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나우]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후폭풍'...축구계, 수습 가능할까?
■ 진행 : 정지웅 앵커
■ 출연 : 이종훈 스포츠 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NOW]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을 두고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팬들은 물론 축구계 내부에서도 쓴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어제 홍 감독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는데요. 관련 내용과 오재원 전 야구선수의 마약 파문 등 논란이 되고 있는 스포츠계 문제에 대해 이종훈 스포츠 평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종훈]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홍명보 울산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이후에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울산 경기에서 홍 감독을 향한 팬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전보다 커진 것 같았어요.
[이종훈]
앞서 화면으로 보셨겠지만 울산 문수구장에서 홍명보 감독을 소개할 때 저렇게 야유가 쏟아지는 것, 저는 홍 감독이 부임한 이후 처음 봅니다. 그리고 어제 경기가 끝난 직후에 울산 서포터즈들, 처용전사들을 비롯한 울산팬들이 홍명보 나가를 외쳤고요. 그러니까 울산 문수구장에서 이런 장면은 그동안 최근 2~3년 동안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겠고 화면에도 나왔습니다마는 응원석 걸개에는 피노키홍 혹은 거짓말쟁이, 런명보, 이런 강도 높은 비난이 나왔다. 이런 점은 어떻게 보면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감독 취임에 대해서 울산팬들만큼은 절대 환영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국내 울산팬들 배신감을 많이 느낀 듯한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어제 홍명보 감독이 광주FC와 경기가 끝난 뒤에 기자들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관련 내용 듣고 오겠습니다.
조금 전에 보신 장면은 박주호 위원과 이영표 해설위원의 녹취 내용이었고요. 저희가 먼저 앞서 홍명보 감독의 목소리를 듣고 오겠다고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그 부분을 다시 듣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홍명보 감독의 목소리를 지금 듣고 왔는데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강한 승부욕이 생겼다고 언급했는데, 이런 이유만으로 축구팬들의 마음을 돌리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이종훈]
어렵죠. 사실 어제 저는 홍명보 감독의 기자 인터뷰를 보기 위해서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기자회견을 전체적으로 보면서 굉장히 실망스러웠어요. 무슨 말이냐면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좀 더 솔직하고 담백하게 자신의 심경을 얘기해 주는 게 맞다. 하지만 어제 홍명보 감독은 좋은 워딩, 좋은 말들을 쓰기 위해서 저를 버렸습니다.
저에게는 이제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습니다. 내 안에 강한 승부욕이 일고 있습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이건 축구팬 입장에서 보면 홍 감독 개인의 명예를 위해서 과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의 실패를 극복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도전하겠다는 것 아니냐라는 오해를 할 수 있는 부분이고 또 저를 버렸습니다. 저에게는 이제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습니다라고 하는데 그러면 울산HD는 대한민국 축구 아닙니까? K리그는 대한민국 축구 아닙니까? 오히려 지금 홍 감독께서 솔직하고 담백하게 본인의 심경을 이야기해 줬으면 팬들의 분노가 누그러질 수도 있었는데 왜 저런 대응을 했는지 아쉽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저희가 홍 감독의 목소리 듣기 직전에 이영표 해설위원과 박주호 위원의 약간 좀 실망한 듯한 목소리도 듣지 않았습니까? 그 녹취 같은 경우에 저희가 미리 보고 왔기 때문에. 이런 논란 관련해서 어떻게 보면 축구협회에 자성의 목소리를 요구하는 모습인 것 같아요.
[이종훈]
실질적으로 축구협회가 이번 홍명보 감독 내정까지 오는 5개월여 기간, 클린스만 감독을 해임한 이후 홍명보 감독 선임까지 이 과정을 보면 과연 축구협회에 시스템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감독 선임에 대한 프로세스가 존재하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번에 신임 감독이 된 홍명보 감독조차도 지난 7월 5일에 비판했던 부분이에요. 과연 클린스만 사태를 통해서 축구협회는 뭘 학습하고 배웠는가라고 이야기했던 분이 이제 새로운 대표팀 감독으로 가게 됐다는 말이죠. 그러다 보니까 이주호 위원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전력강화위원으로서 활동하면서 본인이 겪었던 일들을 얘기했는데 이게 너무 충격적인 거죠. 임시감독을 다수결 투표로 결정했다든지, 아니면 전력강화위원회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이 과거부터 우리 축구협회가 개혁의 일환으로 만들어왔는데 이번에도 거수기라는 거 여실히 드러나게 됐고 이영표 해설위원 같은 경우는 본인이 그동안 축구협회를 향해서 이런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잘하고 있으니까 팬들에게 조금만 축구협회를 믿고 기다려보자,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얘기를 할 수 없겠다고 합니다. 굉장히 많이 실망했고 이번 과정에서 축구협회의 총체적 난맥상,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협회의 행정적 무능력을 확인했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믿었던 만큼 더 실망감이 큰 모양새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임시 국가대표팀 감독 같은 자리를 뽑을 때 이게 사실 인기투표는 아니지 않습니까?
