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문 폭로했다가 국가전복죄 복역…중국 인권변호사 출소
인권단체 “출소 후 감시 우려”
중국 경찰의 고문 방식을 폭로했다 국가전복죄로 3년 6개월간 복역한 중국 인권변호사 창웨이핑(40)이 최근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다고 중국 인권단체들이 전했다.
NHK는 11일 산시성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창씨가 지난 8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해 호적지인 하이난성 하이커우로 이송됐다고 창씨 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인권 관련 소식을 전하는 유권망도 창씨가 출소해 하이난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창씨는 파룬궁, 에이즈 환자 차별 등 민감한 사건을 주로 맡으며 피고인을 변호했던 중국의 인권변호사이다. 2019년 12월 푸젠성 샤먼의 한 별장에서 쉬즈용, 딩자시 등 다른 인권변호사들과 모임을 가졌다 2020년 1월 체포됐다. 이들은 별장에서 포장해온 외부 음식을 먹고 노래방 기기로 노래를 불렀으며 중국 인권 운동에 대해 토론했다고 전해진다.
창씨는 ‘샤먼 회합’에 가담한 혐의로 ‘지정 장소 거주 감시’를 적용받아 열흘 동안 구금됐다. ‘지정 장소 거주 감시’는 일정한 주거지가 없거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에 연루된 피의자 또는 피고인에게 임시 체류 장소를 제공하는 제도로 사실상 구금이나 다름없다.
창씨는 같은 해 10월 구금 기간 경찰에 고문을 당했다고 영상을 통해 폭로하면서 국가전복 혐의로 재구속됐다. 창씨에 따르면 경찰은 열흘 동안 창씨를 재우지 않고 16차례 심문했다. 창씨는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NHK는 창씨가 정치적 권리를 박탈당한 상태이며 향후 2년간 출국이 금지돼 가족들은 만나러 갈 수 없다고 전했다. 창씨의 아내는 창씨가 부당하게 구속당했다고 주장해 오다 지난해 아이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세라 브룩스 국제앰네스티 중국 국장은 창씨가 형기를 마쳤지만 “우리는 그가 완전한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없을까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국가전복죄로 복역한 이들은 출소 후에도 계속 감시하면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재구속하는 일을 반복해 왔다.
중국 인권변호사들은 2013년 중국인권변호사협회를 결성하고 정치개혁 논의를 이끌었으나 당국의 대대적 탄압을 겪었다. 2015년 7월 9일에는 약 250명에 달하는 인권변호사가 국가전복 혐의로 체포된 ‘709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는 공개적으로 활동을 벌이는 일은 거의 없다. 샤먼 회합 사건 멤버인 딩자시와 쉬즈용은 각각 징역 12년형과 14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다만 법 개정에 따른 의견 수렴 절차에서 법학자들이 의견을 전달하는 일은 간간이 보고된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법학자들은 최근 전국인민대표회의의 형사소송법 개정을 앞두고 ‘지정 장소에서의 거주 감시’ 제도가 고문에 악용된다며 해당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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