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도 이래서?…퇴근 후 소파 직행, 리모컨 집었던 직장인들 깜짝

박정렬 기자 2024. 7. 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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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2시간 이상 누워서 TV를 보거나 업무 시간 외 컴퓨터 사용을 멈추는 것만으로도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비만을 막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활 습관 개선에 따른 비만 예방 효과는 유전적 위험도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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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삼성서울병원 원홍희 교수 연구팀, 美 국제 연구
"유전적 비만, 생활 습관 개선으로 극복할 수 있어"


하루에 2시간 이상 누워서 TV를 보거나 업무 시간 외 컴퓨터 사용을 멈추는 것만으로도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비만을 막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활 속 작은 변화가 '비만 유전자'의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 원홍희 교수와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김민서·심인정 연구원 연구팀은 하버드의대 애밋 케라(Amit V. Khera) 교수팀과 함께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33만 8000여 명의 유전체 및 생활 습관 정보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와 관련된 유전 변이를 종합해 비만에 대한 유전적 위험도를 계산했다. 또 신체활동, 식이, 좌식 생활, 음주, 수면 등 5가지 생활 습관 요인을 점수화해 건강한 생활 습관 점수를 산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유전적 위험도가 높고 건강하지 않은 생활 습관을 가진 사람들의 비만 위험이 가장 높았다. 유전적 위험도가 낮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진 사람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비만 위험도가 3.54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유전적 위험도가 높더라도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면 비만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고위험군이라도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경우 비만 위험이 2.16배로 떨어졌다. 중등도 위험을 가진 사람이 나쁜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2.63배)와 비교해서도 더 낮은 수치다.

유전적 위험도가 높을 수록 생활습관에 따라 비만 위험 차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삼성서울병원


생활 습관 개선에 따른 비만 예방 효과는 유전적 위험도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적 위험도를 나타내는 점수를 기준으로 75세까지 비만이 될 확률(%)을 예측했을 때 하위 5%는 8.5%가 차이 났지만, 상위 5%에서는 22%까지 벌어졌다.

특히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2시간 이상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경우 비만 위험 증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이어 낮은 신체활동과 부적절한 식단이 비만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건강한 생활 습관이 심혈관계 질환 등 비만 관련 15개 질환의 발병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아울러 밝혔다. 연구팀은 "비만 환자들이 생활 습관의 모든 측면을 동시에 개선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좌식 행동 감소와 같은 특정 요인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추천했다.


김민서·심인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유전적 소인과 생활 습관이 독립적으로, 또 상호작용을 통해 비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유전적 위험이 높은 사람일수록 건강한 생활 습관의 실천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원홍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비만 예방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공동 연구의 결실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의 중견연구 지원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해당 논문은 대사질환 분야 국제 학술지인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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