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도전한 EU 집행위원장 "伊 멜로니 정치그룹과 협력 배제"

폰데어라이엔 "멜로니 속한 ECR과 협력 안 해"
EPP·S&D·리뉴유럽 모아 유럽의회서 연임 도전

[브뤼셀=AP/뉴시스]연임에 도전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속한 강경우파 유럽보수와개혁(ECR·78석) 정치그룹(교섭단체)과 협력을 배제하겠다고 공언했다. 사진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지난달 9일(현지시각)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유럽인민당(EPP) 본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모습. 2024.07.11.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연임에 도전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속한 강경우파 유럽보수와개혁(ECR·78석) 정치그룹(교섭단체)과 협력을 배제하겠다고 공언했다.

10일(현지시각) 유로뉴스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유럽의회 제5당인 중도 리뉴유럽(RE·76석)에게 손 내밀면서 "멜로니 총리가 속한 교섭단체와 구조적 협력을 구축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EU 집행위원장직 재선을 위해 유럽의회 과반 동의를 확보하기 위해 ECR과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던 그동안의 행보와 배치되는 것이다. ECR을 놓는 대신 리뉴유럽과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136석)을 포섭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속한 중도우파 유럽인민당(EPP·188석)은 ECR을 협력 가능한 대상으로 보고 있는 반면, 리뉴유럽과 S&D는 ECR을 협력할 수 없는 '극우'로 규정하고 있다.

[람페두사=AP/뉴시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왼쪽)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을 방문하고 있다. 2023.09.18.

리뉴유럽을 이끄는 발레리 헤이어 유럽의회 의원은 "우리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좋은 교류를 가졌다. 우리 측에서 솔직하고 어려운 질문을 했다"면서 "우리는 극우의 어떠한 유혹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에게 약속했다"고 반색했다.

그러면서 "우리 입장은 분명하다. 우리는 친(親)EU 세력과 연정을 이뤄야 함이 분명하다"며 "우리가 보기에 ECR은 친유럽 정치그룹이 아니다. 우리는 ECR과 어떠한 거래도 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의회에서 자신의 두 번째 임기를 승인받기 위해 EPP, S&D, 리뉴유럽과 연합 세력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 교섭단체를 모으면 모두 400석으로 720석 규모의 유럽의회 과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탈 표가 발생이 어느 정도 예견돼 있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재선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