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2024년 상반기, 한국경마 다승 투톱은 누구?
▶1900승 달성에도 흔들림 없는 평정심, 역시 문세영
데뷔 이래 최우수 기수로 선발된 것만 8번, '지금이순간', '문학치프' 등 한국경마에 한 획을 그은 경주마를 이야기할 때 종종 함께 등장하는 이름이 된 문세영 기수가 올 상반기도 다승 1위를 달성했다. 1980년생으로 올해 43세인 문 기수는 1위 56회, 2위 38회, 3위 20회를 거두며 상반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승률 27.5.%, 복승률 46.1%, 연승률 55.9%로 서울기준으로는 2위인 씨씨웡을 압도하며 리딩자키의 면모를 과시했다. 올 3월 1900승 달성 직후에도 담담하고 겸손한 태도로 인터뷰에 응했던 문 기수는 그 이후 우여곡절 속에서도 '이클립스베리'와 함께 트리플티아라의 2개 관문을 석권하는 등 '명불허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위너스맨'의 남자 서승운, 올해는 어떤 경주마와 찰떡호흡 자랑할까
다승 2위는 얼마 전 '투혼의반석'으로 부산광역시장배 2연패에 성공한 서승운 기수가 차지했다. "서울에 문세영이 있다면, 부경엔 서승운이 있다"는 팬들의 기대에 걸맞게 올 상반기 1위 50회로 승률은 문세영 기수와 동일한 27.5%를 기록했다. 어느덧 데뷔 14년차에 접어든 서 기수는 부경의 내로라하는 경주마들과 호흡을 맞추며 언제나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내왔다.
특히 2022년과 2023년 '위너스맨'과 운명처럼 만나 기수로서도 한 단계 도약한 서 기수는 '위너스맨의 왕좌를 꼭 지켜주고 싶다'라며 경주마에 대한 존중과 파트너십을 드러내기도 했다. 작년 트리플티아라 우승마인 '즐거운여정'과 함께 퀸즈투어S/S 시리즈 동아일보배와 뚝섬배를 석권하는 등 파죽지세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그가 올해는 어떤 명마와 함께 빛나는 스토리를 써내려갈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더 이상 어떤 말이 필요한가, 김영관 조교사
부산경남경마공원 원년멤버로 '미스터파크', '스피디퍼스트', '퀸즈블레이드', '트리플나인', '블루치퍼'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울 만큼 수많은 명마를 배출한 '마이더스의 손' 김영관 조교사. 특유의 날카로운 눈썰미로 현대판 '백락(伯樂, 명마를 잘 알아보고 천리마로 키워내던 중국 주나라의 인물)' 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는 강인한 승부사 근성과 여유로운 표정 뒤에 숨겨진 피나는 노력으로 2004년 개업 이래 최고의 자리를 거의 놓친 적이 없다.
올 상반기 최다승 기록 정도는 놀랍지도 않을 정도. 하지만 무한경쟁의 세계에서 '당연한 1등'이 의미하는 치열함을 이해한다면 그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총 출전 155회 중 1위 34회, 승률 21.9%. 현재까지 아시아에서는 홍콩의 토니 크루즈(Tony Cruz)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1500승'이라는 대기록 달성을 대한민국에서 김영관이라는 조교사가 언제 어떤 경주에서 달성해 낼지 경마팬의 기대로 한국경마의 7월이 더욱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집단지성과 팀워크로 만들어내는 전략의 힘, 서홍수 조교사
지난 5월 개인통산 300승을 달성, 이클립스베리-문세영 기수의 조합으로 '루나Stakes'와 '코리안오크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겹경사를 맞았던 서홍수 조교사가 올해 상반기 다승 2위를 기록했다. 총 출전 142회 중 1위 29회, 승률 20.4%로 서울기준 1위, 서울-부경 통합 시 김영관 조교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마이티굿', '마이티룩' 등 마이티 군단과 이클립스베리를 포함한 '이클립스아너' 등 이클립스 군단을 이끌고 있는 서홍수 조교사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소통'을 이야기 해왔다. 엄격한 규율과 관리가 정답처럼 통용되던 시절부터 '소통'이야말로 최고의 아웃풋을 내기 위한 필수요소라고 생각하고 민주적인 분위기를 일궈온 서 조교사. 기수와 관리사 등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내는 전략과 서 조교사의 통찰과 리더십이 만난 결과가 바로 오늘의 우수한 기록인 셈이다.
올 하반기 코리아컵 국제경주를 비롯해 다양한 이슈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경마. 그 위상을 한층 끌어올릴 핵심 동력이 될 조교사와 기수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레전드'의 질주가 계속될지, 새로운 라이징스타가 등장할지 서울과 부산의 기수 77명, 조교사 71명의 면면이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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