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부터 美 F-16이 러시아군 공격, 숫자-범위 한계
60~80대 이전 계획. 우크라는 128대 필요
러시아 자극할까 국경 못 넘게 작전 범위 제한
나토 내 재고 고갈 걱정...장착할 폭탄도 모자라
[파이낸셜뉴스] 미국산 ‘F-16’ 전투기가 올 여름부터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러시아군과 싸울 예정이다. 전투기를 기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은 F-16 투입이 전황을 바꿀 수준은 아니라면서 우크라가 러시아 본토 공격에 F-16을 쓰지 못하게 제한을 걸었다.
같은날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나토 행사에서 “해당 전투기들인 이번 여름에 우크라 상공을 비행하면서 우크라가 러시아의 공세에 맞서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나토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가 기부 받는 F-16이 총 80대라고 전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일단 60대의 전투기가 우크라로 넘어간다고 주장했다.
2022년부터 러시아의 침공을 막고 있는 우크라는 반격을 위해 제공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우크라는 서방 세계에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이미 수천대가 생산되어 나토에 재고가 많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는 F-16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제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고급 무기를 다른 국가에 수출하거나 조종 방법을 알려줄 때 기술 보안 등을 이유로 엄격한 규제를 적용한다. F-16을 도입한 국가는 조종 훈련이나 무기 자체를 제3국에 이전하려면 최초 제작국인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국은 지난해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F-16을 수입한 국가들이 우크라 조종사에게 조종 훈련을 해도 된다고 승인했다. 이에 따라 덴마크와 네덜란드는 같은해 8월부터 조종사 훈련에 착수했다. 같은달 미국은 동맹들이 조종사 훈련 종료 시점에서 F-16 전투기를 우크라에 제공해도 된다고 허락했다.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벨기에 등 일부 나토 국가들은 자국에서 쓰던 F-16 전투기들을 우크라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8월 발표에서 직접 우크라 조종사를 훈련한다고 알렸다.
이와 관련해 에스펜 바스 에이드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F-16이 “전황을 바꾸는 무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크라가 F-16으로 러시아의 공세를 막고 러시아 내부를 겨냥한 공습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지난 5월에 우크라가 미국산 무기로 러시아 본토의 일부 표적을 공격해도 된다고 허용했다.
그러나 WSJ에 따르면 전투기를 기부하는 일부 국가들은 러시아와 전면 충돌 및 나토 내 재고 유지를 위해 F-16 사용 범위나 무장 폭에 제한을 걸었다. 30대를 기부하는 벨기에의 알렉산더르 더 크로 총리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자국이 기부한 F-16은 우크라 영공에서만 활동한다고 말했다. 6대를 기부하는 노르웨이는 기부된 F-16의 러시아 영공 진입을 금지한다고 알려졌다. WSJ는 미국산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AIM-120 암람’을 언급하며 많은 나토 국가들이 일부 무기의 경우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우크라에 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우크라에 제공되는 F-16들이 “임무 수행에 필요한 것들을 갖출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나토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에 도착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9일 "우리에게 필요한 전투기는 모두 128대다. 현지 전달하고 있는 기체로는 수가 부족하고 전달도 늦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체 50대가 있어도 아무것도 아니다. 러시아는 전투기 300대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방어하고 있기 때문에 128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5월 발표에서 우크라에 넘어가는 F-16을 핵무기 운반수단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같은달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 점령지를 관할하는 남부군관구의 미사일 부대로 전술 핵무기 훈련을 실시한다고 알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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