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사진 교체 전말은

김예리 기자 2024. 7. 1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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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추측·의혹 무성 "데스킹 안 된 채 송고돼 수정, 외압 아냐" 일부 설명 엇갈려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10일 연합뉴스 '하와이 주지사와 대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 사진기사 갈무리.

연합뉴스 측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찍은 보도 사진을 교체한 결정을 두고 대통령실 요청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사진을 바꾼 이유를 놓고는 설명이 엇갈린다.

10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선 미국 하와이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사진 기사가 입길에 올랐다. 전날(한국시각) 연합뉴스의 관련 사진이 하루 뒤 교체됐다.

연합뉴스는 9일 아침 8시46분께 <하와이 주지사와 대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라는 제목의 사진 기사를 보도했다. 이후 다음날인 10일 새벽 5시56분께 같은 기사의 사진이 교체됐다.

연합뉴스 측이 수정 이유를 게재하지 않은 가운데 기존 사진에 김 여사의 어색한 표정이 나타난 반면 교체 뒤엔 김 여사가 미소 짓는 모습이 담긴 것을 두고 누리꾼들 추측이 오갔다. 김 여사 얼굴이 더 잘 나온 사진으로 교체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선 연합뉴스 측에 외압이 들어간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연합뉴스 측은 사진 교체가 이뤄진 것은 맞으나 내부 판단에 따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진을 교체한 이유를 두고는 담당 부서가 다른 설명을 내놨다.

연합뉴스 편집총국 사진부장은 10일 통화에서 해당 사진기사를 수정한 것이 맞다고 밝힌 뒤 그 이유로 “시스템상 문제”라고 밝혔다. 해당 사진부장은 “사진이 삭제되거나 수정되는 경우가 많다. 무슨 경우냐면, (사진에 자신의 얼굴이) 나가지 말아야 할 사람들 있지 않나. 예를 들어 타인이 나를 알아선 안 되는 사람들(이 사진에 포함돼 있을 경우)”라고 했다. 이어 “이게 비일비재하다”며 “최근에는 한 암환자가 기자회견을 했는데, 삭제요청이 들어왔다”고 했다.

교체 전후 사진을 보면 사진 속에 나오는 인원엔 변화가 없다. 이 사진부장은 관련 문의에 “(교체 사유의) 예를 들면 (그렇다고 말한 것)”이라며 “다양한 변수를 얘기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기존 사진을 빼달라는 외부 연락이 있었는지를 두고는 “아니다”라고 했다.

해당 부장은 “근데 그걸 그렇게(외압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인가”라며 “그러면 일반인 사진도 (취재원이) 고쳐달라고 하기도 하는데 그것도 다 그렇게(외압으로) 볼 수는 없지 않나”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해당 부장은 “회사에 경위를 말했다”며 사측 언론담당자와 통화하도록 안내했다.

▲연합뉴스 글로벌코리아본부 보도 갈무리. 수정 전 사진이 게재돼 있다.

연합뉴스 언론홍보를 담당하는 전략기획실 측 얘기는 일부 달랐다. 데스킹 잘못으로 김건희 여사의 얼굴 모습이 잘못 나갔다는 설명이다.

연합뉴스 전략기획실 담당자는 최초 보도에 “당일 미국 하와이 윤 대통령 부부의 사진이 30장 넘게 (시스템에) 들어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날 국내 폭우 관련 사진이 많이 올라와 내보낼 사진이 밀려 있었다”며 “사진이 밀리자 해당 사진을 데스킹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고 기사로 내보낸 것”이라고 했다.

수정 경위를 두고는 “보도가 나간 뒤 누군가가 처음 내보낸 사진이 SNS에 '짤'(첨부 이미지)로 돌아다닌다며 사진부에 전달했다. 데스크 거친 사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돼 다른 대체 사진으로 고쳐 내보냈다”고 했다. SNS에 돌아다닌 '짤'은 첫 보도 속 김 여사의 얼굴 모습을 담고 있었다고 했다. 이 담당자는 사진부로부터 전달 받은 설명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해당 사진부장은 구체적 이유가 갈리는 상황에 추가 확인을 위한 연락에 답하지 않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 측은 이 같은 상황이 연합뉴스 사진 직송시스템에 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기자인 김현태 연합뉴스지부장은 “뉴스통신사엔 직송시스템이 있다. 속보 경쟁 탓에 사진을 골라내는 과정 없이 사진을 찍자 마자 송고해 노출되는 시스템”이라며 “(사측이 밝힌) 데스킹이 안 됐다'는 얘기는 이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찍힌 모양이나 사람들이 이상한 경우에는 사진을 교체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지부장은 “수정한 이유엔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지만 확실한 건 대통령실 측의 외압은 없었다는 점, 그리고 처음 나온 보도에도 의도성이 있을 순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진 교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의혹이 불거진 이유는 김건희 여사가 언론과 갖는 관계의 적절성을 둘러싼 각종 사건과 논란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이 류희림 위원장을 위촉한 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등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다룬 방송사에 법정제재를 이어가고 있다. 유진그룹이 인수하며 민영화된 YTN의 신임 김백 사장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보도를 민영화 배경의 하나로 언급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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