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분위기만 찾으면” 9경기 만에 승리한 전북 김두현 감독이 찾은 긍정 신호, 그리고 정민기·정태욱·박재용을 홈팬들 앞에 세운 이유

이정호 기자 2024. 7. 1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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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박진섭이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환호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감독 부임 이후 첫 승리까지 9경기가 필요했다. ‘명가’ 전북 현대의 부진을 끊기 위해 투입된 신임 김두현 감독에겐 무거운 시간이었다.

전북은 지난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 K리그1 22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2-1의 역전승을 거뒀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뒤 소방수로 투입된 김 감독은 과거 수석코치 시절 지도력을 인정받으며 ‘차기 감독감’으로 기대를 받던 인물이었으나 전북을 수렁에 빼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날 승리는 리그 8경기, K리그2 김포FC에 0-1로 무릎을 꿇은 코리아컵 16강전을 포함하면 무려 9경기 만의 승리였다. 전북은 5월19일 광주전(3-0 승) 이후 3무5패를 기록하다 거의 두 달만에 승점 3점을 추가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1승이 이렇게 힘든건지 감독이 처음되고 다시 느꼈다. 확실히 승리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팀이 건강해야 하고, 좋은 기류가 흘러야지 승리가 따라오는 것”이라고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무승 기간) 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많았다. 선수들의 마음고생도 심했다. 우리 팬들도 이기는 축구, 즐거운 축구를 보고 싶어하셨는데, 그 기대를 충족시켜드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은 시즌 22경기 만에 시즌 4번째 승리(8무10패·승점 20점)를 따냈다. 2010년대 리그 최강팀이던 화려했던 시간과는 멀어졌다. 이제는 강등권을 벗어나는게 첫 숙제다. 일단 이날 11위 대전하나시티즌(승점 19점·4승7무11패)이 FC서울과의 경기에서 패하면서 전북은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전북 현대 김두현 감독이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우리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열망이 컸던 경기”라고 자평한 김 감독은 “축구 이전에 중요한게 뭔지 느끼고 있다. 팀의 기강, 기류, 자세, 멘털 등 기본적인 것들이 갖춰져야 그 다음에 축구과 전술이 된다”고 강조했다.

팀이 흔들리는 사이 안팎으로 불거진 사건도 겹쳤다. 김 감독은 이날 승리 뒤 정민기, 정태욱, 박재용을 홈 팬들 앞에 세워 인사를 시켰다. 이들 세 선수는 지난달 말 가뜩이나 팀 성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서울전에서 1-5로 대패한 직후 클럽을 찾은 모습이 팬들에게 들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감독은 이와 관련해 “팬들이 세 선수에게 많은 노여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날 이후 선수들이 머리를 짧게 자르고 와서 제게 와서 팀에 피해를 준 부분에 대해 사과했다. 그리고 팀 훈련에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며 “조금 더 자숙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들의 기용은 전적으로 내가 결정했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팀 분위기와 기강을 수차례 강조한 김 감독은 최근 흐름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많이 본 듯했다. 전북은 최하위를 벗어났지만 일정상 고비는 이어진다. 14일 김천 상무(원정), 20일 울산HD(홈)까지 선두권 두 팀을 연달아 상대한다.

김 감독은 “그동안 기본을 놓쳤는데 이제 분위기는 좋아졌다. 상대가 누구인가 보다 우리 분위기가 조성되면 이길 수 있다는 마음이 있다. 오늘 경기를 통해서 그런 변화들을 확인했다”고 승리에 의미를 부여했다.

전주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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