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고려대 '다군'을 뽑는다고?…'가·나·다' 뭐길래

이지희 2024. 7. 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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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열린 고려대 입학처장간담회에서 정환 입학처장이 2025학년도 고려대 입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지희 기자)

최근 고려대가 정시모집에서 다군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고 발표해 관심을 끈다. 고려대 정시 최초의 다군 모집이자, 가·나군에 비해 주요 대학의 선발이 많지 않았던 모집군이기 때문이다. 가·나·다군은 왜 중요할까. 그 의미와 이유에 대해 분석해봤다.

정시 지원 시 주목해야 할 가·나·다

각 대학은 정시모집에서 가·나·다군으로 나눠 학생을 선발한다. 가·나·다군을 나누는 기준은 전형 기간이다. 3개 모집군 기간이 겹치지 않도록 나뉘어있다. 2024학년도 모집군별 전형 기간을 살펴보면 가군은 2024년 1월 9일부터 16일까지, 나군은 1월 17일부터 24일까지, 다군은 1월 25일부터 2월 1일까지 진행됐다.

수험생은 가·나·다군에서 1개씩 총 3개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가군 주요 대학은 고려대와 연세대가 있다.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대학들이지만, 같은 군에 있어 두 대학 중 한 곳을 골라 지원해야 한다. 서울대와 서강대도 나군에 단독으로 위치했다.

같은 학교이면서 모집군을 달리해 지원받기도 한다. 전공 혹은 전형별로 모집군을 다르게 배치한 경우다. 2024학년도 정시모집에서 경희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은 가·나군으로 분할 모집했다. 성균관대, 건국대, 중앙대 등은 가·나·다군으로 나눠 모집했다. 이런 경우 모집군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대학으로 중복 지원 가능하다.

고려대 ‘다군’ 최초 신설은 어떤 의미

고려대는 2025학년도 입시부터 무전공제인 학부대학 신입생 36명을 다군에서 선발한다. 정환 고려대 입학처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려대와 연세대가 같은 모집군에 있기 때문에 수험생이 동시에 지원하지 못했다”며 “크게 보면 학생에게 기회를 더 많이 주자는 차원에서 선택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수험생에게 선호도가 높은 서울 주요 대학은 주로 가군과 나군에서 선발한다. 같은 모집군에서 중복 선택이 불가능해 최상위권 학생들의 대학 선택 시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대학도 이 부분을 고려해 모집군 선택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2022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가 가군에서 나군으로 이동하면서 나군에 있던 고려대와 연세대가 가군으로 모집군을 변경했다.

그러나 2025학년도 입시 판도에 변화가 예고됐다. 고려대를 비롯해 서강대 인문학기반자유전공(47명), AI기반자유전공(35명), 한양대 한양인터칼리지학부(60명) 등 상위권 대학이 다군으로 진입하면서다. 눈에 띄는 점은 이들 모두 무전공 확대에 따라 신설된 자유전공(학부)이란 점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대학이 그동안 꺼렸던 다군에 일부전공이나 학부를 넣은 것은 전략상 측면도 있지만 상위권 학생의 지원 확대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라며 “자유전공이 많이 들어오긴 했지만 경쟁력 있는 일반학과도 들어와 있기 때문에 경쟁률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다군이 주요 모집군이 아닌데도 대학에서 무전공 유형을 다군에 신설한 것은 대학도 어떤 학생들이 지원할 것인지 예측이 어렵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다군을 신설함으로써 고득점자가 특정학과와 무전공 중 선택할 때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주력 모집군 지원 가능성을 높이려는 포석도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모집군 없는 대학도 있다고?

이런 셈법에서 자유로운 대학도 있다. KAIST·UNIST·DGIST·GIST·KENTECH 등 이공계특성화대학은 모집군 제한이 없다. 이들 대학은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대학으로 '군외 모집' 대학으로 불린다. 일반대가 정시 모집군에 따라 지원 제한, 이중 등록 금지규정 등을 적용받는 것과 달리 모집군 제한 없이 모집을 받는다. 또한 수시 6회 제한도 받지 않는다.

특수한 목적을 갖는 대학도 모집군 적용을 받지 않는다. 전문대, 산업대(청운대, 호원대), 육군·해군·공군사관학교, 경찰대, 전통문화대 등도 복수 지원 금지 및 이중 등록 금지에 해당하지 않아 군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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