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출문제 그대로" 부산 모 고교 기말시험 논란…300명 재시험

문학과목 30문항 중 13문항 문제

A고등학교 재시험 안내문.(홈페이지 갈무리)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부산 한 고등학교에서 기말고사 시험문제가 시중의 참고서 등에서 나온 문제와 동일하거나 유사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재시험을 치르는 일이 발생했다.

11일 부산시교육청, A고등학교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치러진 부산 기장군 소재 A고등학교 1학기 기말고사에서 문학 과목 시험 30문항 중 13개 문항이 시중 문제집과 유사하다는 문제가 제기돼 오는 12일 재시험이 치러진다.

당초 A고등학교는 지난 9일 교과협의회 및 학업성적 관리위원회 열고, 문학과목 3문항이 기출문제를 그대로 제출했다는 사실을 확인해 10일 재시험을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이후 학생들과 학부모 사이에서 추가 이의제기가 발생했고, 두차례 교과협의회 및 학업성적 관리위원회에서 30문항 전수 조사한 결과 10문항이 기출문제와 동일하거나 유사하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이 학교 2학년 학생 301명이 여름방학을 일주일 앞두고 다시 시험을 치르게 됐다.

이 학교 2학년 문학과목은 교사 2명이 15문항씩 총 30문항을 출제했다. 13문항(선택형 12문항, 서답형 1문항) 중 11문항은 기출문제와 동일하고, 2문항은 유사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특정 학원과의 유착 의혹까지 나온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학교는 전국연합학력평가 기출 문제를 그대로 활용해 생긴 문제라고 해명했다.

이 학교 교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시중 문제집과 일부 학원에서도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인용하면서 논란이 커졌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모의고사 기출문제에서 시험문제를 크게 변형하지 않고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두 교사는 기출문제를 그대로 출제한 것을 모두 인정하고 처분을 달게 받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교장은 "출제자, 동료 교사, 부장까지 검수 과정을 거치지만 보통 시험문제의 적정성, 난이도 등을 확인하는 과정일 뿐 기출문제나 참고서를 똑같이 제출한 사례를 걸러내긴 어렵다"며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재차 사과했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물의를 일으킨 교사 2명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으며, 교육청 보고를 통해 징계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교육청은 "재시험 이후 해당 사안에 대해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필요하다면 관계자에 대한 징계가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