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선 오세훈... 광화문광장 '100m 태극기' 논란에 "국민 의견 수렴하겠다"

김재현 2024. 7. 1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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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태극기를 설치하려던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광화문광장 일대에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담은 조형물이 필요하다는 취지였으나,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광장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는 지나치게 국가주의적·전체주의적 상징 아니냐는 지적 등이 나오면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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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전문가 의견 수렴해 원점 재검토
태극기 외 다른 상징물도 검토하기로
설계 공모해 내년 12월까지 완공 목표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가상징 공간 조성 관련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광화문광장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 논란과 관련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태극기를 설치하려던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광화문광장 일대에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담은 조형물이 필요하다는 취지였으나,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광장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는 지나치게 국가주의적·전체주의적 상징 아니냐는 지적 등이 나오면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오세훈 시장은 11일 오전 기자설명회를 열고 "서울의 랜드마크인 광화문광장 세종로공원을 대한민국 자유와 번영의 밑거름이 된 6·25전쟁, 3·1독립운동, 4·19혁명 등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을 기념하는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라며 "태극기에 국한하지 않고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최종 설계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달) 대략적인 예시 중 하나로 제시한 그림이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켰다"고 해명했다.

시는 구체적으로 '100m 높이 태극기 게양대' 설치를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곳에 국가상징공간 조성사업은 계속 추진하는데 행정안전부에서 정한 5개 국가상징(태극기, 애국가, 무궁화, 나라문장, 국새) 외에도 대한민국을 상징하거나 국민적 공감대가 있는 상징물로도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시는 이날 가변형(유압식) 태극기 게양대와 미디어월, 무궁화 등 여러 안을 추가 제시하기도 했다.

서울시가 제시한 가변형(유압식) 태극기 게양대 예시. 서울시 제공

이를 위해 앞으로 서울시청 홈페이지에 별도 코너를 만들어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 자문도 받을 계획이다. 올해 11월까지 설계 공모와 기본 실시 설계를 마친 뒤 내년 5월 착공, 12월 준공이 목표다. 오 시장은 "다음 선거를 의식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이른 시일 내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25일 예산 110억 원을 들여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태극기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의 워싱턴 모뉴먼트와 일본 도쿄역 마루노우치역 광장 등 해외 주요 국가 사례를 들어 우리나라에도 국가상징 조형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광장에 추가 조형물 설치는 불필요하다거나 광장에서 시민들을 쫓아내는 시대착오적 정책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국토교통부 및 국가건축정책위원회 등 유관 기관과 사전 협의 없이 발표, 해당 기관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김승원 시 도시균형발전본부장은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가상징 조형물 조성을 위한 공감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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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62511120005120)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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