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발발 사흘만에 열여덟 나이로 전사···74년 만에 가족 품으로
6·25전쟁 발발 사흘만에 열여덟 나이로 전사한 참전용사의 유해가 유족 품으로 돌아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08년 강원 춘천시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강한찬 일병으로 확인하고 유해를 유족에게 전달했다고 11일 밝혔다.
국유단은 2008년 5월 춘천시 동산면 일대에서 유해 한 구를 발굴했다. 곧게 누운 자세로 놓인 두개골과 정강이뼈였다. 개인 참호로 추정되는 곳이었다.
국유단은 병적자료 등을 토대로 지난 5월 경북 칠곡군에 사는 김 일병의 여동생을 찾았다. 유전자 시료 채취와 분석 끝에 이들이 가족관계임을 최종 확인했다.
김 일병은 1932년 2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부모를 도와 농사를 짓다가 입대했다. 전쟁 발발 사흘만인 1950년 6월27일 전사했다. 그가 전사한 전투는 춘천 옥산포, 소양강, 봉의산 일대에서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한 ‘춘천지구 전투’였다.
국유단은 이날 대구시 서구 달성토성마을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열고 유품 등이 담긴 함과 신원확인통지서, 호국영웅 귀환 패를 유족에게 전달했다. 김 일병의 조카 강영호씨(69)는 “아버지와 고모께서 평생 삼촌을 찾으려 노력했는데 유해라도 찾아 다행”이라며 “병환으로 누워계신 고모께서 눈물만 흘리시는데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235명이 됐다. 전사자의 신원확인을 위한 유전자 시료 채취는 전사자의 친·외가 8촌까지 신청할 수 있다. 제공한 유전자 정보로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되면 10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유전자 시료 채취에 대한 신청은 1577-5625로 할 수 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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