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계 키다리아저씨' OK금융-HSBC, 홍콩서 대결벌인 사연은

신중섭 기자 2024. 7. 1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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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럭비 챔피언십' 한국-홍콩 대결서 눈길
OK금융그룹, 인지스포츠 도약위해 다각도 후원
HSBC, 인종·성별 차별없는 '포용성' 전파에 중점
지난달 22일 홍콩 풋볼 클럽 경기장에서 진행된 ‘2024 아시아럭비 챔피언십’ 대한민국과 홍콩과의 경기 모습. 사진 제공=아시아 럭비 연맹 페이스북 캡처
[서울경제]

럭비계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후원을 이어나가고 있는 OK금융그룹과 HSBC(홍콩상하이은행)이 만났다. 지난달 22일 홍콩에서 열린 ‘2024 아시아 럭비 챔피언십’ 3차전 대한민국과 홍콩 간의 경기에서다.

치열한 공방전 속에 팬들의 눈길을 끈 건 양 국가대표팀 유니폼에 새겨진 후원사 로고였다. 대한민국 대표팀 유니폼에는 ‘OK금융그룹(한국)’이, 홍콩 대표팀 유니폼에는 ‘HSBC(홍콩)’ 로고가 각각 새겨져 있어 마치 금융그룹 간 대결로도 비춰지며 럭비인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OK금융그룹은 ‘럭비 불모지’라 불리는 대한민국에서 비인지 스포츠로 취급 받는 럭비를 인지 스포츠로 도약시킬 기반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후원 사업을 전개 중이다. 이같은 OK금융그룹의 럭비계 지원은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럭비 사랑에서 시작됐다. 최 회장은 학창시절 7년간 럭비 선수로 활약했으며 현재는 제24대 대한럭비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뼛속까지’ 럭비인이다. 특히 그는 럭비를 통해 배운 원팀(One-Team) 정신과 협동·인내·희생 등 3대 럭비 정신을 그룹의 경영철학으로 삼을 만큼 럭비에 진심인 인물로 유명하다.

OK금융그룹은 2016년부터 국내 유일의 ‘럭비선수 특채’도 8년째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국내 금융사 최초의 럭비 실업구단인 ‘OK 읏맨 럭비단’을 창단해 열악한 국내 럭비 환경 속에서 새 활로를 열어주는 역할을 했다.

특히 OK 읏맨 럭비단은 창단 당시부터 남다른 구단 운영 모토로 럭비계 주목을 받았다. OK금융그룹은 선수들이 직장인으로서 본연의 과업을 수행하면서도 일과 후나 주말 등의 시간을 활용해 럭비선수로서 활약하는 일하는 럭비선수’를 모토로 럭비단을 운영 중이다. 이는 젊은 선수들이 생계 걱정 없이 운동에 전념하며 선수로서 꿈을 펼쳐나가고 직장인과 럭비선수로서 쌓은 경험을 양분 삼아 사회구성원으로서도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럭비 꿈나무 육성과 교내 럭비 교육 활성화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중·고등학교 럭비부가 훈련 및 지도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OK!중·고 럭비 장학금’ 지원에 나섰으며 2022년부터는 ‘OK금융그룹배 럭비 고교동창 노사이드 채리티 매치’를 개최해 유망주 육성을 위한 장학금 조성해왔다. 또한 ‘운동하는 엘리트 학생’ 육성을 목표로 대한럭비협회의 고교 럭비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 중인 자율형사립고, 국제학교들 간 정기 교류전인 ‘코리아 럭비 아이비 리그’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홍콩 풋볼 클럽 경기장에서 진행된 ‘2024 아시아럭비 챔피언십’ 대한민국과 홍콩과의 경기 모습. 사진 제공=아시아 럭비 연맹 페이스북 캡처

최 회장은 대한럭비협회장 취임 이후 대중이 럭비 관련 소식을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언론 뿐 아니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통 플랫폼을 대폭 확대하고 럭비송·웹툰·애니메이션 등 럭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도 힘썼다. 특유의 추진력으로 개혁을 추진하면서 국내 럭비계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이다.

2022년에는 기존 코리아 럭비리그를 ‘코리아 슈퍼럭비리그’로 새단장하며 주말리그제와 용병 트라이아웃, 리그 첫 관람 유료화 등 새로운 시도로 경기 관람의 즐거움을 더했다. 이 밖에도 △사상 최초 국가대표 상비군 신설 △국가대표 선발시스템 개선 △국내외 전지훈련 확대 등 국제대회 경기력 향상 등을 도모했으며 최근에는 SBS 럭비 드라마 ‘트라이(Try)’에 이어 넷플릭스 ‘최강럭비’ 제작까지 성사시키며 한국 럭비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반면 유럽 최대 금융그룹 HSBC는 성별이나 인종에 따라 차별 받지 않는 ‘포용성’의 가치를 알리는 스포츠로서 세계 곳곳에서 럭비 후원을 이어나가고 있다. 서울 중구에 자리한 HSBC한국법인 본사는 사거리를 하나 두고 OK금융그룹 본사와 마주보고 있기도 하다.

HSBC는 1865년 홍콩에서 설립돼 1991년 본사를 럭비 종주국인 영국으로 옮긴 이후, 럭비 관련 스포츠 후원 및 마케팅 사업을 적극 전개 중이다. 특히 지난 2010년부터 15년째 남자 7인제 럭비 국가대항전 최상위 대회인 ‘SVNS(옛 월드 럭비 세븐스 시리즈)’를 후원 중이다. 2014년부터는 SVNS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 대회 공식 명칭에 HSBC(HSBC SVNS)가 들어갈 만큼 7인제 럭비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여자 럭비 저변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201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여자 럭비 월드컵 세븐스를 후원하고 여자 7인제 럭비의 정점에 있는 ‘HSBC 우먼스 SVNS(HSBC Woman’s SVNS)’의 지역단위 대회 수와 총 경기 수를 남자 선수들이 뛰는 HSBC SVNS와 동일한 규모로 확대했다.

체육계 관계자는 “다양한 기업들이 럭비와 같이 잠재력이 있는 비인지스포츠 종목을 찾아 저변 확대를 지원하고 이 과정에서 기업의 가치와 이미지를 전하는 브랜딩 스토리를 써내려간다면 마케팅 측면에서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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