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자신하며 ‘우클릭’ 하는 이재명…김두관, 팬덤 압박 속에 ‘일극 체제’ 비판

박용하·박하얀·이유진·이유진 기자 2024. 7. 1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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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대표가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의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후보들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이재명 후보는 압도적 승리를 예상하며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재검토 등 ‘우클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언더독’(열세 주자)인 김두관 후보는 ‘이재명 일극 체제’ 문제를 띄우며 추격에 나섰다.

이 후보 측은 이번 선거에서의 압도적 승리를 자신하는 모습이다. 천준호 전 당대표 비서실장은 11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여론조사나 흐름을 보면 당내에서는 대략 70% 이상, 80% 가까이가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밝히고 있다”며 “다수의 지지를 잘 받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가 출마 기자회견에서 밝힌 정책 방향을 두고 ‘우클릭’ 비판이 일부 제기된만큼, 캠프 측은 향후 당내 여론을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후보는 전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유예를 시사하고, 종부세도 “근본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부자 감세’를 비판해온 당의 기존 노선과 달리 감세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이 후보와 결이 다른 입장이 나왔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연 토론회에서 “부동산 불로소득을 적극적으로 환수해야 한다”며 “여러 이유로 당내에서 종부세에 대한 이견이 나오지만 이 문제에 대해 당이 토론과 논의를 통해 분명한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여당의 초부자감세 노선을 비판했다.

야권에서는 이 후보의 발언에 직접 날을 세운 반응들도 나왔다.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는 한 유튜브 방송에서 “정부의 ‘부자 감세’ 정책으로 세수가 부족해 민생복지 등에 쓸 돈이 떨어진 상태”라며 “그런데 종부세와 금투세를 줄이거나 유예한다니 매우 걱정”이라고 말했다. 진보당은 성명을 내고 “종부세와 금투세에 대한 이 전 대표의 언급은 실망스러움을 넘어 무척 우려스럽다”라며 “진정으로 ‘먹사니즘’을 유일한 이데올로기로 생각한다면, 부자감세가 아니라 ‘소득재분배’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인태 전 의원은 “종부세를 근본적으로 건드리는 것은 민주당의 정체성을 부정할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될 문제”라고 했다.

사실상 이 후보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는 김 후보는 ‘일극 체제’의 위험성을 연일 거론하며 견제에 나섰다. 그는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1인 정당’, ‘제왕적 대표’는 민주당의 모습이 아니다”라며 “다양성, 역동성, 연대와 연합으로 승리하는 민주당의 길이 당심”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 강성 팬덤에 대한 두려움도 드러냈다. 그는 “나를 지지하겠다는 의원들에게 그냥 지지하지 말라고 했다”며 “(강성 당원들에게 공격받을) 염려가 충분히 되지 않나. 지금 그것이 우리 당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지지했다가 이 후보 지지 강성당원들의 등쌀에 시달릴 것을 우려해 차라리 지지하지 말라고 했다는 주장이다.

실제 민주당 지지자들의 여론은 이 후보 지지가 압도적이다. 이날 ‘미디어토마토’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전반을 대상으로 조사한 김 후보의 지지율은 37.8%로, 이 후보(44.9%)와 격차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응답 대상을 당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지지율이 9.9%로, 이 후보(87.7%)에 현격히 뒤졌다.

김 후보는 이날 양산을 찾아 약 20분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접견했다. 전날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친문재인계 등 비이재명계를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경쟁이 있어야 역동성을 살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라며 “김 후보 출마는 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11일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 김 후보 측 제공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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