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양육 연구실에서 '문과 박사과정생' 채용...경제성 검토 역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커피 찌꺼기를 가치 있는 자원으로 바꾸는 주제의 논문은 현재 70만 편 이상이 발행됐지만 정작 산업화된 기술은 아직 없습니다. 연구실에선 산업화 단계에서 필요한 비용이나 규제 문제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산업화 단계와 선을 그은 채 연구하는 방식이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연구 목표, 과정, 성과 도출 전단계에서 '경제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다양한 학문 분야의 융합적 시선이 필요합니다."
조 교수는 이어 연구 단계에서부터 산업화에 대한 준비가 이뤄지기 위해선 다양한 학문분야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커피 찌꺼기를 가치 있는 자원으로 바꾸는 주제의 논문은 현재 70만 편 이상이 발행됐지만 정작 산업화된 기술은 아직 없습니다. 연구실에선 산업화 단계에서 필요한 비용이나 규제 문제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산업화 단계와 선을 그은 채 연구하는 방식이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연구 목표, 과정, 성과 도출 전단계에서 '경제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다양한 학문 분야의 융합적 시선이 필요합니다."
11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만난 조남준 싱가포르난양공대 석좌교수는 글로벌 연구 현장에서 일어나는 비효율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논문을 내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시대는 앞으로 지양돼야 한다“며 연구 단계에서부터 산업화 단계에 대한 고민이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난양공대 산업처장을 맡고 있는 조 교수는 재료과학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졌다. 재료공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성과를 내왔다. 꽃가루 알갱이를 가공해 종이를 만드는 기술이나 C형 간염 바이러스 퇴치 연구를 비롯한 인공장기 시스템에 관한 연구가 특히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싱가포르 난양공대로부터 100억원의 연구지원금을 받아 이스라엘 히브리대에 배양육 대량생산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난양공대에 설치된 변환경제센터는 조 교수의 이같은 연구 지향점에 기반해 설립된 센터다. 지속 가능 하면서도 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주된 목표다. 조 교수는 ”버려지는 물질을 실질적 가치가 있는 물질로 바꾼다는 점, 연구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대량생산에 대한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는 점에서 경제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어 연구 단계에서부터 산업화에 대한 준비가 이뤄지기 위해선 다양한 학문분야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우리 연구실에 처음으로 문과 출신의 박사과정생이 들어왔다“며 “재료공학으로 개발한 물질이 시장에서 경제적 가치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조 교수는 연구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학적으로 흥미로운 복잡하고 어려운 방식의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단순하고 구현이 쉬운 기술을 만들어 내는 일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조 교수는 “앞으로의 과학연구는 환경과의 연관성, 산업계로의 확장성 등 다양한 지점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연구자들의 포용력 있는 시각과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