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으로 시작한 NFT 버거, 성수 맛집이 되다[엠블록레터]
너무 놀라서 네이버 리뷰를 확인해 봤어요. 아직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방문자 리뷰가 1천 건이 넘고 하나같이 맛, 분위기에 대한 칭찬 일색이었죠. NFT라는 키워드는 아무리 스크롤을 내려도 찾아볼 수 없었어요. NFT IP를 활용했지만,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데는 버거의 본질인 맛으로 승부를 본 거예요. NFT로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니.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피어오르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보어드앤 헝그리 성수’를 운영하는 헝그리다오의 임정수 마케팅 총괄을 만났습니다.
미국식 햄버거가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을 2022년 무렵,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는 NFT를 활용한 햄버거 가게가 탄생했어요. 그 이름은 ‘보어드앤 헝그리’. NFT 중 가장 유명한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ored Ape Yacht Club, 이하 BAYC)’의 NFT를 구매해 F&B 브랜드에 녹여낸 세계 최초의 사례였죠. 보어드앤 헝그리는 ‘푸드파이터유니버스’라는 한국계 청년들이 만든 브랜드예요. 푸드파이터유니버스의 대표인 케빈 서는 미국에서 해산물 레스토랑, 디저트 카페 등 10여 개의 F&B 브랜드 매장을 60여개나 운영하는 전문가였죠.
그는 NFT 시장에 대한 확신은 없었지만 F&B와 웹3가 연결된다면 고객과 커뮤니티에 혜택을 줄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2022년 3월 당시 가장 유명했던 BAYC의 NFT를 구입하고 한 달 만에 ‘보어드앤 헝그리’를 런칭했죠. 그것도 전세계에서 NFT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인 컨퍼런스 ‘NFT LA’에서 말이에요.
헝그리다오의 임정수 마케팅 총괄
“저희는 NFT IP가 브랜드가 되었을 때 장점이 극대화된다고 생각했어요. 보어드앤 헝그리는 유명 IP로 얻을 수 있는 노출 효과는 물론 수많은 웹3 커뮤니티에서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였거든요. 2022년, NFT의 유행을 이끌었던 미국뿐만 아니라 시간이 흘러 아시아 시장에서 더 폭발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보어드앤 헝그리는 햄버거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그 맛을 인정받았어요. 시그니처 버거인 OG버거는 미국 ABC 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서 ‘2022년 미국 최고의 버거’로 선정되기도 했죠. 본사에서 맛이 보장된 레시피를 전수 받았지만, 보어드앤 헝그리 아시아 프랜차이즈 운영을 위해 헝그리다오를 설립한 세 사람은 한국만의 차별화된 메뉴를 개발해야겠다고 결심해요.
하지만 F&B가 처음이었던 이들은 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고 판단했죠. 2023년 7월 성수동에서 열린 ‘코리아 버거 챔피언십 대회’가 계기였고요. 초청받아 갔던 행사의 부스에서 만났던 쉐프들과 인연을 맺게 되었거든요. 그들은 이미 성수동에서 ‘WITH BUN’이라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보어드앤 헝그리 성수 매장에서 OG버거 다음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빅 쉬림프 버거와 콘립, 참기름 쉐이크 모두 두 쉐프와 함께한 끊임없는 연구로 탄생한 시그니처 메뉴에요.
“성수동은 2030 세대가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이에요. 그들은 새로운 맛집과 트렌드를 끊임없이 발굴하죠. 브랜드로서는 시장 반응을 확인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공간이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팝업과 새로운 매장이 집중포화 되어있는 연무장길 보다는 지금 매장이 위치한 거리가 성수동 방문객에게 더 새롭고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어요.”
성수에 터를 잡은 보어드앤 헝그리는 매장 이곳저곳에 차별화된 감성을 녹이기 위해 노력했어요. 디지털 아트에서 주목을 받는 레지나 킴 작가와 협업해 BAYC 코리아 홀더들의 NFT로 외관을 장식했죠. BAYC 특유의 힙한 이미지가 더해진 외관과 매장의 분위기는 미국 본토의 맛을 내는 수제버거와 잘 어우러졌고요. 성수동에서 즐기는 현지의 느낌과 기본기가 탄탄한 맛에 매료된 손님들은 자발적으로 SNS와 네이버 리뷰로 생생한 후기를 남겼어요. 매장 오픈 90일 만에 네이버 리뷰 1000개가 달리고 카카오맵, 배달의민족에서 맛집 랭킹 1,2위를 겨룰 정도였죠. 보어드앤 헝그리 성수의 시그니처인 ‘참기름 쉐이크’는 숏폼 플랫폼에서 20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어요.
“성공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재료와 소재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보어드앤 헝그리는 스토리와 내러티브, 그리고 콘텐츠라는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졌구요. 저희는 인플루언서에게 마케팅 예산을 투입하거나 자체 콘텐츠를 위해 큰 예산을 사용하지 않았어요. 인플루언서든 체험단이든 콘텐츠든 사람들이 직접 매장에 방문해 경험하고 맛을 느껴야 진정한 고객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 고객의 후기가 입소문이 되어 다른 잠재고객에게 빠르게 전파될 것이라 확신했죠. 결국 고객분들은 저희가 가장 신경쓴 경험과 맛에 가장 큰 점수와 공감을 하신 것 같아요. 경험과 맛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 운영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보어드앤 헝그리는 NFT IP와 F&B 산업의 결합 그리고 본연에 맛에 집중하고 있어요. NFT의 본질은 유틸리티와 커뮤니티 그리고 실생활에서의 경험을 통한 IP의 확장이거든요. 어떤 IP든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팬층이 두텁게 형성되어 있다면 어떤 비즈니스 모델로도 확장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보어드앤 헝그리의 확장 가능성을 엿본 이들은 푸드파이터유니버스로부터 보어드앤 헝그리 IP 전체를 인수했어요. 마스코트였던 NFT 이미지와 폰트, 마스터프랜차이즈 등 일체를 가지고 글로벌로 뻗어나가고 있죠. 현재는 서울 성수점 뿐만 아니라 필리핀에도 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2년안에 50개 이상의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헝그리다오는 앞으로 보어드앤헝그리 뿐만아니라 다양한 F&B 브랜드를 통해 고객들에게 다가갈 예정이에요. 디지털자산, 로보틱스와 같은 신기술을 접목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 제공을 준비하고 있고요. 글로벌 진출을 위해 웹3 프로젝트와의 협업, 그리고 IP 사업의 확장으로 햄버거 뿐만 아니라 타 F&B 카테고리 진출과 굿즈 사업을 계획하고 있죠. 건강한 먹거리를 비롯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도약하려 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전성아 엠블록 연구원(jeon.seonga@m-block.io),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yykim@m-block.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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