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네는 점수 못 내면 바로 쫓아오니까”···2위 중에서도 KIA가 신경쓴 팀은 바로···[스경x이슈]

김은진 기자 2024. 7. 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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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가운데)가 지난 9일 잠실 LG전에서 6회초 만루홈런을 친 뒤 김도영, 박찬호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최원준(27·KIA)은 올해 LG 상대로 타율 0.474(38타수 18안타)를 기록 중이다. KIA는 물론 리그 전체 타자를 통틀어도 LG에 가장 강한 타자다. 2016년 입단해 데뷔한 이후를 통틀어서도 LG에는 0.320(247타수 79안타)로 잘 쳤다.

지난 10일 잠실 LG전에서도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대활약 했다. 0-2로 뒤지던 9회초 1사 3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쳐 추격 타점을 뽑은 최원준은 연장 10회초 박찬호의 희생플라이로 3-2 역전한 직후에는 2사 1·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상대 실책까지 더해 2점을 더한 KIA는 5-2로 승리했다.

최원준은 경기 뒤 “LG랑 하면 이상하다. 안타가 잘 나온다. 더 긴장해서 집중하니까 그런 거 아닌가 생각한다. 모든 팀들이 좋지만 LG는 수비할 때도, 공격할 때도 긴장된다. 잘 갖춘 팀이고 작년에 우승도 했다. 그래서 LG랑 경기하면 재미있기는 하다”며 “이기고 있어도 뒤집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팀이다. 그런 팀에 이제는 누적 기록이 많아졌는데도 내가 잘 친다는 걸 알고 치니까 더 잘 되는 것 같다”고 했다.

KIA 최원준이 지난 10일 잠실 LG전에서 연장 10회초 2사 1·2루에서 적시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형우(41·KIA)는 지난 9일 LG전에서 5-2로 앞서던 6회초 만루홈런을 쳤다. 극적인 홈런이야 한두번 쳐본 타자도 아니지만 이 홈런 뒤에는 먼저 득점하고 기다리던 타자들과 평소보다 크게 기뻐했다. 최형우는 “LG가 2위 팀이라 그랬던 것 같다. 후반기 시작부터 엄청 중요한 팀과 붙어서 나도 모르게 그랬던 것 같다”며 “LG랑은 항상 너무 힘든 게임을 한다. 점수를 안 빼면 얘네는 무조건 쫓아오는데 마침 점수 차를 그렇게 벌릴 수 있는 홈런이 나와서 좋았다”고 말했다.

KIA와 LG는 올해 최대 라이벌로 꼽혔다. 시즌 전에는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으로 LG가 KIA를 강력하게 견제해야 할 상대로 꼽았다. 5강에 가지도 못한 KIA를 우승후보로 꼽은 것이 최초에는 의문을 샀지만 정확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 KIA는 LG를 가장 적수로 본 듯하다.

KIA는 지난해 6위를 하면서도 우승팀 LG에 9승7패로 상대전적에서 앞섰다. 16경기 중 11경기나 3점차 이내 접전을 치렀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전반기에 만난 9경기에서 KIA가 6승3패로 앞섰다. 9경기 중 6경기가 3점 차 이내에서 결정됐다.

KIA 선수들이 지난 10일 잠실 LG전 승리 뒤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연합뉴스



LG는 지난해 타격 1위의 팀이었다. 타율, 출루율, 장타율 전부 리그 1위로 팀 OPS(출루율+장타율) 0.755를 기록했다. KIA가 팀 타율 0.276, OPS 0.735로 그 바로 뒤에 있었다. 리그의 타격 투톱이 만나다보니 매번 격전이 벌어졌다.

올해는 KIA가 타격 1위다. 팀 타율 0.296에 OPS 0.824로 압도 중이다. LG의 타격은 지난해만 못하지만 그래도 KIA를 만나면 거의 타격전을 통한 접전을 했다. KIA 선수들이 LG를 신경쓰는 이유다. 웬만한 일에는 감흥도 없는 최형우가 만루홈런 치고 펄쩍 뛰며 기뻐하고, 최원준은 “LG라서 집중하니까 더 잘 치는 것 같다”고 할 정도로, LG는 뒤지고 있어도 집요하게 쫓아오는 팀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과 함께 둘의 간극은 벌어지기 시작했다. 첫 3연전에서 2승을 먼저 KIA가 따내면서 상대전적 8승3패를 만들었다. 3.5경기 차였던 LG와 격차도 5.5경기 차까지 만들어 개막 이후 가장 달아났다. 하위권 팀에게 밀리고 와서도 누군가 2위로 따라와 턱밑에서 위협하기만 하면 맞대결에서 때려눕히는 ‘2위킬러’의 위력은 후반기 시작하자마자 LG를 상대로 또 드러났다.

LG 문보경이 지난 10일 잠실 KIA전에서 2회말 선제 솔로홈런을 친 뒤 박동원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연합뉴스



LG는 후반기 해결해야 할 숙제를 이 두 경기에서 고스란히 드러냈다. KIA 선수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던, 승부처를 놓치지 않고 쫓아가는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기에 부진하던 외국인 선발들이 일어나지만 후반기에도 불펜에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10일에는 선발 디트릭 엔스가 7.1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으나 마무리 유영찬의 블론세이브 뒤 역전패 했다. 타자들은 이틀간 득점권에서 22타수 3안타(0.136)로 침묵했고, 역전된 뒤 쐐기타까지 맞자 외야 송구 실책까지 하며 허둥대는 모습으로 이틀 연속 승리를 내줬다.

10일 현재 LG, 두산, 삼성이 나란히 2위다. 모두 치고올라가다가도 KIA와 정면대결에서 막히고 말았다. 지금은 6위인 NC 역시 KIA에게 2연속 스윕을 당하면서 중위권으로 밀려났다.

LG는 유일하게 KIA를 밀어내고 1위에도 올랐던 팀이다. 7~8월은 순위싸움의 절정이다. LG가 별러온 시기이기도 하다. 후반기 첫 맞대결은 서로 팽팽하게 기운을 다퉈야 할 ‘시즌의 승부처’인데 KIA가 가장 경계하는 LG도 그 정면대결을 넘지 못했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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