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서 견제·공격 쏟아져도…與 당권 적합도는 ‘어대한’

한동훈, 지지층서 당대표 적합도 55%
일단은 ‘어대한’…‘막판 변수’ 가능성도

국민의힘 한동훈(오른쪽부터), 원희룡, 나경원, 윤상현 당 대표 후보가 지난 2일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서 정견 발표를 앞두고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제 살 깎아 먹기’란 우려가 제기될 만큼 국민의힘 당권주자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동훈 후보가 지지층에서 과반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를 둘러싼 경쟁 후보들의 견제와 비판이 ‘막판 변수’가 될지에도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는 지난 8~10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한동훈 후보가 27%로 1위를 차지했다고 11일 밝혔다.

한 후보 다음으로는 나경원 후보 10%, 원희룡 후보 7%, 윤상현 후보 2% 순을 기록했다. 적합한 후보가 ‘없다’라거나 ‘모름·무응답’ 한 비중은 54%로 집계됐다.

전체 유권자 조사와 달리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한 후보에 대한 지지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자신을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밝힌 304명 중에서는 55%가 당 대표에 적합한 인물로 한 후보를 꼽았다. 이 밖에 나 후보 12%, 원 후보 10%, 윤 후보 1%를 차지했다.

지난 10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부산, 울산, 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원희룡 후보 지지자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조사는 한 후보가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인 시절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받고도 무시했다는 ‘읽씹(읽고 답하지 않음)’ 논란이 제기된 이후 이뤄졌다. 논란과 관련한 경쟁 후보들의 견제와 비판이 연일 쏟아지고 있음에도 지지층에서는 당장은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오는 23일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는 당원투표 80%와 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차기 대표가 선출된다.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만든 ‘당원투표 100%’ 규정을 약 1년 만에 고쳐 여론조사를 반영하기로는 했으나, 과거 적용됐던 비중(30%)에는 미치지 못한다.

일반 여론보다는 ‘당심’이 더 반영되는 만큼 여권 안팎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한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다만 전당대회까지 세 차례의 합동연설(12일 대구, 15일 천안, 17일 서울)과 다섯 차례의 방송토론(11일 MBN, 16일 채널A, 17일 CBS라디오, 18일 KBS, 19일 SBS)이 남아있어 한 후보에 대한 표심이 일부 나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원희룡(앞줄 왼쪽부터), 한동훈, 윤상현, 나경원 당 대표 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 울산, 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나란히 앉아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오는 23일 치러지는 투표에서 과반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닷새 뒤인 28일 결선투표가 이뤄진다.

나 후보의 경우 결선투표에서 한 후보를 상대로 다른 이들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연일 내세우고 있다. 결선투표를 앞두고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지면 이 역시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번 전당대회 선거인단은 84만3292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전당대회보다도 선거인단이 3723명 많다. 책임당원은 9만430명, 일반당원은 4만3422명이다. 지역별로는 영남권이 40%, 수도권이 37%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영남권의 경우 ‘적극 투표층’이 더 많을 것이란 관측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수도권의 경우 나 후보와 윤 후보가 중진인 지역이고 또 원 후보도 지난 총선에서 계양을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았나”라며 “세 후보의 연고가 탄탄하지만, 한 후보가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에서 특히 인기인 점도 있어 함부로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된 조사는 국내 통신3사(SKT·KT·LGU+)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통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8.5%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