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연이은 CDO 新무기 공개…신약 개발 파트너 지위 강화
열전도성·용해성 이어 소수성(hydrophobicity) 변수까지 사전 예측
6월 공개 '에스텐시파이' 포함 CDO 플랫폼 6개로 확대…CMO 사업과 선순환 기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O(위탁개발) 플랫폼 기술을 연일 강화하며 신약 개발 파트너로서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18년 사업 출범 이후 관련 플랫폼을 최근 6개까지 확장하며, 고객 맞춤형 서비스 경쟁력에 힘을 싣는 중이다.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4'(BIX 2024)에서 후보물질발굴 플랫폼인 '디벨로픽'의 향상 모델(디벨로픽 3.0)을 공개했다.
디벨로픽은 2022년 10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개한 자체 개발가능성평가(후보물질발굴) 플랫폼이다. 3세대에 해당하는 3.0 버전은 신약 후보물질 발굴 과정에서 소수성(hydrophobicity) 변수를 예측해 개발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임헌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형개발그룹장은 "소수성이 큰 물질들은 잘 가라앉거나 녹지 않아 후보물질 발굴에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데 디벨로픽 3.0에는 해당 부분에 대한 특성을 미리 파악해 맞춤형 공정을 준비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1·2세대가 열 안정성과 용해도 측정에 중점을 뒀다면, 3세대는 탐지 범위를 넓혀 플랫폼 기능을 향상시켰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디벨로픽 3.0 공개를 비롯해 CDO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회사는 2020년 자체 세포주 '에스초이스'(S-CHOice)를 시작으로 2022년 디벨로픽과 이중항체 플랫폼 '에스듀얼'(S-DUAL)을 출시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에스초이스를 활용한 고품질 단백질 물질 생성 임시발현 플랫폼 '에스초지언트'(S-CHOsient)와 글리코실화 분석기반 물질 개발 지원 플랫폼 '에스글린'(S-Glyn)을 선보였다.
'신속하게, 유연하게, 고객을 중심으로'라는 신규 슬로건을 공개한 올해는 지난달 바이오USA를 통해 첨단 배양기술을 적용한 바이오의약품 개발 지원 플랫폼 '에스텐시파이'(S-Tensify)를 공개하며 CDO 플랫폼을 6종으로 확대했다. 이어 이날 디벨로픽 향상 버전까지 공개하는 등 지속적인 기술 최신화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단일항체, 이중항체, ADC, 융합 단백질 등 다양한 물질 개발 수행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바이오의약품 개발 초기 단계 서비스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CDO 사업 규모와 역량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속적 투자는 수주 성과로 연결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 사업 진출 6년 만에 글로벌 상위 10위권 제약사를 포함해 총 116건 이상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고, 이 가운데 34건 가량이 미국·유럽 규제기관 임상승인신청(IND) 허가에 성공했다. 지속적 공정 향상을 통한 기간 단축으로 세포주 개발부터 IND까지 단일 항체는 10개월, 복합 분자는 12개월 안에 지원하는 고속 타임라인을 구축한 결과다.
고객사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개발 공정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CDO 사업의 확장은 현재 사업 주축인 위탁생산(CMO) 사업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고객사 신약이 품목 허가 이후 상업화 단계에 진입할 경우, 개발 단계부터 손을 잡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생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CMO 사업이 현재 회사의 사업 중심축이라면, CDO는 회사가 목표 중인 글로벌 최상위 CDMO 달성을 위한 기반이 되는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연간 60만리터 이상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으로 글로벌 최대 규모 CMO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내년 4월 5공장 완공시엔 총 생산 능력이 78만4000리터까지 확장된다.
활성화 예고 중인 글로벌 신약 개발 투자 흐름 역시 CDO 사업에 힘을 싣는 요소다. 최근 미국 금리인하 전망에 그동안 주춤했던 신약 개발 투자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CDMO 영역 내 경쟁자로 꼽히는 중국 바이오기업에 대한 견제에 국내 기업 수혜가 전망되는 만큼, 해당 기회를 살리기 위한 집중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 그룹장은 "최근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신약 후보 물질 모델을 만들고, 이를 통해 특성을 시뮬레이션 해 예측하는 툴(도구)에 집중하고 있다"며 "해당 분야 역시 조만간 좋은 성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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