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양 당한 “몰카 협박” 故구하라→낸시랭도 울렸다 [이슈와치]
[뉴스엔 이해정 기자]
구독자 1010만명을 보유한 인기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이 전 남자친구로부터 불법촬영, 지속적 폭행, 협박 등에 시달려왔다고 고백했다.
7월 10일 가로세로연구소 채널은 '렉카 연합'으로 불리는 유튜버 카라큘라, 구제역, 전국진 등의 대화가 담긴 녹취 영상을 공개하면서, 이들이 쯔양의 과거를 빌미로 협박해 돈을 갈취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로 "이번 거는 터뜨리면 쯔양 은퇴해야 한다"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게 낫다. 쯔양 버는 게 있으니 어느 정도는 괜찮게 챙겨줄 것 같다" 등의 대화를 나눴다.
이후 쯔양은 11일 자신의 채널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4년간 전 남자친구이자 전 소속사 대표 A에게 폭행 및 착취를 당했다고 밝혔다. 쯔양은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학교를 다니다 휴학했다. 당시 A씨를 만났는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더라"며 "폭력적인 모습에 헤어지자고 했는데 그때부터 지옥 같은 일들이 있었다. 몰래 찍은 동영상이 있었다"고 리벤지 포르노 피해를 고백했다.
A씨는 불법 촬영한 영상을 이용해 협박하며 쯔양을 자신이 일하는 술집에서 일하게 하거나 그곳에서 번 임금을 모두 빼앗았고 쯔양이 거부하려고 할 때면 가족에게 말하겠다고 압박했다고 한다. 쯔양은 "(A씨가) 돈을 어떻게 벌어다 줄 거냐고 하길래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고 방송 초기에 번 돈도 전부 뺏겼다. 방송이 인기를 끌자 A씨는 소속사를 만들어 스스로 대표 자리에 앉았고 수익을 3:7로 나누는 불공정 계약을 강요했고 방송 광고 수익도 모두 가로챘다"고 폭로했다.
쯔양 법률 대리인은 "정산금 청구, 전속계약 해지, 상표출원이의 등을 포함하여 강간, 유사강간, 상습 폭행, 상습협박, 상습상해, 공갈, 강요, 성폭력처벌법위반 등으로 1차 형사 고소를 진행했다. 혐의 사실이 많았기에 징역 5년 이상의 처벌을 예상하는 상황이었으나 전 소속사 대표가 안타깝게도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고, 결국 '공소권 없음'이라는 불송치 결정으로 형사사건은 종결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최근 한국갤럽이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유튜버' 부문 1위에 오르고 KBS '6시 내 고향' SBS '생방송 투데이' 등 지상파 방송에도 출연할 만큼 인기 방송인인 쯔양의 고백에 시청자들은 충격과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뒤늦게 과거 방송에 노출된 쯔양의 상처나 멍 자국 등이 재조명되면서 그의 심리적 육체적 회복을 기원하는 마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A씨가 불법 촬영한 영상에서 시작됐다. '리벤지 포르노'란 연인에게 보복하기 위해 유포하는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 콘텐츠 또는 이를 배포하는 행위로 주로 여성을 겨냥하며 '눈으로 하는 강간'이라고도 불리는 악질 범죄다. 리벤지 포르노가 주로 배포되는 곳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온라인의 특성상 한번 유포될 경우 삭제하기가 어려워 피해자는 2차, 3차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에 따르면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A씨의 경우 불법 촬영한 영상으로 협박하는 것 외에도 혐의가 많고 무거워 쯔양 법률 대리인 측에서도 "5년 이상"의 처벌을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안타까운 건 여성이라는 이유로, 특히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만으로 리벤지 포르노 피해를 입은 여성 연예인이 쯔양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팝아티스트 낸시랭은 지난 2017년 12월 왕진진과 혼인신고했으나 2018년 인터뷰를 통해 왕진진으로부터 성관계 동영상을 동원한 리벤지 포르노 피해를 입었으며 지속적인 감금과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이혼 소식을 전했다. 이후 왕진진과 이혼 소송을 진행하는 동시에 왕진진을 상해·특수협박·특수폭행·강요 등 12개 혐의로 고소하며 법정 싸움을 이어온 낸시랭은 2020년 9월 일부 승소 판결로 왕진진과 이혼이 성립됐다. 또 이와 별개로 왕진진은 횡령, 사기, 상해 등의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2019년 11월 세상을 떠난 가수 故 구하라 역시 안타까운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였다. 구하라는 2018년 9월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당시 연인이었던 최 씨와 다투는 과정에서 불법 촬영한 영상을 빌미로 협박 당했다. 최 씨는 매체에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압박했고 구하라는 이를 막기 위해 최 씨 앞에서 무릎을 꿇기도 했다. 이후 구하라는 자신이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임을 고백하며 최 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협박 및 강요 혐의로 고소했다. 최 씨는 징역 1년의 실형을 받고 2021년 출소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작성한 '2021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접수된 피해 사례만 총 18만 8,083건에 육박한다. 초소형, 고도화된 촬영 도구와 솜방망이 처벌이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형 기준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세상 밖으로 나온 피해자에겐 위로와 잊힐 권리가 필요해 보인다.
한편 가로세로연구소의 폭로 영상이 공개된 이후 유튜버 구제역은 자신의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쯔양님의 잊혀질 권리를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하늘에 맹세코 부끄러운 일 하지 않았으며 쯔양님의 곁에서 잊혀질 권리를 지켜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라고 항변했다.
해당 사건에 같이 언급되고 있는 또 다른 유튜버 카라큘라 또한 자신의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두 아들을 걸고 유튜버로서 살며 누군가에게 부정한 돈을 받아먹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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