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해서 조크든요…`독서 놀이`에 빠진 Z세대
관람객 70% 이상이 20~30대
SNS에 독서 인증, 책 추천
일종의 놀이문화로 자리매김
전자책·오디오북·팝업매장
종이책 넘어 `읽는 방식` 확장
책을 읽지 않는 시대라고?…읽기의 확장
“독서는 섹시하다(Reading is so sexy).”
영국 가디언이 지난 2월 내보낸 기사 문구다. 가디언은 이 도발적인 제목의 기사에서 “영국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태생) 사이에서 종이책을 읽는 행위가 유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Z세대가 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지난해 영국에서의 책 판매도 역대 최고 수준인 6억6900만권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국내 Z세대 사이에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틱톡(짧은 영상을 올리는 플랫폼)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독서를 인증하거나 책 추천, 글귀 등을 공유하는 것이 일종의 놀이가 된 것이다.
셀럽(연예인) 추천에 책 품귀 현상
‘그’(녀)가 읽으면 ‘나’도 읽는다. 출판업계에 따르면 Z세대에게 영향력이 큰 아이돌(연예인)이나 유명인(셀럽)의 독서 관련 콘텐츠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려 10년 전 펴낸 800쪽짜리 벽돌책인 철학서 ‘불안의 서’(봄날의책·2014)는 배우 한소희가 추천하면서 품귀 현상을 겪었다. 배우 문가영이 쓴 첫 산문집 ‘파타’(PATA·위즈덤하우스)는 온라인 서점에서 예약 판매 시작 하루 만에 ‘중쇄’를 찍었다. 독서 행위가 ‘힙하고 멋진’ 이미지로 각인된 것이다.
출판계 한 관계자는 “보기(영상) 채널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을 오히려 읽는 게 멋져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Z세대가 독서를 쉽고 재밌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책을 공유하는 문화가 생겨난 것은 매우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전통적인 종이책에 대한 인식을 넘어서 책 읽는 방식을 확장하고 있다. 종이책뿐 아니라 전자책, 오디오북도 찾고, 서점, 도서관도 간다. 책을 구입하는 행위 자체도 읽기의 영역으로 확장된 것이다. 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이러한 부분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했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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