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록] 삼성 VS HDC 남영2구역 격돌… "클린수주 목표"

김노향 기자 2024. 7. 1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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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7000억원'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개발 호재 기대
[편집자주] [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남영2구역은 지하철 1호선 남영역과 4호선 숙대입구역 인근 1만7659㎡를 재개발해 최고 34층 아파트 565가구와 오피스텔 80실, 복합청사, 업무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자료 제공=서울시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공사 원가율이 상승하며 서울 알짜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들도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서울 용산구 '남영동 업무지구 제2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남영2구역)의 시공사 수주전에 업계 1위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쟁 입찰이 성사되며 이 같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총사업비 7000억원 규모의 남영2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두 시공사는 조합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최근 건설업계가 경쟁 입찰을 회피하려 한 움직임과 대조됐다. 서울시가 주도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정부의 용산공원 조성, 한남뉴타운 등 민간 재개발 사업의 연계 수주를 목표로 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남영2구역 골목 /사진=김노향 기자


상권 침체로 폐업 속출… "조합원 클린수주 의지"


남영2구역 골목 /사진=김노향 기자
남영2구역은 지하철 1호선 남영역과 4호선 숙대입구역 인근 1만7659㎡를 재개발해 최고 34층 아파트 565가구와 오피스텔 80실, 복합청사, 업무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주택가가 없는 역세권 업무지구로 현재 식음료 업종이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지하철 역이 가까운 대로변 상권임에도 적지 않은 매장들이 폐업한 상태다.

조합은 오는 8월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남영2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 두 곳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수페루스'라는 단지명과 총공사비 6614억원을 제안했다. 이는 HDC현대산업개발의 6759억원보다 145억원 낮은 액수다. 사업촉진비 1120억원 지원도 약속했다. 조합원당 10억원씩 지원받을 수 있을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글로벌 설계사 '아르카디스'와 협업해 커뮤니티와 평면 특화설계를 적용키로 했다. 조합원 분양분인 고층에는 용산공원 조망이 가능한 프라이빗 테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아파트 3개 동을 스카이브리지로 연결해 남산과 용산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설계를 제시했다.
삼성물산 '래미안 수페루스' 조감도 /사진 제공=삼성물산
삼성물산은 공사 수익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정비사업 시장에서 선별 수주를 하고 있지만 이번 경쟁에선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용산 랜드마크 단지인 '래미안 첼리투스'와 '래미안 용산 더센트럴'을 시공했고 한남4구역과 남영2구역 외 기타 업무지구의 연계 수주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당사는 출혈 경쟁을 지양하고 클린수주의 의지가 강하다. 조합원들의 방향성과 일치하는 부분이 수주를 결정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 "2년2개월 동안 공사비 증액 안할 것"


'트리니티 아이파크'/사진 제공=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도 올해 재개발 사업에서 단독 수주 성과가 없었다. 대형 건설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용산구에 본사가 위치한 HDC현대산업개발은 남영2구역에 특별히 공을 들였다는 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이파크몰과 용산병원 부지 개발사업, 용산역 광장 등 여러 개발사업을 추진해왔고 아이파크 브랜드를 통해 용산의 주거·상업시설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업계 1위 삼성물산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2년간 물가 변동 없는 '확정 공사비' 6759억원을 제시했다. 공사비 산출 기준 시점은 2026년 8월이다.

통상 공사비 산정 시점은 입찰 마감일을 기준으로 정하지만 최근 수년간 물가 폭등으로 공사비 상승 분쟁이 잇따르며 반영 시점을 최대한 미뤘다. 삼성물산보다 공사비가 높지만 입찰 후 약 2년2개월 동안 공사비를 증액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단지명은 '트리니티 아이파크'로 제안했다. 용산 개발의 3대 축으로 손꼽히는 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 남산으로부터 이어지는 남영동을 삼각형으로 이어 정점의 의미를 담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설계는 글로벌 설계그룹 SMDP와 협업한다. 상업시설은 글로벌 부동산컨설팅그룹 '세빌스'가 담당한다. 롯데월드타워와 인천국제공항 구조설계에 참여한 'LERA'와도 협력한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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