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포커스] 잘하고 못하고는 별개…KFA 누구는 심층면접-누구는 프리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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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적 비정당성이 분노를 만든다.
대한축구협회(KFA)의 감독 선임 논란이 연일 뜨겁다.
8일 KFA 이임생 총괄이사가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한 브리핑을 했지만, 이는 대중에게 이 급작스러운 결정의 이유를 전혀 설명하지 못했다.
전력강화위원회 구성 후 KFA가 접촉했던 제시 마시를 포함한 감독들, 홍명보 감독과 함께 최종 후보로 거론됐던 다비트 바그너 감독 등은 절처한 심층 면접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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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뉴스] 이형주 기자 = 절차적 비정당성이 분노를 만든다.
대한축구협회(KFA)의 감독 선임 논란이 연일 뜨겁다. 지난 7일 KFA는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으로 홍명보 현 울산 HD 감독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중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2월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KFA가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해 감독 후보군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복수 감독 후보들이 나온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홍명보 감독이 선임된 것이다.
8일 KFA 이임생 총괄이사가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한 브리핑을 했지만, 이는 대중에게 이 급작스러운 결정의 이유를 전혀 설명하지 못했다. 같은 날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인 박주호 위원이 비합리적 의사결정에 대한 폭로를 하며 이슈는 더욱 커졌다. 10일 홍명보 감독도 취재진을 만나 이야기를 했지만 빈약한 논리로 대중들을 설득할 수는 없었다.
현재 축구 팬들이 가장 분노하고 있는 지점은 감독 선임에 있어 잣대가 달랐다는 것이다.
전력강화위원회 구성 후 KFA가 접촉했던 제시 마시를 포함한 감독들, 홍명보 감독과 함께 최종 후보로 거론됐던 다비트 바그너 감독 등은 절처한 심층 면접을 봤다. KFA는 후보들에게 세세한 것을 질문했고, 후보들도 이에 대해 준비하고 진실하게 답변을 했다.
그렇게 해놓고 선임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 5일 울산 HD와 수원 FC전이 끝나고, 이임생 총괄이사가 홍명보 감독 자택으로 찾아갔다. 이임생 총괄이사가 간곡히 부탁해 홍명보 감독이 수락하게 됐다는 것이 본인들도 말한 감독 선임 과정이다.
누구는 방대한 자료를 준비해 심층면접을 하고, 누구는 프리패스로 통과하는 것이 맞을까. 선임된 감독이 알렉스 퍼거슨 감독, 펩 과르디올라 감독 등 역사에 남을 감독이라면 모를까. 홍명보 감독이 경쟁 감독들에 비해 월등하다고도 볼 수 없었다.
여기에 K리그에서 현재 감독직을 수행하는 인물을 빼가면서 팀, 리그, 팬들에게 피해까지 입혔다. 10일 홍명보 감독은 야유를 받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이 맡게 되는 팀이 국가대표팀이라는 것이 더 문제다. 국가대표팀은 각기 클럽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선수들 중 일부만이 선택받아 합류할 수 있는 팀이다. 선수들은 그런 공정하고 치열한 경쟁을 거쳐 발탁됐는데, 프리패스 된 감독의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일까.
물론 홍명보 감독이 K리그 2연패를 비롯해 클럽에서 낸 성과를 재현하며 대표팀에서 잘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가 놓친 후보들이 정작 대표팀에서 성과를 못 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절차적 정당성이 또 한 번 무너졌다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그 책임은 궁극적으로 클린스만 감독 선임 결정을 내렸으며, 현 감독 선임 사태를 이 같이 끌고 온 정몽규 회장에게 있다.
STN뉴스=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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