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말에 7점’ 장충고, 포철고에 극적 역전으로 청룡기 8강行
“가야지, 가야지, 역전하러 가야지!”
덕아웃에서 선수들이 목이 터져라 외친 응원 구호가 현실이 됐다. 전통의 야구 명문 장충고가 1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16강전에서 경북권 다크호스 포항제철고에 8회말에만 7점을 몰아내며 9대7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청룡기 8강에 진출했다.
경기 흐름은 초반부터 장충고에게 답답하게 흘러갔다. 포항제철고가 1회초부터 선취점을 냈다. 1번 타자 황현빈이 사구로 출루한 뒤 3번 타자 이규도의 좌전 안타로 2사 1,2루가 됐다. 이어 5번 타자 이현이 중전 적시타로 2루 주자 황현빈을 홈에 불러들였다. 1-0.
1회말 장충고가 곧바로 반격했다. 1번 타자 한승현이 포항제철고 선발 이서진의 공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볼넷과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4번 타자 오대희의 중전안타와 5번 타자 지요한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더하면서 2-1 역전에 성공했다.
2회초 포항제철고가 다시 공세를 폈다. 선두타자 윤지혁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희생번트가 성공하자 장충고는 선발 이서윤을 내리고 김현준을 구원투수로 올렸다. 김현준은 9번 타자 박정우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포항제철고 1번 타자 황현빈이 좌전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경기를 다시 2-2 동점으로 만들었다.
3회초 포항제철고 중심 타선이 다시 역전을 만들었다. 선두 타자 이규도와 4번 타자 이도현의 연속 안타에 이어 볼넷이 나오며 무사 만루가 왔다. 이어 폭투로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면서 3-2로 재역전했다. 이어 6번 타자 김세원의 2루수 앞 땅볼이 내야안타가 되면서 다시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와 4-2 2점차로 포항제철고가 앞서갔다.
이어 무사 1,3루 찬스가 이어졌지만 장충고는 투수 김현준을 내리고 김도균을 투입해 병살과 유격수 땅볼로 추가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4회초 포항제철고가 다시 1점을 달아났다. 2아웃 1루에서 주자 김도현이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3루 도루에 성공했고, 이때 3루수가 송구를 빠트리면서 홈으로 파고 들며 1점을 보탰다. 5-2. 장충고 타선은 포항제철고 구원투수 황승현의 공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포항제철고는 8회 1점을 더 달아났다. 선두타자 황현빈이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이어 희생번트와 희생플라이가 나오면서 1점을 더해 6-2 4점차로 벌렸다.
승부의 추가 기우는 듯 했던 8회말 장충고가 대반격을 시작했다. 1사에 3번 타자 조창연이 좌전 안타로 출루하자 포항제철고 투수 황승현이 갑자기 흔들리면서 2연속 몸에 맞는 볼을 던지며 1사 만루가 됐다. 포항제철고는 황승현을 내리고 이승환을 올렸지만 이승환이 볼넷을 내주면서 밀어내기로 1점을 내줬다.
3-6 3점차에서 계속되는 1사 만루에서 장충고 장진혁이 2루수 땅볼을 쳤다. 2루에서 포스 아웃이 됐지만 1루에서 장진혁이 세이프되면서 3루 주자가 다시 홈에 들어와 4-6 2점차가 됐다.
이어진 2사 1,3루에서 장충고는 강민석을 내리고 2학년 포수인 이하준을 대타로 올렸다. 장진혁의 도루 성공으로 맞은 2사 2,3루에서 이하준이 좌익수 앞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경기를 6-6 동점으로 만들었다.
장충고의 대타 작전이 계속됐다. 2사 2루에서 김주한 대신 타석에선 김우식이 중전수와 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중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2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7-6 극적인 역전이었다.
포항제철고는 다시 이승환을 내리고 이현승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황에서 공이 포수 뒤로 빠지면서 다시 2사 1,3루가 됐다. 다시 도루로 2사 2,3루 상황에서 박준수가 친 타구가 유격수 옆으로 향했다. 포항제철고 유격수가 몸을 던져 공을 잡아 1루에 던졌지만 세이프. 그 사이 2,3루 주자가 모두 홈으로 들어오면서 장충고는 9-6 3점차로 리드 폭을 넓혔다.
9회초 장충고는 투수 윤현승을 내리고 1회전 세광고를 상대로 16탈삼진을 기록한 김재원을 마무리로 올렸다. 김재원은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켰지만 후속 타자 2명을 연속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하지만 이어진 2사 1루에서 포항제철고 신재민과 노현우가 연속 안타를 터트리며 1점을 더해 7-9 2점차로 추격했다. 이어진 2사 1,2루에서 김재원은 후속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9대7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했다.
경기 후 장충고 선수 몇몇은 경기 내내 마음을 졸였는지 극적인 승리 후 덕아웃을 나와 경기장 복도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송민수 장충고 감독은 “경기 전부터 난타전을 예상하고 3학년 투수를 전부 투입할 생각으로 임했는데 우리 팀 타선이 좀 뒤늦게 터졌다”며 “포항제철고 구원투수 황승현의 구위에 선수들이 잘 적응하지 못해 타구가 먹히면서 애를 먹었다. 그래도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8회말 대타로 투입한 이하준과 김우식이 동점타와 역전 결승타를 터트린 것에 대해 “이하준은 타구 궤도가 좋다보니 생각이 나서 대타로 올렸고 우식이도 컨택 능력이 있고 힘도 있어 믿고 올렸는데 적중한 거 같다”고 말했다.
8회말 대타로 나와 극적인 6-6 동점을 만드는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린 2학년 포수 이하준은 이번 대회 첫 타석에서 극적인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이하준은 “타석에 서기 전 감독님이 ‘직구만 노리고 쳐라’는 말을 듣고 자신감있게 휘둘렀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형들, 동기들과 함께 이번 대회에 좋은 성적 낼 수 있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제철고는 이날 5번 타자 이현이 3타수 2안타 1타점, 6번 타자 김세원이 5타수 3안타를 치는 등 장충고를 상대로 타선이 12안타를 때려냈고, 구원 투수 황승현이 호투하며 경기를 쭉 주도했지만 8회말 대역전을 허용하며 패배의 아쉬움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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