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反정부 독립언론 '모스크바 타임스' 금지 조치

러 당국 "바람직 하지 않은 조직' 규정
타임스 "압력과 침묵 거부 크렘린궁에 저항할 것"

▲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당국이 정부에 비판적인 독립 언론인 ‘모스크바 타임스’의 운영을 금지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 등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검찰총장실은 이날 모스크바 타임스를 ‘바람직 하지 않은 조직’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반정부 성향인 모스크바 타임스의 러시아 내 활동이 금지되고 직원은 최대 6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 매체를 지원하거나 협력하는 것도 처벌된다. 온라인 기사 게재도 불법으로 규정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검찰은 모스크바 타임스가 “외교와 국내 정책에서 러시아 연방 고위 지도부의 결정을 불신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국가 권력기관의 불신을 유발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깊게 퍼지는 부정확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내보냈다”고 했다.

이번 조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명령한 이후 반대세력에 대한 광범위한 탄압의 하나라고 FT는 분석했다.

앞서 러시아는 2022년 4월 모스크바 타임스의 웹사이트를 차단한 데 이어 2023년 11월 이 매체를 ‘외국 대리인’으로 분류했다.

반면 모스크바 타임스는 영문 웹사이트를 통해 러시아 당국의 이번 조치를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또 ‘편집자 주’를 통해 “우리는 압력에 굴복하는 것을 거부한다. 침묵 당하는 것을 거부한다. 우리의 일을 계속하고 크렘린궁에 저항할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 모두의 지지를 믿고 있다”고 밝혔다.

매체 창립자 데르크 자워도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는 평소처럼 독립 저널리즘이라는 우리의 일을 계속할 것”이라며 “푸틴의 러시아에서 이는 범죄”라고 했다.

모스크바 타임스는 1992년 러시아에서 설립돼 러시아 뉴스를 영문과 러시아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본사를 옮겼다. 러시아군의 병력 부족이나 야권인사 동향 등 러시아 관영 매체가 다루지 않는 내부 소식을 전해 서방 언론들이 자주 인용하는 언론이다.