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질량 블랙홀, 우리은하서 처음 발견

송복규 기자 2024. 7. 1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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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관측되지 않았던 중간질량 블랙홀(black hole)의 증거가 처음 발견됐다.

이번 연구팀이 중간질량 블랙홀의 증거를 발견한 곳은 지구에서 1만5000광년(光年·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진 '오메가 센타우리' 구상성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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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5000광년 떨어진 ‘오메가 센타우리’ 성단
태양 질량의 8200~4만7000배
소형 은하가 우리은하에 부딪히며 형성
'오메가 센타우리' 구상성단./Massimo Di Fusco

지금까지 관측되지 않았던 중간질량 블랙홀(black hole)의 증거가 처음 발견됐다. 이번 관측은 블랙홀의 형성 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막시밀리안 헤버리(Maximilian Häberle) 독일 막스플랑크 천문학연구소(MPIA) 연구원은 “허블우주망원경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오메가 센타우리’ 구상성단 중심부에서 중간질량 블랙홀의 증거를 찾았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11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과 영국,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호주, 칠레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블랙홀은 수명이 다한 별이 붕괴하면서 수축돼 엄청난 밀도를 가진 천체이다. 사물을 끌어당기는 힘인 중력이 엄청나게 강해 모든 물질을 빨아들인다.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해 검은 구멍이란 뜻의 이름이 붙었다. 블랙홀은 이론적으로 태양의 5~150배인 항성 블랙홀, 150~10만 배인 중간질량 블랙홀, 10만 배 이상인 초대질량 블랙홀로 나뉜다. 이 중 중간질량 블랙홀은 항성 블랙홀과 초대질량 블랙홀과 다르게 아직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다.

막시밀리안 헤버리(Maximilian Häberle) 독일 막스플랑크 천문학연구소(MPIA) 연구원 연구팀이 발견한 ‘오메가 센타우리’ 구상성단 중심부 중간질량 블랙홀 위치./Maximilian Häberle

이번 연구팀이 중간질량 블랙홀의 증거를 발견한 곳은 지구에서 1만5000광년(光年·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진 ‘오메가 센타우리’ 구상성단이다. 별 1000만 개로 구성된 오메가 센타우리는 우리은하 주변을 떠돌고 있는 성단 중 가장 밝다.

연구팀은 오메가 센타우리 성단에서 별들의 움직임을 파악해 블랙홀의 존재를 파악했다. 블랙홀은 빛까지 흡수하기 때문에 주변 중력을 관측하는 방식으로 찾는다. 별의 공전 궤도를 분석해 블랙홀이 있는 지점을 특정 짓는 것이다.

연구팀은 허블우주망원경이 오메가 센타우리를 20년 동안 촬영한 사진을 500건 넘게 분석했다. 분석 결과 오메가 센타우리 중앙에 있는 별 7개가 다른 별들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움직이는 별들의 속도와 가속도를 기반으로 추정했을 때, 중간질량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8200~4만7000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블랙홀은 오메가 센타우리 중심부 0.25광년 영역 내에 존재한다.

오메가 센타우리는 그동안 중간질량 블랙홀이 존재할 후보지로 꼽혔다. 오메가 센타우리는 별의 나이와 성분이 다양한데, 이는 오메가 센타우리가 우리은하와 합쳐지는 복잡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구상성단보다 질량도 크고, 궤도도 다른 점도 오메가 센타우리가 우리은하에 흡수된 천체라는 증거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중간질량 블랙홀이 소형 은하였던 오메가 센타우리의 중심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오메가 센타우리가 우리은하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남은 별들과 블랙홀의 진화가 멈춰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중간질량 블랙홀이 유지되는 건 이미 안정된 궤도를 가진 별들이 블랙홀 주위를 공전해 흡수할 물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를 활용해 추가 연구에 나설 예정이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질량이 작은 은하와 구상성단을 구성하는 블랙홀을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제임스웹을 이용해 빠르게 움직이는 별들의 속도를 정확하게 분석하면 블랙홀의 질량을 더 정확히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Nature(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4-0751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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