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에 태극기 게양대 논란, 결국 원점 재검토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4. 7. 1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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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태극기 게양대를 조성하기로 한 계획을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다.

시는 지난 발표에서 광화문광장에 태극기 게양대가 덩그러니 조성돼 거부감이 생긴 것을 의식한 듯 이번엔 50m·70m·100m 등 다양한 높이로 게양된 태극기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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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 높이 태극기 게양대 설치 계획
지나친 애국주의 비판 일자 철회
오 “전국민 아이디어 모아 재추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건립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이승환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태극기 게양대를 조성하기로 한 계획을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다. 태극기 게양대 구상이 지나친 애국주의라는 논란이 일자 오 시장이 한 발짝 물러난 것이다. 서울시는 시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8월부터 다시 국가상징시설 설계 공모를 추진할 방침이다.

11일 오 시장은 시청에서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기자설명회를 열고 “시민과 전문가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광화문광장을 국민 바람과 뜻이 담긴 의미 있는 장소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광화문광장 내 국가상징시설은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계획 대로 추진한다. 오 시장은 “(국가상징시설이) 꼭 태극기를 소재로 하지 않아도 좋다”며 “전 국민으로부터 아이디어를 받아 조성을 최대한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태극기가 게양된 ‘대형 조형물’과 애국과 불멸을 상징하는 ‘꺼지지 않는 불꽃’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이 같은 구상이 현 광화문광장 디자인과 조화롭지 않고, 지나친 애국주의 발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오 시장은 “광화문광장은 역사와 문화, 헌법상 국가정체성이 응집된 상징 공간”이라며 “그동안 대한민국 헌법상 국가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광화문광장에 이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추진 배경을 밝혔다.

시는 지난 발표에서 광화문광장에 태극기 게양대가 덩그러니 조성돼 거부감이 생긴 것을 의식한 듯 이번엔 50m·70m·100m 등 다양한 높이로 게양된 태극기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제시했다. 또 게양대 주변부에 미디어폴 또는 미디어월을 통해 3·1 독립운동, 6·25 전쟁 등 국난에서 희생된 순국선열을 기리는 방안도 제시했다.

오 시장은 “서울의 랜드마크인 광화문광장에 대한민국 자유와 번영의 밑거름이 된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을 기념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것”이라며 “시 홈페이지 등 별도 의견 수렴 창구를 만들어 아이디어를 받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행정안전부가 공식 지정한 국가 상징인 태극기, 애국가, 무궁화, 나라문장, 국새 등을 상징물로 활용 방안도 언급했다. 다만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지 말자는 의견이 제시될 경우도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시는 관계 부처와의 소통 부족 문제도 개선해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국가보훈부, 국토부 등과 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시는 국가상징물 조성과 관련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올 8월~11월 설계 공모를 추진한 뒤 내년 4월까지 기본·실시 설계 후 2025년 12월 준공할 계획이다.

차희성 아주대 건축학과 교수는 “광화문광장에 새로운 상징물을 조성할지, 또는 공간을 비워 개방감을 제공할지 등은 시민 의견 수렴을 통해 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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