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철학의 동생이자 영감의 보고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2024. 7. 1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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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새벽에 잠이 깨자마자 오늘의 일정부터 살핀다.

몇 년 전 리더의 영감을 위해 문사철(文史哲)로 대변되는 인문학 강연이 유행했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저자 유홍준 박사,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쓴 동양철학자 최진석 박사, 『인문학은 밥이다』 저자 김경집 박사 등 내로라하는 인문학자들이 '값비싼' 조찬강연회에 초빙되느라 정신없을 때 자연과학자들은 통섭과 융합을 강조하며 균형 있는 지적 탐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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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를 위한 북(book)소리]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리더는 새벽에 잠이 깨자마자 오늘의 일정부터 살핀다. 수첩에 빼곡한 일정마다 어떻게 풀고, 성사시킬지 구상하며 출근에 나선다. 쉽게 풀리는 문제가 있는가 하면 꼬일 대로 꼬여 머리가 지끈거리는 문제도 있다.

이럴 때마다 간절히 고민하는 것이 ‘무릎을 탁 치는 통찰, 영감(靈感)’이다. 그러나 영감의 보고는 풍부한 지식, 다방면으로 아는 게 많으면 생각의 실마리도 엉뚱한 곳에서 기막히게 떠오른다. 학자들은 이를 우아하게 ‘통섭(通涉)과 융합(融合)’이라 한다.

몇 년 전 리더의 영감을 위해 문사철(文史哲)로 대변되는 인문학 강연이 유행했었다. 경제, 경영, 사회, 정치 등 당장의 현실에 필요한 지식에 치중하는 리더에게 사유의 높이와 넓이를 확장하라는 주문이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저자 유홍준 박사,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쓴 동양철학자 최진석 박사, 『인문학은 밥이다』 저자 김경집 박사 등 내로라하는 인문학자들이 ‘값비싼’ 조찬강연회에 초빙되느라 정신없을 때 자연과학자들은 통섭과 융합을 강조하며 균형 있는 지적 탐구를 요청했다. 『101화학』은 그러한 자연과학자들의 요청에 매우 강한 설득력을 더해주는 과학교양서다.

사실 철학과 자연과학이 명확하게 선을 긋는 현대와 달리 근대까지는 둘 사이에 구분이 없었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와 피타고라스는 논리학과 수학으로 자연과학의 기반을 닦았고, 근대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카르트 역시 광학, 기상학, 기하학 등 자연과학의 대가였다. ‘

신이 인류에게 보낸 선물’이었다는 뉴튼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밝힌 책의 제목은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프린키피아, Principia)였다.
상온에서 녹기 쉬운 아이스크림을 포장할 때 드라이아이스를 함께 넣어주는데 드라이아이스는 얼어붙은 이산화탄소(CO)다. 고체 이산화탄소는 녹아도 액체가 되지 않고 바로 기체가 돼버린다. 압력이 높으면 액체로 변할 수 있으나 지구상의 자연 압력인 1기압으로는 어려워 실험실에서나 액체 이산화탄소를 볼 수 있다.

한겨울 삭풍과 폭설에도 덕장에서 명태가 말라 황태가 되는 것 역시 같은 원리가 작용하는 탓이다. 중간 물질인 액체가 귀한 드라이아이스형 인재(人才)는 어지간한 압력(?)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언제 기체가 돼 날아가버릴지 모른다.

MSG는 맨 처음 ‘아지노모토(味の素 맛의 근본)’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건너왔다. 원래 이름은 글루탐산나트륨(monosodium glutamate)으로 글루탐산이라는 아미노산에 나트륨을 첨가해 가루 형태로 만든다. 글루탐산은 자연물질로 원래부터 인류가 섭취해왔다. 나트륨이 첨가돼 있기는 하나 우리가 평소 먹는 나트륨 양에 비하면 그리 걱정할 게 아니다.

된장, 고추장처럼 만드는 방법 역시 사탕수수 원료를 미생물로 발효시키므로 화학적 생산도 아니다. MSG를 넣었을 때 먹는 기쁨이 더욱 커진다면 그냥 넣으면 되는 것인데도 ‘MSG는 화학조미료라 건강에 안 좋다’는 편견이 여전히 존재한다.

조직 역시 잘 돌아가려면 적정량의 MSG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 다른 측면에서 알고 보면 산소(O) 같은 존재인데 리더의 ‘쓸데없는’ 편견으로 MSG 취급받는 인재가 진가를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온라인 주문과 택배시스템으로 인해 오프라인 상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지방과 소도시일수록 더욱 심하다고 한다. 그러나 ‘질량불변의 법칙’ 관점으로 문제 해결에 접근하면 거시적 매출의 총량은 같으므로 어디엔가 헤쳐나갈 길은 분명히 존재하지 않을까? 아니면 뉴튼의 운동법칙 중 ‘관성의 법칙’에서 벗어나 ‘작용반작용의 법칙’ 관점에서 돌파구를 찾아볼 수도 있지 않을까?

▲『101 화학』 정규성 지음 / 푸른들녁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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