[이종훈]
그렇게 뽑지 않습니다.
[앵커]
원래는 어떤 방식으로 이걸...
[이종훈]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을 보면 일단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감독 후보 리스트를 추립니다. 만들어나갑니다. 그리고 리스트 속에서 우리가 협상할 수 있는 감독군들을 또 추려냅니다. 이 말은 무슨 말이냐면 연봉이라든지 현실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한계에 맞는 감독들을 추려내는 작업들을 해요. 그렇게 해서 어느 정도 리스트가 정리되면 이제 그 감독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요구하고 그리고 심층면접을 통해서 그 감독들을 평가해요. 그리고 또 비디오 등을 통해서 감독들이 지휘해 왔던 경기들을 분석하고 이런 것들을 한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제시 마시 감독 같은 경우에, 지금 캐나다 감독으로 가 있는 제시마시 감독 같은 경우에는 프레젠테이션을 정해성 위원장 앞에서 했고 정 전 위원장을 비롯한 전력강화위원들이 제시마시의 프레젠테이션에 흡족했다는 후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시마시는 캐나다 감독으로 갔었고 최근에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만나고 온 바그너 감독 같은 경우에는 50페이지가 넘는 PT 자료를 준비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홍명보 감독은 정작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은 아무런 PT를 한 적이 없습니다. 심층면접을 한 적이 없어요. 면접 없이 간곡한 부탁으로 선임이 됐단 말이에요. 회사에서 이런 채용이 가능합니까? 이런 부분들이 팬들이, 많은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겁니다. 이건 채용비리다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데 스스로 만들어놓은 규정에 의해서 심층면접과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하지 않고 오히려 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찾아가서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를 구해달라. 이건 프로세스를 부정한 거죠.
[앵커]
들으면 들을수록 의구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홍명보 감독 선임됐을 때 기간도 너무 길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거든요. 그 앞서 클린스만 감독이 문제가 생기면서 그런 사태가 있었으면 신경 써서 잘 대처해야 되지 않느냐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종훈]
축구협회에서 여러 가지 의견을 갖고 계신 분들, 최고위층의 생각과 그리고 전력강화위의 생각이 갈라졌던 부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처음에는 클린스만 감독 해임 이후에 이석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전력강화위원회 첫날 회의 때 기자들 앞에서 본인은 별뜻 없이 덕담처럼 얘기했다고 하지만 국내파 감독으로 가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말을 해서 혼란을 줬고요.
그리고 전력강화위원회가 외국인 감독을 선임해서 가자라고 방향성을 잡았고 그리고 제시마시까지 협상을 했을 때 대한축구협회 내에서, 협상은 또 협회 실무팀이 가서 했거든요. 협회 실무팀이 가서 얘기했는데 제시마시에게 전력강화위가 제시했던, 생각했던 금액에 터무니없이 모자라는 금액을 제시했단 말이에요. 당연히 협상이 안 되겠죠. 그리고 또 정해성 전 위원장 같은 경우에는 홍명보 감독을 어느 정도 리스트의 제1순위로 올려서 보고를 했는데 거부당했어요. 그리고 정해성 전 위원장이 물러났거든요. 왜 거부당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다시 홍명보로, 돌고 돌아 홍명보, 이런 얘기가 나올 정도로 다시 홍명보 감독으로 돌아왔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보면 협회 내에서 자기 목소리, 자기 정치 그리고 자기의 입지와 자기의 밥그릇을 대한민국 A 축구대표팀의 감독과 연결시켜서 보는 시선들이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이런 혼선이 발생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홍 감독 선임을 둘러싼 어쨌든 잡음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 아무래도 축구팬들의 입장에서는 축구협회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수습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이종훈]
수습 필요합니다. 실제로 지금도 이 문제와 이 논란이 일어나서 일주일 내내 축구팬들이 들끓고 있는데 정몽규 회장님은 어디 계십니까? 정몽규 회장님, 불과 2주 전에 한마음 축구인 대회라고 해서 그 자리에 나와서 논란이 되는 말을 했지만 알렉스 퍼거슨을 데려와도 한국에서는 100% 지지를 받기가 힘들다 이런 식으로 적극적으로 인터뷰를 하신 분이거든요. 골프대회에 가서. 그런데 지금 어디 계세요? 한국 축구가 위기다. 대한축구협회에 대해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이 상황에서 정 회장의 모습은 정작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많은 축구인들조차도 비겁하다라는 비판을 하고 있거든요. 정 회장을 중심으로 해서 지금 책임 있는 분들이 본인들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잘못했다, 아니면 실제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데 이게 제 목소리가 아니라 이영표 해설위원 같은 경우에 이제 무능력한 축구인들, 그리고 행정을 해 보지 않은 사람들, 축구협회에서 다 물러났으면 좋겠다,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거든요. 이런 이야기들을 귀 기울일 필요가 있고 시급하게 필요한 것은 정 회장께서 빨리 대중 앞에서 이 과정에 대해서 진상을 얘기해 줘야 됩니다.
