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 속의 위대함’ 양현종의 기록은 그래서 더 아름답다
2007년 데뷔해 올해로 프로 18년차. 이제는 누구나 인정하는 ‘리빙 레전드’의 반열에 오른 양현종(KIA)이 선수 생활 내내 차지한 타이틀은 의외로 많지 않다.
2015년 2.44를 기록,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것이 첫 타이틀이었던 양현종은 2017년에는 20승을 거둬 다승왕에 올랐다. 그리고 2019년 2.29로 다시 한 번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2016년과 2018~2019년 완투에서 1위, 2019년 완봉에서 1위에 오른 적도 있지만 완투와 완봉은 개인상 수상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양현종은 현재 KBO리그 역대 선발 등판 1위(400경기), 다승(174승)과 탈삼진(2019개), 이닝(2434이닝)에서 송진우(210승·2048탈삼진·3003이닝)에 이은 2위에 올라있다. 선발승(172승)은 이미 1위로 올라선지 오래다. 다승과 이닝은 시간이 좀 필요하지만, 탈삼진은 이번 시즌 중으로 송진우를 제치고 1위 등극이 확실시된다.
양현종은 지난 10일 열린 잠실 LG전에서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웠다.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낸 양현종은 송진우, 장원준에 이어 KBO리그 역대 세 번째로 11시즌 연속 100이닝에 성공한 투수가 됐다.
선발 투수가 11시즌을 쉬지 않고 연속으로 꾸준히 100이닝 이상을 던지려면 엄청난 꾸준함과 자기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선발 투수라고 할지라도 부상 없이 평생을 보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김광현(SSG)도 그랬고, 류현진도 미국 진출 후 어깨와 팔꿈치에 수술을 받았다.
양현종은 2007년 데뷔 후 부진 때문에 불펜에서 강등된 적은 있어도, 시즌을 통째로 날릴 정도의 장기 부상을 당한 적은 한 번도 없다. 2012년 부상으로 시즌을 한 달 정도 늦게 시작한 뒤 불펜으로 28경기 41이닝을 던진 것이 커리어로우다.
매해 수많은 투수들이 프로야구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들 중 꾸준하게 버티는 이들은 극히 드물다. 곽빈(두산), 문동주(한화) 등 양현종보다 훨씬 빠른 강속구를 펑펑 뿌려대는 영건들도 꾸준함이라는 측면에서 양현종과 비교불가다. 당장 현재 이닝 상위 10위 중 국내 투수가 양현종 1명 밖에 없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올해 유일한 국내투수 ‘완투승’도 양현종 1명 만이 해냈다. 과거와 비교해 나이가 든 요즘 다소 약해졌을 뿐, 결정적인 순간에는 ‘대투수’다운 위력을 발휘한다.
동시대 활약했던 좌완 트로이카 중 화려함으로는 양현종이 류현진과 김광현에 밀리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꾸준함이라는 측면만 놓고 보면 미국 진출이라는 변수 등을 감안하고서라도 양현종이 단연 앞선다.
양현종은 11시즌 연속 100이닝 외에도 2014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9시즌 연속 170이닝이라는 KBO리그 최고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오프너’라는 개념이 생긴 후 선발 투수들이 이닝을 책임지는 비중이 과거에 비해 낮아진 메이저리그(MLB)와 비교해도 대단한 기록이다. 양현종이 9시즌 연속 170이닝에 성공한 기간, 메이저리그에서 양현종처럼 9시즌 연속으로 17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는 한 명도 없다. 코로나19로 단축시즌이 된 2020년을 제외해도 그렇다.
선수가 은퇴한 뒤, 그 선수를 평가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동시대를 얼마나 지배했는지에 대한 ‘임팩트’,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꾸준함’이다. 대개 전자는 화려한 수상 경력, 후자는 누적 기록으로 나타난다. ‘꾸준함 속의 위대함’. 양현종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문구다.
한화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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