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도 폭염도 못이기는 KBO리그 흥행열기 OTT 플랫폼이 몰고온 ‘노는 야구 시대’ 이제 “프로야구는 콘텐츠”[SS 포커스]

장강훈 2024. 7. 11. 14:5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시즌 KBO리그 흥행 열기에 기름을 부은 류현진. 유니폼 뒷면 목 부분에 ‘티빙’ 로고가 눈길을 끈다. 사진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장마전선도, 폭염도 KBO리그 흥행 열풍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으로 전반기에만 600만 관중을 돌파(605만7323명)한 KBO리그는 후반기 시작 이후에도 경기당 평균 1만5110명이 ‘직관’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후반기 개막일이던 지난 9일에는 비로 두 경기가 취소됐는데도 4만 7070명이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고, 10일에도 잠실이 매진(2만3750명)되는 등 다섯 경기에서 7만 3813명이 들어찼다. 이틀간 치른 여덟 경기에서 12만 883명이 입장해 야구관람이 대중문화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증명했다.

국내 OTT플랫폼 선두주자인 티빙은 KBO리그 디지털 중계권을 독점하면서 경기영상을 재가공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젊은 팬을 유입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풀인된다. 출처 | 티빙


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개구단 모두 예사롭지 않은 열기에 반색하면서도 원인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알려진대로 20대 여성팬이 급증하며 관람 문화를 바꾸고 있는데, 이들이 즐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새로운 팬이 유입되는 등 선순환 효과를 내고 있다.

때문에 개막 전 크게 비난받은 뉴미디어 중계권 사업자 티빙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기존 스포츠캐이블채널 중계를 그대로 받으므로 중계기술의 혁신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OTT 플랫폼이 가진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젊은 팬의 시선을 머물게 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티빙은 KBO리그 중계뿐만 아니라 쇼츠나 하이라이트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야구팬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까지 플랫폼에 머물게 하고 있다. 사진 | 티빙 홈페이지


더불어 쇼츠나 릴스 등 유튜브나 SNS를 통해 경기 장면을 재가공할 수 있도록 통큰 결단을 내린 게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수가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업계관계자는 “티빙의 일간, 월간 활성화 이용자수(DAU, MAU)가 KBO리그 개막 후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KBO리그 개막 후 이용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KBO리그는 전반기에만 600만 관중을 돌파한 데 이어 후반기 개막 첫 8경기에서 12만명 이상 구장을 찾아 변함없는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KBO리그가 흥행열풍을 이어가자 티빙 측도 구단 티켓 판매 사이트인 티켓링크와 인터파크 등의 자료를 들여다봤다. 여섯 개 구단 티켓을 판매하는 티켓링크는 20대 관중 점유율이 38.1%로 지난해도 5.1%포인트 증가했고, 인터파크 역시 42%를 돌파해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21.8%보다 두 배가량 증가했다.

“디지털 독점 중계를 시작한 티빙이 20대에게 익숙한 플랫폼이라는 점도 20대 팬을 유입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는 게 야구계 분석이다.

티빙 슈퍼매치에서 선보인 투구궤적 시스템 이미지. 제공 | 티빙


티빙은 올시즌 중계를 시작하며 ‘보는 야구에서 노는 야구로 변화’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유튜브나 SNS에 경기장면을 재가공할 수 있도록 규제를 푼 것도 같은 맥락. 덕분에 10개구단은 티빙이 매일 생산하는 45개가량의 쇼츠와 경기별 하이라이트 영상을 활용해 자체 편집 영상을 제작, 구단 유튜브 채널과 SNS에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실제로 티빙은 KBO리그 전반기에만 무료 쇼츠 콘텐츠 3500여 개 이상 생산했다.

KIA 김도영이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KBO리그 올스타전에 앞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쇼츠 등은 젊은 층이 사용 중인 SNS를 통해 좋아하는 구단과 선수 영상을 공유하는 문화로 발전했고, 과거 영상을 재가공하는 채널까지 등장했다. 경기 후 업로드하는 짧은 선수 인터뷰나 하이라이트 필름 등에는 수백수천 개의 댓글이 달리며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확산한다. OTT 플랫폼을 기반으로 KBO리그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대중문화 콘텐츠로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의미다.

야구만 휘파람을 부는 게 아니다. 티빙도 우산효과를 톡톡히 누린다. 모바일인덱스가 3월부터 6월까지 일평균 활성화지수(DAU)를 살펴봤더니 티빙 이용자가 하루 평균 185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8만여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45%가량 증가한 셈이다.

모바일인덱스가 공개한 국내 OTT 일평균 활성화 지수 증감율 표. 출처 | 모바일인덱스


국내 모든 OTT 중 같은 조건을 적용했을 때 이용자 수가 증가한 유일한 사업자인 셈이다.

실제로 월간 활성화 이용자수를 살펴보면 4월 706만명으로 시작해 6월 740만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6월까지 540만여 명에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200만명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국내 1위 OTT 플랫폼으로 꼽히는 넷플릭스가 6월 MAU 1096만명으로 지난해 6월(1274만명)보다 16.2% 감소해 티빙의 약진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눈길을 끈 KBO리그 중계 유료화 이후 수치도 증가세라는 점이 놀랍다. 5월부터 KBO리그 중계 유료화를 시행했는데, 시범경기를 시작한 3월 690만여명에서 개막 후 706만여명으로 증가한 MAU가 유료화인 5월 731만여명으로 4%포인트 상승했다. KBO리그 개막 후 쿠팡플레이가 10%포인트가량 감소(779만여명→702만여명)해 이른바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국내 OTT 월평균 MAU(위) DAU 표. 티빙은 KBO리그 유료화를 시행한 5월 이후에도 증가세를 잃지 않고 있다. 출처 | 모바일인덱스


벌어진 격차는 6월말까지 739만여명(티빙)과 662만여명(쿠팡플레이)으로 벌어져, 오리지널 콘텐츠 등 KBO리그와 K리그로 대표되는 두 OTT 플랫폼의 스포츠 콘텐츠 차이가 만든 결과라는 시각까지 나온다.

스포츠 콘텐츠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OTT도 사활을 걸고 있는 분야다. 연평균 450억원가량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고도 KBO리그 독점 중계권을 따낸 티빙이 흐뭇한 미소를 짓는 것도 이때문이다. 더구나 올해는 ‘전국구’ KIA의 선두질주와 잠실 라이벌의 선전, 젊은 팬이 가장 많이 유입된 삼성의 약진 등 역대급 순위싸움이 더해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