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반군 잡겠다고 마을 폭격···민간인 사상 속출
미얀마 반군부·민주 진영에 의해 ‘제2 도시’ 중부 만달레이 외곽 거점을 순식간에 빼앗긴 미얀마 군부가 교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민간인이 사는 마을에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 2주 넘도록 이어진 교전에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사상자와 피란민이 속출하고 있다.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는 11일 군부가 만달레이 북쪽에 있는 마다야, 싱구, 오크포, 팍포레이, 사킨, 예난타 등 최소 6개 마을에 잇달아 폭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마다야와 싱구 마을 주민들은 군부가 저항 세력에 대응하려고 마을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마을에 폭탄이 떨어져 민간인이 죽었고, 가옥 11채가 파괴됐다.
마다야 마을에 있던 시민방위군(PDF)은 “그들(군부)은 누가 죽든 상관없이 무차별적이고 고의로 포격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현지 매체 ‘보이스 오브 웻렛 마다야르’는 “지난 9일 정오쯤 오크포 마을에 공습이 일어나 어린이 한 명이 즉사하고 주민 여러 명이 다쳤다”며 “이어 군부는 오후 1시30분쯤 팍포레이 마을에도 공습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만달레이 북동쪽에 있는 캬우크메 마을도 군부의 폭격 피해를 입었다고 지난 6일 전했다. 이 마을 주민 캬우 칭은 “군용기가 머리 위로 날아가는 것을 본 후 큰 폭발이 일어나 집이 파손됐다”며 “폭탄이 몇몇 집을 덮친 후 훼손된 신체가 내 집 지붕에 흩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서 7명이 사망했다”며 “나는 이렇게 가난하고 비참한 삶을 살고 싶지 않다. 너무 슬프다”고 했다.
앞서 반군부인 타앙민족해방군(TNLA)은 지난 1월 중국 중재로 군부와 휴전협정을 맺었지만, “군부가 협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며 지난달 25일 5개월 만에 협정을 깨고 만달레이 북부의 군부 기지에 기습공격을 가했다. 이후 TNLA와 ‘형제동맹’을 맺은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도 공격에 가세했다.
반군부 세력은 샨주 최대 경제 도시인 라시오와 천연 루비·사파이어 산지로 유명한 모곡 지역에서 파죽지세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TNLA은 지난 9일 몽밋마을에 있는 타예트타우·식스마일 기지와 모고케 마을의 야우무·파이브마일 기지 등 군부 거점 네 곳을 함락했다. 이튿날 바로 중국 윈난성에 무역품을 나르는 고속도로 인근의 나웅초 마을도 점령했다.
군부가 반군부와 격전을 벌이면서 1만 명이 넘는 주민들은 피란민 신세로 전락했다. AFP통신은 라시오 주민 40여명이 폭우로 강물이 불은 상황에서 배에 몸을 싣고 피란에 나섰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반군부가 민간인 피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반군부가 라시오에 포격, 로켓, 드론 등으로 공격해 민간인 18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부상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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