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지시티로 가는 엄지성 "축구 인생의 두 번째 장 시작"
(영종도=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스완지 시티로 향하는 2002년생 공격수 엄지성은 '축구 인생의 두 번째 장'이 막 펼쳐지려 한다며 성공적 적응을 다짐했다.
엄지성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스완지 시티 입단 절차를 마무리 짓기 위해 1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엄지성은 출국 전 연합뉴스와 만나 "광주FC를 통해 축구 인생의 첫발을 뗐다면 스완지 시티는 두 번째 시작이다. 날 어떻게 활용할 건지 설명해줬고, 신뢰를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착하면 좀 실감이 날 것 같다.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려 한다"며 "성격이 소심한 편인데, 살아남기 위해 먼저 동료들에게 다가가고 행동을 바꾸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엄지성의 전 소속팀 광주가 스완지 시티와 이적에 합의한 터라 메디컬 테스트 등 후속 절차만 끝나면 엄지성은 기성용(서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스완지 시티에서 뛰는 한국 선수가 된다.
광주 유소년팀인 금호고 출신의 엄지성은 2021년 콜업돼 프로 무대를 밟았고, 최전방과 2선을 오가며 창의적인 공격 전개를 담당해왔다. 미드필더, 윙어, 스트라이커로 모두 뛸 수 있어 활용 폭이 넓다.
프로 첫해 37경기에 출전, 4골 1도움을 기록한 엄지성은 2022년에는 28경기에서 9골 1도움을 올리며 광주가 K리그2 우승과 1부 승격을 이뤄내는 데 이바지했다.
이정효 광주 감독의 지휘 아래 2022시즌 K리그2 베스트 11에 오르고,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엄지성은 2023시즌에는 광주가 구단 사상 1부 최고 순위인 3위를 차지하는 데도 힘을 보탰다.
엄지성은 "스완지 시티가 내게 관심이 있다는 기사를 보긴 했다. 이후 화상 회의로 4-3-3 포메이션의 측면 자원으로 쓰겠다는 등 날 어떻게 활용할지 직접 설명을 들어보니 가고 싶은 열망이 커졌다"며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엄지성과 동고동락한 이정효 감독은 본래 핵심 자원인 그를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선수의 진심을 확인한 후 마음을 바꿨다.
엄지성은 "외국으로 가서 더 성장할 수도 있고 그러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이번에 가지 못하면 축구 인생에서 후회를 가지고 선수 생활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보내주시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년간 이정효 감독님께 축구도, 그 외적인 부분도 다 배웠다. 그래서 자신 있다"며 "스완지 시티는 전술 없이 '뻥 축구'를 하는 팀이 아니다. 조직적인 팀이라 광주에서 배운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지성은 특히 지도자가 요구하는 플레이를 구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정효 감독에게 배웠다고 한다.
그는 "팀이 뭘 원하고, 경기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배웠다. 스완지 시티에서도 이걸 빨리 파악해서 적응하겠다"고 말했다.
엄지성의 새로운 팀 스완지 시티는 루크 윌리엄스 감독이 이끌고 있다.
2023-2024시즌 챔피언십에서 15승 12무 19패를 거둬 14위에 자리했다.
엄지성은 자신이 빠져도 광주의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내 자리에 누가 들어가도 그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게 광주다. 그게 우리가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낸 이유라서 난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는 지금까지 내 축구 인생의 전부다. 내가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은 이유는 좋은 감독님, 코칭스태프, 시장님, 대표이사님 그리고 팬분들께서 계셨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엄지성은 떠나온 광주를 위해서라도 잉글랜드에서 성공하고 싶다고 한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만큼 실력을 키우는 게 당장의 목표다.
엄지성은 "난 1대1 상황에서 일단 한 명을 제치고 슈팅이나 크로스까지는 연결할 수 있는 선수"라며 "손흥민 선수의 양발 슈팅, 황희찬 선수의 저돌적인 돌파력을 배우고 싶다"고 설명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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