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잡았더니 운전석 ‘텅’… 자율주행 택시 벌금 난감하네
미국에서 운행 중인 구글의 자율주행 무인 택시 ‘웨이모’(Waymo)가 역주행하다 경찰 단속에 걸리는 일이 발생했다.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도로에서 경찰이 신호를 무시한 채 역주행 중인 흰색 차량을 발견해 추격했다. 경찰은 이 차량을 정차시킨 뒤 벌금을 부과하기 위해 운전석으로 향했지만 운전자는 보이지 않았다.
이 차량은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가 운행하는 무인 택시였다. 웨이모 무인 택시는 응급차량이나 사이렌을 감지하면 차를 세우도록 설계돼 있어 경찰의 명령에 따를 수 있었다. 당시 웨이모를 단속한 경찰의 바디캠 영상에는 경찰이 운전자가 없다며 당황해하며 무전으로 연락하는 모습이 찍혔다.
경찰이 택시에 다가가자 운전석 창문은 자동으로 내려갔다. 경찰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택시회사 담당자와 통화가 연결됐다는 로봇 음성이 나왔다. 경찰은 “이 차량이 반대 차선으로 주행했다”고 전하자, 담당자는 “알겠습니다. 바로 확인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경찰은 “차량이 공사 구역을 지나다가 반대 차선으로 갔고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웨이모 측 직원이 현장에 출동해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모는 이에 대해 “이 무인 택시는 일관성 없는 공사 표지판을 인지하고 혼란을 느낀 뒤 반대 차선으로 진입한 것”이라며 “30초가량 주행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택시에는 승객이 탑승하지 않았고, 주변에 다른 차량도 없어서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애리조나주에선 자율주행 무인 택시가 교통 위반을 할 경우 경찰이 이 택시를 소유한 회사에 범칙금을 물게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범칙금을 물긴 어렵다는 게 주 경찰의 입장이다. 경찰은 “컴퓨터에 벌금을 부과할 수 없었기 때문에 추가 조치 없이 사건이 끝났다”고 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은 미국 내에서 자율주행차량 운행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행인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갑자기 끼어든 차량에 일시적으로 대처를 못 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면서 자율주행차량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웨이모 측은 이런 안전 우려에 대해 “자사의 무인 택시가 사람 운전자보다 충돌 사고를 피할 가능성이 3.5배 더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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