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AI 영화 시대…48시간 만에 한 편 '뚝딱'
[EBS 뉴스12]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카메라나 배우 없이 영화를 만드는 일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최신 기술을 이용하면 겨우 이틀 만에 5분짜리 단편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요.
황대훈 기자가 제작 현장을 다녀와 봤습니다.
[리포트]
인류가 멸망한 지구, 컨베이어 벨트에서 탈출한 계란의 모험이 시작됩니다.
폭포를 지나고 강을 건너 지구에 남아 있는 마지막 생명을 찾아 나서는 겁니다.
모두 실제가 아닌 인공지능 기술로 만든 영상입니다.
지난주 출시된 최신 동영상 생성 AI 모델을 이용했는데, 인공지능을 처음 다뤄보는 대학생들도 48시간 만에 5분짜리 단편 영화를 완성했습니다.
인터뷰: 고은샘 2학년 /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포인트 오브 뷰'라고 한 특정한 물체의 시선을 따라가는 샷을 많이 활용을 했는데 그러한 샷을 구현하는데 상당히 효과적이어서…."
전기료 이외에는 어떤 비용도 들지 않아서 영화 제작의 문턱을 크게 낮췄습니다.
인터뷰: 장영해 미술작가
"진짜 비용 절감이 엄청나게 큰 것 같아요. AI는 1초 만에 만드는데 그거를 드론으로 띄워서 찍으려면 뭐 하루에 50만 원 이상 드니까요."
공사장 소음을 견디지 못한 벌레들이 인간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벌레들이 한데 뭉쳐 거대한 형상을 이루는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그동안 예산 부족으로 한국 영화가 시도하기 어려웠던 대규모 연출이 가능해질 거라는 기대가 큽니다.
인터뷰: 홍순섭 연극 연출가
"한국 영화에서 쉽게 보지 못할 법한 장면 같은 거 있잖아요. 뭐 진짜 헐리우드 SF영화 히어로물 같은 데서나 볼 법한 쉽게 구현 할 수 없는 장면들은 오히려 쉽게 쉽게 나오는 것 같고…."
다만 생성형 AI가 만능은 아닙니다.
원하는 영상을 만들어 내려면 나름의 노하우도 필요합니다.
인터뷰: 홍순섭 연극 연출가
"딱 뚜렷하게 어떤 원하는 장면이 있을 때 연출적으로 이게 딱 구현시키려고 할 때는 마음대로는 잘 안되는 것 같더라고요. 사람 마음이 다 다른 것처럼 AI랑 저희 마음은 다른 것 같아요."
하지만 연출가가 미처 상상하지 못한 이미지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상상력의 한계를 넓혀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인터뷰: 장영해 미술작가
"AI는 내가 무엇 무엇을 보고 싶어 했을 때 이 친구가 만들어 준 다른 텍스처나 다른 조형적인 것들이 있거든요. 그 화면의 조형미가 완전 달라지는데 거기서 선택할 수 있어서 되게 다른 작업 같아요."
생성형 AI 영화 제작자들은 앞으로 1년 안에 극장에서 돈을 주고 볼 수 있는 영화가 나올 거라고 전망합니다.
기술은 이미 충분한 수준에 도달한 만큼, 인공지능 영화의 성공 가능성은 스토리에 달렸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데이브 클락 생성형 AI 영화감독
"사람들은 픽사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서 '굉장히 좋은 영화를 봤다'라고 합니다. 스토리가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어떤 기술로 만들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생성형 AI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생성형 AI가 일자리를 없애거나 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릴 거라는 우려도 나오지만,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시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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