀티팩 구성 시 가격이 1만원에 육박해 다른 라면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중량은 140g으로 넉넉한 편이다. 특히 건더기스프가 풍성하다. 링고추와 청양고추, 통깨, 김, 계란지단이 들어 있다. 

맛은 여러 의미에서 '맵싹'하다. 맵싹은 매운 맛과 알싸한 맛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인 비빔면이 매운맛+달콤한 맛+새콤한 맛의 조합이라면 더미식비빔면 맵싹한 맛은 여기에 알싸한 맛이 더해져 독특한 풍미를 낸다. 굳이 비유하자면 기존 비빔면에 겨자나 와사비를 더한 듯한 맛이다. 

또다른 의미로는 '오싹'할 정도로 맵다는 뜻을 부여할 수도 있겠다. 이렇게 매운 라면은 처음이었다. 매운 맛에 알싸한 맛까지 더해지며 중도 포기를 외칠 뻔했다. 차가운 비빔면이기 때문에 국물라면이나 볶음면보다 매운 기운이 오래 간다는 점을 감안해도 체감으로는 스코빌 지수가 7000~8000대인 신라면 레드, 장인라면 맵싸한 맛보다 훨씬 매웠다. 챌린지용으로 출시되는 괴식에 가까운 매운 라면이 아닌,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라면으로는 이보다 더 맵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다. 

더미식비빔면 맵싹한 맛. 매운 맛을 중화시켜 줄 아이템은 필수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최화정은 유튜브에서 이 제품을 김에 싸 먹거나 계란찜, 계란 프라이, 육회, 골뱅이와 함께 먹는 방법을 추천했다. 이 중 김과 계란찜을 시도해 봤다. 김이 비빔면을 감싸 줘 혀에 닿지 않아 맵기는 줄고 고소함은 더해졌다. 과연 최화정. 계란찜의 경우 이미 달궈진(?) 혀가 뜨거운 계란찜을 만나면 고통이 배가된다. 계란찜 자체는 매운 맛을 중화시켜주는 좋은 사이드 메뉴지만 뜨거운 상태보다는 조금 식혀 먹는 게 베스트. 

전반적으로 밸런스 좋게 잘 만든 제품이고 맛도 훌륭하다. 하지만 대중적인 수준을 넘어선 매운 맛은 누군가에게는 시도조차 할 수 없는 레벨이다. 매운 맛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주저없이 별 다섯 개와 추천을 주겠지만 또다른 누군가는 별 하나도 주기 어려울 것 같다. 이번에 주는 별 세 개는 '애매한 맛'이라는 의미가 아닌, 호불호의 영역이라는 의미에서의 세 개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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