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상품 출시 1년째 존재감 '제로'…외면받는 코스닥글로벌

최성준 2024. 7. 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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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출시 1년간 순자산 감소세…선물지수 거래량도 저조
코스닥글로벌 편입 인센티브 부족… "이점 느끼기 어려워"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이하 코스닥글로벌)의 연계상품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코스닥글로벌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상장 1년간 자금이 오히려 줄었다. 올해 거래를 시작한 지수 선물 거래는 하루 200계약 체결도 버거운 상태다.

이처럼 인센티브로 마련한 연계상품 모두가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편입 기업 입장에서도 코스닥글로벌 지정으로 얻는 이점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역성장한 코스닥글로벌 ETF…자금유입 효과 '미미'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글로벌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코스닥글로벌', 'TIGER 코스닥글로벌', 'KOSEF 코스닥글로벌'의 지난 10일 기준 순자산총액은 각각 120억원, 61억원, 89억원이다.

3개 ETF의 순자산총액 합계는 270억원으로,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 한 종목의 순자산총액 8544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다른 코스닥150 ETF인 'TIGER 코스닥150'의 순자산(1039억원)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상장 이후 자금도 꾸준히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해 6월 29일 상장한 KODEX 코스닥글로벌과 TIGER 코스닥글로벌은 각각 500억원, 100억원의 신탁원본액(자본금)을 가지고 시장에 상장했다. 그러나 투자자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순자산이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24일 보다 늦게 상장한 'KOSEF 코스닥글로벌'만이 75억원에서 89억원으로 순자산 늘리기에 성공했지만, 전체적인 규모는 여전히 작은 상태다.

코스닥글로벌, 코스닥150 ETF 비교

거래량도 부진하다. 지난 10일 기준 60일 평균 거래량을 살펴보면 KODEX 코스닥글로벌은 약 900주 거래됐으며, TIGER 코스닥글로벌은 약 500주, KOSEF 코스닥글로벌은 약 200주 거래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150 ETF가 약 823만주, 28만주 거래된 것과 비교되는 수준이다.

코스닥글로벌은 1500개 이상의 기업이 상장한 코스닥시장 안에서 우량기업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기업지정제도다. 50개 내외의 소수 우량기업을 모아 코스닥시장의 가치를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었다. 시가총액 등 시장평가와 영업이익, 매출액 등 경영 성과를 확인할 뿐만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의 기업 지배구조 등 경영 투명성 요건까지 고려해서 선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지정기업이 되기 위한 요건 수준이 높은 만큼 한국거래소는 각종 인센티브를 마련했다. 코스닥글로벌 기업에 자금이 유입할 수 있도록 지수 관련 연계상품을 출시하고 해외 IR활동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지수 관련 연계상품인 ETF가 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준비한 인센티브 중 하나였던 자금유입 효과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를 통한 개별 종목으로의 자금유입 효과는 상품 순자산총액이 늘어나면서 커진다"라며 "인기가 없어 규모가 작아진 ETF를 통해서는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물지수 거래도 저조…"코스닥글로벌 혜택 느끼기 어렵다"

코스닥글로벌 연계상품에 대한 시장의 외면은 선물지수 거래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4월 22일부터 코스닥글로벌 선물지수 거래를 시작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선호하는 위험관리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투자수요를 증가하기 위해서다.

코스피200, 코스닥150, 코스닥글로벌 9월물 선물지수 거래량 비교

다만 선물지수 거래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9월물 코스닥글로벌 선물지수의 지난 3일 거래량은 52계약에 불과했다. 같은 날 9월물 코스닥150 선물지수가 8만8434계약, 9월물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26만1528계약 거래된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기간을 늘려 지난 6월 1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1개월간의 거래량을 살펴봐도 코스닥글로벌 선물의 일평균 거래량은 221계약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150 선물의 일평균 거래량은 5만4173계약, 코스피200 선물의 일평균 거래량은 21만1423계약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선물지수 거래는 최근 월물의 거래량이 가장 활발하다. 다만 다음 월물 거래의 수요도 조금씩이나마 존재한다. 그러나 코스닥글로벌 선물지수는 12월물, 2025년 3월물, 2025년 6월물 모두 거래가 한 번도 체결되지 않았다.

모든 연계상품이 시장에서 외면받으면서 사실상 코스닥글로벌에 편입한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자금유입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이러한 점에서 코스닥글로벌 편입 기업도 기업에 지정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이 크게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출범 당시 코스닥글로벌에 편입해 있던 기업의 관계자는 "코스닥글로벌 편입으로 받았던 특별한 혜택은 느끼기 어려웠고 연계상품을 만든다고 했지만 잘 안됐던 것 같다"며 "지난해 말부터 공시 영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해 준 것 외에는 큰 도움이 된 것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마이너스가 된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2년 코스닥글로벌 출범 당시 한 우량 코스닥기업은 코스닥글로벌에 지정돼서 얻을 수 있는 이점보다 유지요건을 충족하는 어려움이 더 크다는 점에서 지정되기를 꺼리기도 했다"며 "이제 1년반이 지났는데 여전히 코스닥 기업이 코스닥글로벌에 지정돼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딱히 없어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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