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마치고 누워도 아직 직장 같아…재택근무, 수면장애 불렀다

박정렬 기자 2024. 7. 1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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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근로자는 비재택 근로자보다 수면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고 이는 '워라밸 붕괴'(일·가정 갈등)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연구팀은 일-가정 갈등이 없는 경우 재택근무-수면장애 간 연관성이 없거나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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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붕괴' 영향


재택근무 근로자는 비재택 근로자보다 수면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고 이는 '워라밸 붕괴'(일·가정 갈등)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정인철·정재혁 교수팀은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인 근로환경조사 5차(2017년), 6차(2020-2021년) 각 5만여 명의 자료를 통해 재택근무와 수면장애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수면장애는 'MISS 척도'를 이용해 6점 이상을 수면장애로 판단했다. 일-가정 간 갈등은 '지난 1년 동안 일로 인해 가족에게 당신이 원하는 만큼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다', '집안일 때문에 일에 시간을 충분히 할애하지 못한다' 등의 문항이 담긴 설문조사로 분석했다.

그 결과 재택근무 근로자의 경우 비재택 근로자보다 수면장애가 있을 가능성이 코로나19(COVID-19) 이전에는 4.26배(5차 2017년), 코로나19 유행 기간에는 1.52배(6차 2020~2021년) 더 높았다.

연구팀은 "재택근무 시 일과 가정의 경계가 허물어진다"며 "업무와 집안일, 육아 등이 뒤섞이고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보다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 휴식 없는 생활로 인해 더 피로함을 느끼거나 사회적 고립감 등으로 수면장애, 우울, 스트레스 등을 경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연구팀은 일-가정 갈등이 없는 경우 재택근무-수면장애 간 연관성이 없거나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일-가정 갈등이 있는 근로자에서 재택근무는 수면장애 확률이 약 6배 더 높았지만 일-가정 갈등이 없는 근로자에게서는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흥미로운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기간에는 일-가정 갈등이 있더라도 그 연관성이 없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중 재택근무가 감염병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으로 인식해 기존의 고립감, 일-가정 갈등 등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재혁 교수는 "재택근무-수면장애 간에 연관성을 확인했지만 일-가정 간 갈등, 코로나19 등 사회적 변화와 같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인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가 더 건강하고 효과적인 재택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4월 국제 학술지 '직업건강저널'(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에 실렸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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