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치료 단서, 모유 수유에서 찾았다

홍아름 기자 2024. 7. 1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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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의 모유 수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골밀도가 감소한다.

뼈에서 모유로 칼슘이 빠져나가고 뼈를 단단하게 만드는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젠'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생쥐 실험을 통해 '모성 뇌 호르몬(CCN3)'이 수유 기간 동안 뼈를 강하게 유지하는 것을 발견해 골다공증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마련했다"고 1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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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로 칼슘 빠지지만 산모 뼈 문제 없는 미스터리
뇌가 분비하는 호르몬 ‘CCN3’이 뼈 건강 유지 확인
나이든 수컷 생쥐에 호르몬 투여하자 골 질량 240% 증가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이 생쥐 실험을 통해 ‘모성 뇌 호르몬(CCN3)’이 수유 기간 동안 뼈를 강하게 유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pixabay

산모의 모유 수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골밀도가 감소한다. 뼈에서 모유로 칼슘이 빠져나가고 뼈를 단단하게 만드는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젠’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감소 폭이 5% 내외에 불과하고 수유가 끝나면 회복된다. 미국 연구진이 모유 수유 동안 뼈 건강을 유지하는 핵심 생체물질을 찾아냈다. 같은 원리를 이용해 골다공증 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생쥐 실험을 통해 ‘모성 뇌 호르몬(CCN3)’이 수유 기간 동안 뼈를 강하게 유지하는 것을 발견해 골다공증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마련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앞서 대사과정과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뇌 시상하부에서 에스트로젠을 생성하는 경로를 차단하면 암컷 생쥐의 골 질량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에스트로젠이 줄면 뼈가 약해질 것이라 예상했으나 그 반대였던 셈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이번에는 뼈 건강을 유지하는 물질을 찾기 위해 에스트로젠 생성을 억제한 암컷 생쥐에서 나오는 혈액을 다른 암컷 생쥐에 수혈했다. 17주 후 수혈받은 암컷 생쥐의 골 질량이 평균 152% 증가했다. 뼈를 강하게 하는 물질이 혈액을 통해 전달됐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혈액에 있는 물질을 분석해 뇌 시상하부에서 나오는 호르몬인 CCN3이 수유 중 뼈 손실을 방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CCN3는 수유 기간에만 생성된다. 이 호르몬을 차단하면 수유 중인 생쥐의 골 질량이 감소했다. 에스트로젠 분비가 적은 나이 든 암컷 생쥐에게 CCN3를 투여하면 골 질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연구진은 CCN3가 골 줄기세포를 자극해 새로운 골세포를 만들었다고 추측했다.

연구진은 CCN3를 골다공증 치료나 예방에 사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CCN3를 천천히 방출하는 패치를 만들어 수컷 생쥐 4마리에게 붙였다. 모두 사람 나이로 치면 69세에 해당하는 나이든 생쥐여서 뼈가 약했지만, 호르몬을 투여하고 3주 뒤에 골 질량이 평균 240% 증가했다. 연구진은 사람에게 같은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살피기 위해 수유 중인 산모의 CCN3 수치를 관찰하는 혈액 검사를 개발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홀리 잉그레이엄 캘리포니아대 의대 교수는 “골 손실은 폐경 후 여성뿐 아니라 특정 호르몬 차단제를 복용하는 유방암 환자, 여성 운동선수, 나이든 남성에게도 발생한다”며 “CCN3가 골 질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면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 기대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암컷과 수컷 동물을 모두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잉그레이엄 교수는 “암컷 생쥐를 연구하지 않았다면 발견을 놓쳤을 것”이라며 “생물학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수컷과 암컷을 모두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4-076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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