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광화문광장 태극기, 100m 아닌 30m·70m도 좋다"

"태극기 선입견 형성 사실, 굉장히 놀라웠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신혼부부 장기전세주택 II(SHift2)' 공급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신혼부부 장기전세주택 II(SHift2)' 공급 1호는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으로 이번에 당첨되는 신혼부부 300가구는 오는 12월 초부터 입주하게 된다. 2024.07.1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 논란과 관련해 태극기 높이와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며 시민 의견에 따르겠다고 11일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시 청사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태극기 게양대 논란과 관련, "이렇게 관심이 많은 사안인 줄 알았다면 처음에 제가 직접 나서서 발표를 했어야 됐다"며 "그동안에 정확하게 전달이 안 된 측면들이 많아서 오늘 제가 직접 이렇게 상세하게 설명을 드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태극기 게양대 설치 반대 의견을 접하고 놀랐다고 언급했다. 오 시장은 "저는 이번에 정말 깜짝 놀랐다. 태극기에 대해서 선입견이 형성돼 있다는 사실을 굉장히 놀랍게 받아들였다"면서도 "각자의 이념 지향이나 가치관이나 국가관과 연관이 돼 있기 때문에 생각을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 시장은 광화문광장 내 태극기 게양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어느 나라를 상징하는 상징물로 삼는다면 아마 당연히 국기를 처음에 떠올리는 게 자연스러운 연상"이라며 "실제로 이게 설치되는 장소고 그 나라의 대표적인 광장이 거의 대부분이다. 광장이 없다면 아마 대표적인 거리 정도가 될 것이다. 예를 수십개도 더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 시장은 찬반 의견을 고려해 태극기 게양대 설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마음을 열어 놓고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국기와 국화, 국가, 국새, 국장 등 5가지 국가 상징물 중 무엇을 활용해도 좋다"며 "꼭 태극기를 소재로 쓰지 않아도 좋다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국기라면 높이가 어떻게 돼도 좋다. 100m를 고집할 이유도 없다. 30m도 좋고 70m도 좋겠다"며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놓고 국민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겠다. 마음을 열고 귀를 열고 다 함께 공론의 장에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약 5m짜리 기둥에 깃대를 숨겼다가 전기 장치나 유압 장치를 활용해 위로 뽑아 올리는 방식도 소개했다.

서울시는 논란이 됐던 6·25 전사자를 위한 '꺼지지 않는 불꽃'에 관해서도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꺼지지 않는) 불꽃도 실제 불꽃을 쓸 수도 있다. 어떤 나라는 조형물로 불꽃을 표시하거나 LED 불꽃을 쓴 적이 있다"며 "1년 반 동안 전 세계를 다니면서 유심히 보니까 구현 형태가 가지가지였다"고 소개했다.

오 시장은 차기 대통령선거를 고려한다는 비판을 의식해 조성 시점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에서는 제가 다음 선거를 의식한다는 비판도 있었다"며 "그래서 그런 오해도 받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서두르겠다. 선거와 되도록 멀리 떨어진 이른 시일 내에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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