[앵커]
이번 논란 관련해서 정 회장이 목소리를 낼지는 저희가 지켜보도록 하고요. 다른 스포츠 논란 사건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재원 전 야구선수입니다. 마약류 대리처방 그리고 투약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졌는데 이게 수가 거의 30명에 달하는 것 같아요.
[이종훈]
29명까지 늘어났어요. 애초에는 두산에 8명의 선수가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가 지금은 전현직 선수 13명 그리고 오재원 전 선수가 운영했던 야구 아카데미 학부모 등 지인까지 해서 29명까지 숫자가 늘어난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 그중에 현역 선수가 8명이다라고 나오면서 또 논란이 불거지는 것 같습니다.
[이종훈]
두산 선수 8명이 연루가 되어 있고요. 제가 아는 바로는 이 선수들의 연봉이 1억 미만이에요. 1억 미만이라는 건 뭐냐 하면 어떻게 보면 팀에서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런데 예전에 과거 녹취록에도 나왔습니다마는 오재원 선수가 이들에게 수면제 등을 대리처방을 부탁할 때 반공갈 협박을 했다는 거 아닙니까? 칼로 찔러버리겠다든지 아니면 똑바로 해라. 그리고 또 심지어 후배들에게 입단속까지 요구를 했다고 합니다. 이거 절대로 비밀로 해야 한다. 만약에 이 얘기를 누구한테 해서 돌고 돌아 내 귀에 들어오면 너 각오해라, 이런 얘기까지 했다고 하는데 어린 선수들 입장에서 보면 팀에서 오재원은 그때 중심 선수였거든요. 레전드 대우를 받는 선수였는데 이런 선배가 얘기하는 것을 거부하기는 힘들었다, 이렇게 봐야겠죠.
[앵커]
이런 대리처방 같은 경우에는 의료진을 속이기도 상대적으로 쉽고 그래서 드러나기 어려운 것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드러나게 됐습니까?
[이종훈]
이게 드러나게 된 것이 어떻게 보면 한 제보에 의해서 나오게 된 건데 오재원 선수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마약이라든지 수면제 처방을 하는 과정이 여러 군데서 정말 많이 투여를 했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여기저기에서, 본인은 똑똑하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저기에서 흔적을 남겼어요. 심지어 친구 집, 강남의 모 친구의 아파트에서 소화전에 필로폰 주사기가 발견돼서 긴급체포되는 일도 벌어지고. 여러 군데에 이런 정황들이 나오다 보니까 제보가 들어오면서 두산베어스의 현직 선수들이 연루됐다는 사실까지 드러나게 됐던 거죠.
[앵커]
지금 숫자가 너무 많이 드러나면서 스포츠계 관련해 마약 사건들이 조금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보는데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이종훈]
이건 초유의 사태인데 과거에 2021년 기아타이거즈의 외국인 선발투수인 애런 브룩스 같은 경우에 전자담배에 대마 성분이 있는 약물을 갖고 와서 퇴출당하기도 했었고. 실질적으로 우리 프로야구계 그리고 우리 스포츠계에서 아직까지 이 정도 규모의 마약과 연관된 스캔들은 없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개인적인 바람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입니다.
[앵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기 위해서 근절을 위해서 어떤 자정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이종훈]
저는 이번 일이 커진 결정적인 또 하나의 이유가 뭐냐 하면 후배들이 오재원 선수의 이런 불법적인 부탁을 받았을 때 거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거든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거부할 수 없는 처지에 있는 약자들, 어린 선수들이 자신들의 고민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다는 거예요.
[앵커]
강압적인 위계관계도 문제가 되겠네요.
[이종훈]
그걸 누군가에 털어놓을 수 있고 털어놨을 때 비밀보장이 되는 시스템이 있었다면 그걸 믿고 도와주는 선배들이 있었다면 이 정도까지 커지지 않았을 텐데 하는 부분이 안타깝고요. 우리 스포츠계, 특히 프로야구계가 반성해야 될 부분이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스포츠계 관련된 소식들 저희가 짚어봤습니다. 이종훈 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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