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부 선수들, 자립심을 길러라!" [ATF U12 국가대항전]

박성진 2024. 7. 1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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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백성규 감독, 안희지, 임연경, 김태희

[안동=박성진 기자] 이번 주 경북 안동에서 열리고 있는 '2024년도 ATF 12세 이하 국가대항전'은 이제 대회 마지막 날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대회 개막일이었던 8일부터 10일 오전까지 계속 비가 오면서 실내코트에서 진행됐던 1~3일차 경기와는 달리, 11일에는 모처럼 해가 나며 야외코트에서 경기들이 순조롭게 열렸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여자대표팀은 김태희(전주금암초), 안희지(탄벌초), 임연경(서울홍연초)로 구성됐다. 김태희와 안희지는 6학년, 임연경은 5학년이다. 국내 여자 초등부 선수 중 손꼽히는 선수들이기에 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한국 여자팀은 최소 3위를 확보하며 오는 9월, 아시아 본선 대회 출전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한국 선수들을 해외 선수들과의 경기를 재미있어 하고 있다. 그간 만날 일이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외국 선수들을 상대해보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이번 대회 막강한 전력을 보이고 있는 중국, 대만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우물 안 개구리'였던 것을 안 것은 어쩌면 가장 값진 경험일 것이다.

여자부 현재까지 순위
1위. 중국 4승 0패 +10
2위. 대만 3승 1패 +8
3위. 한국 3승 1패 +6
4위. 홍콩 2승 2패 0
5위. 마카오 0승 4패 -12
5위. 몽골 0승 4패 -12
중국, 대만, 한국 아시아 본선 출전 확정

이번 대회 한국 여자팀을 이끄는 이는 초등부 지도 경력만 20년이 넘는 백성규 감독(사진)이다. 아시아 본선 출전권을 따냈지만 백성규 감독은 아직 성에 안 차는 듯 했다. "우리(지도자)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정말 많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무엇보다 우리 선수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자립심을 길러줄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백성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여전히 선생님들이 시켜야 하는 경향이 강하다. 더군다나 최근 몇 년 사이 시스템이 모두 학생들을 위한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요즘 아이들이 더욱 수동적으로 변했다. 이러면 실력이 쉽게 늘지 않는다"라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번 대회 출전한 중국, 대만 선수들은 스스로 하려고 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네트 앞으로 달려든다. 현대 테니스는 더욱 공격적으로 변화하는 추세인데, 우리 초등부 선수들은 성적을 위해 수비로 득점을 하려고 한다. 당장의 성적보다 기본기와 실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선수, 지도자, 학부모 모두 알아야 한다"라며 우려했다.

자립심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이지 않을까. 백 감독은 "아니다. 욕심이 있는 아이들은 스스로 더 연습한다. 선생님이 시켜서 하는 훈련과 스스로 하는 훈련은 차이가 크다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요즘에는 스스로 훈련일지를 쓰는 선수들이 드물 정도다"라며 덧붙였다.

지난 1월, 호주오픈 기간 중 만난 GSPDP(그랜드슬램 선수 육성 프로그램, 구 ITF 투어링팀) 로베르타 부르자글리 감독(브라질)도 비슷한 말을 했다. GSPDP에서 수많은 한국 선수들을 지도했던 로베르타 감독은 "유럽 선수들이 잘 하는 이유는 어려서부터 스스로 훈련하는 습관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 남미 선수들은 다르다. 부모, 지도자에게 너무 의존한다"고 말했었다. 주니어 선수들의 자립심 이슈는 한국 지도자나 브라질 지도자나 똑같이 느끼는 것이다.

어린 선수들은 대부분 프로테니스 선수의 꿈을 꾼다. 그리고 그 꿈을 완성하기 위한 첫 걸음을 현재 떼고 있다. 지금부터 프로테니스 선수로서의 습관을 몸에 배일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당장은 힘들고 재미없는 훈련조차도 본인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자양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남들 하는대로만, 선생님이 시키는대로만 하는 테니스로는 '성공적인' 프로테니스 선수의 꿈을 이룰 수 없었다. 그간 한국에서의 사례가 그래왔다.

한편 이번 '2024년도 ATF 12세 이하 국가대항전' 국제테니스대회는 ATF가 올해 신설한 대회로 아직 국제대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은 12세 이하 초등부 선수들을 위한 국가대항전이다. 아시아를 5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 예선을 펼쳐지며, 한국,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몽골 등 6개 국가가 이번 주 동아시아 지역 예선에 나서고 있다.

경기 방식은 기존 ITF(세계테니스연맹), ATF(아시아테니스연맹)의 국가대항전 방식과 똑같은 2단식 1복식 형태다. 풀리그전으로 앞선 단식 두 경기에서 승패가 결정날 지라도 복식까지 모든 경기를 진행한다. 남녀 각 3위까지 9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아시아 본선에 출전할 수 있다.


<김태희>


<안희지>


<임연경>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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