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하면 혼자 있을 자녀 걱정됐는데…유연근무로 부담 덜었죠"

고용부, 방학기간 유연근무 활용 경험 우수사례 발표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어린이날인 지난 5월5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에서 관람객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2024.05.05.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워킹대디' 문모씨는 아이들의 방학이 오는 게 두려웠다. 맞벌이하는 만큼,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을 찾는 게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일주일에 2일 재택근무를 할 수 있어 부담이 줄었다. 출퇴근도 필요 없고, 화상으로 회의를 할 수 있어 업무에 지장도 없다. 오전 근무가 끝나면 아이들과 점심을 먹고, 아이들이 학원에서 돌아오면 가족과 일상이 시작된다.

문씨는 "아이가 감기에 걸리거나 치과 진료가 필요하면 5시쯤 예약해 업무를 마치고 함께 가기 때문에 연차를 낼 필요도 없다"며 "아내도 퇴근 후 집안일을 할 필요가 없어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고 전했다.

고용노동부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돌봄에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들을 위해 문씨와 같이 유연근무 활용 사례를 11일 소개했다.

지난달 10일부터 23일까지 '방학 기간 유연근무 활용 경험 공유 이벤트'를 통해 선정된 우수 사례 공유 차원이다. 이번 이벤트는 자녀 방학 기간에 유연근무를 활용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개최됐다.

이벤트에는 총 170명이 참여했다. 문씨와 같이 맞벌이 가정이 대부분으로, 학기 때보다 방학 때 육아에 어려움이 더욱 가중된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유연근무가 육아에 대한 걱정과 어려움을 덜어준다고 했다. 특히 육아 걱정을 덜어 업무 집중도와 효율성이 증가했고, 아이들과의 소통이 원활해지면서 가족 간의 관계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됐다는 공통 의견이 있었다.

문씨처럼 회사 내 유연근무제가 있는 직장인도 있었지만, 따로 제도를 두고 있지 않다 육아를 위해 허용한 회사도 있었다.

네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박모씨는 "남편과 엄마, 주변에서 육아를 도와줬지만 가장 큰 힘이 됐던 건 유연근무"라며 "회사에서 아이들의 방학 때 출근 시간을 조정해 줬고, 일주일 정도는 재택을 통해 일할 수 있었다. 직장에서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면 아이들 때문에 그만뒀다 힘들게 다시 얻은 직장을 또다시 그만두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키우는 정모씨도 "조그만 회사라 인력이 늘 부족해 유연근무는 생각조차 못 했는데, 사장님이 방학 때 재택근무에 들어가는 게 좋지 않겠냐고 먼저 제안을 해주셨다"며 "방학마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회사에 적극적으로 육아 사정을 얘기해 유연근무를 활용한 사례도 있었다.

두 아이의 아빠 이모씨는 "아이들이 방치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지만, 인사팀과 상의한 끝에 재택근무와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방안을 선택했다"며 "오전에 재택근무를 하고 오후에는 사무실에 출근해 업무를 처리했다"고 말했다.

두 아들을 둔 워킹맘 이모씨는 '시차출퇴근제'를 활용했다. 이씨는 "방학 중 아이들이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 삼시세끼 모두 차려 먹어야 하는데, 유연근무로 한두 시간 늦게 출근하는 게 큰 도움이 되었다"며 "아침밥을 챙겨주고 점심까지 준비할 수 있었고, 아이가 아플 때는 병원 진료 후 출근할 수 있었다. 늦게 퇴근하면 정시에 퇴근한 아빠가 저녁을 챙기는 등 육아를 분담해 방학을 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 했다.

고용부는 이번 이벤트에 제출된 사례 중 1등 1명, 2등 10명, 3등 40명을 선정해 경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우수사례는 인스타툰, 카드뉴스 등으로 제작해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편도인 고용부 고용지원정책관은 "방학 시즌 일하는 부모들이 눈치 보지 않고 유연근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업에서 적극 지원해 주기를 당부드린다"며 "정부도 장려금·인프라·컨설팅 지원 등을 통해 유연근무가 확산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일·육아 병행 지원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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