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중도 대연정’ 촉구…좌파·극우 모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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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총선 나흘 만에 정국경색을 돌파하기 위해 '공화제 기구'를 반영하는 광범한 정치연합 구성 협상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이번 총선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르네상스' 등 범여권 정당 연합 '앙상블'은 1당 지위를 좌파연합인 '신인민전선'(NFP)에 내줬지만 중도 세력을 모아 새 정부를 구성해 정국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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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총선 나흘 만에 정국경색을 돌파하기 위해 ‘공화제 기구’를 반영하는 광범한 정치연합 구성 협상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현지 언론에 실린 기고에서 지난 7일 끝난 총선과 관련해 “아무도 승리하지 못했다. 충분한 과반수를 확보한 정치 세력은 없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공화제 기구와 법에 의한 통치, 의회 민주주의, 유럽 지향성, 프랑스 독립의 수호를 인정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진지하고 공정한 대화에 나서 굳건한, 말 그대로 다원적인 과반을 구성해 달라고 촉구한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이 총선 결선투표 이후 선거 결과와 관련해 공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마린 르펜의 극우정당 ‘국민연합’(RN)과 장뤼크 멜랑숑의 좌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를 배제한 중도세력들이 나서 새 정부를 구성해달라고 촉구한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르네상스’ 등 범여권 정당 연합 ‘앙상블’은 1당 지위를 좌파연합인 ‘신인민전선’(NFP)에 내줬지만 중도 세력을 모아 새 정부를 구성해 정국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이런 원칙에 비춰 총리 임명을 결정할 것”이라며 “이는 정치 세력이 서로를 존중하면서 차분히 타협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시간을 조금 더 주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그때까지 현 정부는 계속해서 책임을 다하고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멜랑숑 전 대표는 소셜미디어에서 “대통령이 신인민전선을 득표 수나 의석 수에서 맨 앞으로 밀어놓은 이번 선거결과를 인정하는 걸 거부했다”고 맞섰다. 같은 당의 마농 오브리 유럽의회 의원도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쿠데타”라고 꼬집었고, 같은 신인민전선 소속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대표는 “프랑스 국민은 선택을 했다”며 “대통령은 좌파 진영에서 총리를 임명해 공화주의자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극우 진영도 반발했다. 국민연합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마크롱 대통령을 겨냥해 “부끄러운 행위로 극좌세력을 권력의 문에 데려다 놓아 나라를 마비시키더니, 이제 와서 ‘너희 스스로 알아서 하라’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르펜 전 대표도 “내가 제대로 이해했다면, 마크롱 대통령은 사흘 전 자신이 당선되도록 기여한 극좌를 저지하라고 제안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프랑스는 지난 7일 총선 결선투표 결과 하원 의석 577석 가운데 좌파연합인 신인민전선이 182석, 마크롱 대통령의 ‘르네상스’가 포함된 앙상블이 168석, 국민연합과 그 연합세력이 143석, 공화당 및 기타 우파 세력이 60석, 기타 정당이 24석을 얻었다. 좌파 연합이 1당에 올랐지만 누구도 과반의석(289석)을 얻지 못해, 차기 정부는 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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